가축 이야기 - EBS 다큐프라임
서준.김규섭 지음 / EBS 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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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에서 방영된 중앙아시아 다큐멘터리의 뒷이야기를 풀어 쓴 책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원본으로 한 책은 밀도가 떨어져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의외로 잘 쓰여졌다.

중앙아시아 유목민과 가축들에 대한 사진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문장에 위트가 있어 잘 쓰여진 에세이로서 손색이 없다.

유머러스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유목민은 곧 가축이라고 한다.

가족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이면서 최고의 재산이고 이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이 키우는 가축들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아직도 몽골이나 시베리아, 유라시아 초원에서는 양과 말, 염소 등을 키우면서 살아가는 유목민들이 존재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가축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도시인들이 반려동물을 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라는 것이다.

말이나 낙타에 재갈을 물리고 제압하는 과정은 매우 폭력적이고 잘 보살피면서도 어느 순간이 되면 도축해서 먹는다.

가축은 인생의 모든 것이고 전재산이라 도시인들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반려동물을 대하는 감정과는 비교가 안 될 무게인 것 같다.

유목민들이 사냥을 잘 할 것 같지만 총을 가지고서도 많은 부분 실패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 수렵 사회에서 사냥꾼들이 고기를 얻기 위한 사투는 얼마나 끔찍했을지 짐작이 간다.

안정적으로 고기를 먹고 싶은 소망이 야생동물들을 우리에 가둬 가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산업화 이전에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은 이 가축들에게서 나온 셈이니 현대사회의 채식 운운하는 사람들과 고대인들은 전혀 다른 부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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