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절대왕정시대 서양근대사총서 1
김장수 지음 / 푸른사상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관내 도서관에서 없어서 책바다에 신청해서 읽었다.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240 페이지의 부담없는 분량이고 내용도 비교적 평이하다.

유럽의 절대왕정 시대라는 제목에 맞게, 에스파냐,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폴란드, 러시아, 네덜란드 이 일곱 나라들이 어떻게 절대 왕정 체제를 구축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개별 국가의 사례들을 간략하게 나열하려다 보니 절대왕정 체제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은 아무래도 소략된 것 같아 아쉽다.

그렇지만 절대왕정이란 어떤 정치체제인가, 어떻게 도입이 되었는가, 각국의 상황은 어떤가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현학적인 표현이 없는 평이한 서술이라 이해하기 쉬웠고 꼼꼼하게 각주를 달아줘서 읽기 편했다.

절대왕정이 동양의 전제군주정과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국왕의 상비군과 관료제를 떠받드는 정치 세력이 바로 귀족이 아닌 시민계층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르네상스 이후 시민 계층의 등장과 그들이 권력을 잡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항상 의문이 들긴 했었다.

아무리 상공업으로 돈을 벌었다고 해도 봉건 영주들이 단순히 돈을 좀더 받으려고 그들을 자유 신분으로 풀어 줬을까, 정치적 권리가 그렇게 쉽게 획득될 수 있을까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봉건 영주들을 누르고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군주가 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즉 상비군과 자금 조달을 위해 시민계층이 협조했다고 한다.

이들이 봉건 영주로부터 자유의 권한을 사들이기도 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제후들을 장악하려는 군주와 결탁해 또다른 힘있는 계층으로 등장한 것이다.

국왕은 봉건 영주들을 누르고 절대왕정을 구축했고 자연스레 봉건제는 해체되어 근대적 국민국가가 형성되었다.

가장 중요한 무력을 확보하기 위한 상비군의 돈을 댄 것이 바로 시민계층이었고, 이들은 국가의 행정에 참여해 전문 관료가 된다.

다른 책에서 봤던 프랑스의 법복귀족이 바로 이들인 셈이다.

동양의 전제정은 황제가 전권을 장악했으나 근본적으로 귀족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정치체제였던 반면, 유럽의 절대왕정은 저자의 설명대로 시민 민주정의 이행 단계에서 생겨났고 그 배경이 농토가 아닌 산업과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시민계층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정치 구조가 전혀 달랐던 셈이다.

이들은 의회를 통해 국왕의 권리를 제한했고 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으면서 결국 군주제는 폐지되고 만다.

조선의 경우도 사대부가 아닌 중인들이 왕을 지원해 줘야 시민층이 성장할 수 있었을텐데 전적으로 농업 국가였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불가능했던 셈이다.

그러고 보면 자본주의 맹아론은 확실히 허구 같다.


<오류>

33p

엘리자베스 1세의 사촌이자 프랑스 왕비였던,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를 영국 왕위에 앉히려는 공작도 펼쳤다.

->메리 스튜어트는 엘리자베스 1세의 5촌 조카이다.

36p

펠리페 3세는 1579년 자신의 사촌자매였던 마가레트와 결혼했고

-> 사촌이 아니라 6촌이다.

42p

카를로스 2세는 합스부르크가의 황제 레오폴도의 아들 호세 페르난도를 왕위계승자로 지명했으나

-> 레오폴도의 아들이 아니라 외손자이다.

131p

스웨덴의 크리스티나는 1654년 자신의 조카인 팔츠-츠바이뷔르켄의 카를 구스타브에게 왕위를 이양했다.

-> 조카라 아니라 고종 사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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