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파는 법 - 온라인 서점에서 뭐든 다하는 사람의 기쁨과 슬픔 땅콩문고
조선영 지음 / 유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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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교보문고 갔다가 신간 코너에 꽂혀 있어서 도서관에 신간 신청한 책이다.

제목은 호기심이 생기긴 한데 북디자인이 영 지루해 보여 읽을까 말까 또 뻔한 책이면 어쩌나 약간 고민됐던 책이다.

생각보다는 흥미롭게 잘 읽었다.

직업인의 애환이랄까, 소재는 책이지만 결국 모든 직장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애쓴다는 점에서 똑같은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나는 혼자 사무실에서 일하기 때문에 나만 이렇게 힘든가 싶고,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다른 멋진 일이 있지 않을까, 그만두고 싶다 등등, 아침에 지하 주차장에서 사무실 가는 엘레베이터를 탈 때마다 마음이 심란해지는데 정말 모든 직장인이 다 일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모양이다.

책 파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가 새삼 알게 됐다.

책이야말로 별로 홍보하고 말 것도 없이 그냥 새 책 나오면 서점에 진열하면 끝인 줄 알았다.

아, 정말 세상에 쉬운 게 하나도 없구나.

요즘처럼 책보다는 영상물이 중요시 되는 시대에 책을 판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공감이 가기도 한다.

MD 라는 직업은 단순히 책을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판매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새삼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알라딘 서점에서 좋은 책 추천을 많이 받고 있다.

이런 컨텐츠들이 그냥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베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가 읽는 책은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니라 다소 비주류의 역사서를 좋아하는지라 나 같은 사람은 책 파는 직업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가끔 너무 좋은 책을 만나면 이렇게 좋은 책이 왜 홍보가 안 돼서 사람들이 안 읽는 걸까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내가 좋아한다고 다른 독자들이 좋아하는 건 또 아니라서 나처럼 마이너적인 취향의 사람은 물건 파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큰 성과 장원을 가진 프랑스의 귀족이었던 몽테뉴가 치안판사 등의 명예직을 하면서 한가하게 에세이를 쓰고 책을 읽는 삶이 부러웠는데, 자기 같은 조건의 사람이 출세를 포기하고 시골에서 책이나 읽고 사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라는 글이 생각난다.

정말 세상 모든 일에는 다 댓가가 따르고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모양이다.

간만에 재밌는 직장인 에세이를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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