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삶과 종교
이평래 외 지음, 중앙아시아학회 엮음 / 사계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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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라 쉬울 줄 알았는데 중앙아시학회에 발표된 여덟 편의 논문 모음으로 내 수준에서는 다소 어려웠다.

중앙아시아사는 항상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그렇지만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주제들도 있어 전체적으로는 유익한 독서 시간이었다.

몇 가지 기억나는 것들


1) 흔히 胡 라고 하면 흉노로 알려졌는데 당나라 시대에 와서는 소그드인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논증했다.

맨 마지막 해설자의 논평에서는 胡 가 사산조 페르시아까지 포함하는 의미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둘 다 맞는 얘기 같다.

2) 이주형 교수의 글에서는 간다라 미술에서 붓다의 고행상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것을 감상하면서 초기 경전들이 만들어졌음을 추측한다.

즉 이미지가 먼저이고 텍스트가 다음에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설자의 논평에서는 겸재 정선의 회화를 통해 18세기 조선 후기 사회를 돌아본다는 예시를 들었다.

흥미로운 추론이다.

3) 투르판 문서를 통해 구성해 본 당시 중앙아시아인들의 일상 생활.

영국 학자의 글인데 이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현대인들의 생각처럼 비단 교류가 주였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중국 정부의 통제를 강하게 받는 일상의 삶도 인상적이었다.

4) 맨 마지막에 실린 16세기 몽골의 불교화 과정이 가장 재밌었다.

솔직히 다른 글들은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이 주제는 관심을 확 끌었다.

막연하게 차가타이 칸국이나 일 한국, 킵차크 칸국의 이미지만 생각해 원나라 이후의 몽골은 이슬람화 됐다고 생각했었다.

정작 몽골 초원에 남아 있던 유목민들은 티벳 불교를 받아들여 21세기 현재까지도 민족의 종교로서 자리매김 했다고 한다.

13세기 쿠빌라이가 티벳 승려들을 받아들인 이래 16세기 동몽궐 수장 알단 칸이 소남갸쵸를 달라이 라마로 칭하면서 왕공들이 위로부터 법제화를 통해 불교를 강제화 한다.

이 과정에서 샤머니즘의 저항을 분쇄키시키도 하고 일부 수용하기도 하면서 기층민들에게까지 전해지는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알탄 칸이 왜 불교를 국교화 했는지에 대해 저자는 몽골 지역을 이념적으로 통일하기 위해 쿠빌라이의 정치 철학을 모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승려들이 의학적으로 학문적으로 몽골 사회의 고급 문화를 선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치 게르만인들의 가톨릭 수용과도 같은 개념이랄까?

위로부터 종교법 제정을 통한 강제적 개종과 또 일반 민중들의 생활을 파고드는 토착화가 함께 일어나는 과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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