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처럼 살다 - 사랑과 배신의 작곡가들, 2018 아침독서 청소년 추천 도서
나카노 교코 지음, 모선우 옮김 / 큰벗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 번역된 책들을 보면 서양사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느껴지고 주제도 아주 세분화 된 듯 하다.

이 책의 저자가 쓴 <무서운 그림> 이나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도 서양화를 통해 당시 시대 풍속을 살펴보는 흥미로운 책이었던 터라, 다소 뻔해 보이는 제목이지만 고르게 됐다.

제목을 좀 더 인상적으로 바꾸면 책의 매력을 발산하지 않았을까 아쉽다.

여덟 명의 오페라 작곡가들의 삶을 그들의 대표작과 연관지어 소개하는 형식인데 천재들도 창작의 고통과 더불어 고단한 삶에 힘들어 했음을 잘 보여 준다.

모차르트의 궁핍함과 요절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어린 나이에 유럽 전역을 순회공연 할 때 마차 여행이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잘 몰랐다.

어찌 보면 마차로라도 유럽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긴 한데 오늘날의 안락한 연주 여행과는 전혀 다른 고난의 행군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단지 명예욕으로 아들을 끌고 다닌 것이 아니라 귀족들의 후원이 점점 줄어드는 시민사회 도입기의 변화에 생존하기 위해 천재 아들을 여기저기 소개했던 것이다.

다음 세대인 베토벤만 해도 예술가로써 명성을 유지하고 자립이 가능했지만 모차르트 시대에는 여전히 시민 계급이 완벽한 후원자가 될 수 없었다.

<마탄의 사수>를 작곡한 독일의 음악가 베버 역시 결핵에 걸렸으면서도 가족들에게 유산을 남겨 주기 위해 영국에서 몸을 혹사시키다가 그만 타지에서 죽고 만다.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벨리니 역시 로시니의 뒤를 이은 작곡가로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자인 도니체티에게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30대의 젊은 나이에 아메바성 장염으로 사망한다.

빚쟁이에게 쫓기던 바그너의 젊은 시절도 소개된다.

너무나 매력적인 오페라 <카르멘>의 작곡가인 비제도 초연에 실패한 후 비관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급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작곡가들도 모두 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창작의 고통에 시달렸으며 명성에 걸맞는 대우를 생전에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내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 들어서인지 너무나 인간적인 위인들의 애환에 격하게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인생의 고통을 이겨내고 훌륭한 작품들을 후대에 남겼으니 정말로 그들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긴 모양이다.


"예술은 지긋지긋하오. 재단사로 일하면서 일요일에는 쉬고, 건강한 위장과 쾌활하고 편안한 기분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겠지."

베버가 죽기 직전 아내에게 보낸 편지이다.

위대한 예술가들도 창작의 고통과 삶의 무게에 짓눌리며 살아가는 생활인이었던 것이다.


<오류>

22p

로마대상은 1666년 루이 4세가 제정

-> 루이 14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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