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시대, 종교를 생각한다 스켑틱 SKEPTIC 23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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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주의자의 가장 큰 적은 종교인 것 같다.

그 외 자잘한 적들로는 대체의학, 지구평면설, UFO 등등이 있다.

스켑틱 잡지를 한꺼번에 빌려 읽어서 그런지 비슷한 내용이 계속 반복돼서 감상문 쓰기가 힘들다.

전체적으로는 거의 다 동의하는 내용들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믿음과 계시로서의 종교는 21세기 과학을 대체할 수 없고, 점점 더 무신론의 시대로 변해갈 것 같기는 하다.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과학을 단순한 기술 발달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과학 만능주의라는 말도 나왔을 것이다.

스켑틱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과학은 단순한 발견이나 기술 발달이 아니라 사고 체계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세상을 이해할 것인가?

자연의 신비라는 자연과학적 진리를 밝히려는 탐구 정신인 것 같다.

그러므로 신이라는,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증명할 수 없는 절대자를 전제한 종교, 특히 인격신을 가정한 기독교와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도 스티븐 제이 굴드 등의 주장을 빌려 과학과 종교가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영역이라고 논쟁을 회피하려는 모습도 보이지지만 전략적으로를 옳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양립 불가능한 명제 같다.

절대자를 상정하고 그에 복종하면서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얻는 종교적 행위를, 책에서는 인간이라는 집단 수준의 적응이라고 표현했다.

구석기 시대 동굴 벽화를 보면서 호모 사피엔스의 DNA 에 예술과 종교 유전자가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종교가 인간의 사회를 안정시키고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끈질기게 존속해 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종교가 과학과 합리주의의 발달에 따라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과거보다 확실히 종교적 영향력은 약화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교회에 가고 UFO 와 외계인, 대체의학 등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다.

어쩌면 인간의 정신 활동이 계속 되는 한, 우리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예술 작품에 격한 감동을 느끼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듯 종교도 그런 형태로 존재할지 모른다.

교회가 사라지는 21세기에 미술관이 현대인의 예배소가 되고 있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원인을 찾으려는 인간의 속성이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자연현상에 대한 첫번째 원인으로서 절대자를 창조해 냈다는 의견도 있다.

확실히 인간은 왜? 에 대해 궁금해 한다.

정확한 답이든 아니든 나름대로 현상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음모론도 인과관계를 원하는 인간의 속성 탓에 만연해 있는 것이리라.


"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스켑틱 잡지의 첫 장에 나오는 인류 최고의 천재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어쩌면 과학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줄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는 경구에다가 과학과 합리주의 정신이 인간을 구원할 것이다는 말을 끼워 넣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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