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의 즐거움 - 서울성곽 600년을 걷다
김도형 글.사진 / 효형출판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비슷한 책들이 너무 뻔한 얘기들이 많아 읽을까 말까 고민했던 책이다.

지리학을 전공한 분이라 그런지 꽤 상세하게 서울 성곽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역사적 내용도 꼼꼼하게 찾아쓴 점이 마음에 든다.

조선시대에도 하루 코스로 서울 성곽을 도는 순성놀이가 있었다고 한다.

남산타워 올라가는 길만 가도 숨이 가빠서 죽을 것 같았는데 기본적으로 산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을 하루 종일 걸어서 유람하는 걸 보면 우리 조상들 체력이 대단했던 것 같다.

성곽의 해체나 훼손에 대해 기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일제의 만행인데 이 책의 저자는 꽤 공평한 시각을 유지한다.

기본적으로 서울 성곽은 조선시대부터 보수 정비를 지속해 왔고 근대화가 되면서 전철로를 놓는 등 어쩔 수 없이 철거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유산의 보존은 기본적으로 현대인의 편리함을 담보하는 것이라 부유한 국가가 아니면 어려운 일 같다.

남의 나라 식민지로 전락했을 정도였으니 그래도 이 정도 유적이라도 남아 복원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통행의 편리함이 아니라 풍수지리에 의해 도성문이 폐쇄됐던 것을 보면 확실히 전근대 사회는 현대인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졌던 듯하다.

책에 소개된 곳들은 가끔 서울 나들이를 하면서 데이트를 했던 곳이라 잠깐 추억에 젖기도 했다.

확실히 서울은 현대적인 대단한 도시면서도 문화유산을 간직한 매력적인 곳이다.


<오류>

197p

실제로 조선 왕조에서 이루어진 26번의 왕위 계승 중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단 6명의 적장자만이 왕위를 계승했다.

조선 27대 임금인 순종은 적장자가 아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적장자는 태어난 지 5일 만에 요절했다.

-> 보통 조선의 적장자 계승을 7명으로 보지 않나 싶다. 5일 만에 요절한 첫째 다음에 태어났다고 순종을 적장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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