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6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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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생각만 하던 책인데 어느새 6권까지 나왔다.

신간은 늘 대출중이었는데 마침 빌릴 수 있어서 6권부터 읽게 됐다.

570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이지만 정말 미술 초보자들을 위한 수준이라 시간당 100 페이지 이상도 문제없이 잘 읽힌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내용이라 끝까지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뒤로 갈수록 유럽 사회의 변화와 미술사를 엮어서 꼼꼼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집필 스타일에 빠져 들어 흥미롭게 읽었다.

역시 읽어서 나쁜 책은 없다.

다만 도판이 어두운 점이 아쉽다.

그림 외의 사진이나 지도, 도표 등은 비교적 선명하고 좋은데 유독 작품들의 색감이 너무 어두워 아쉽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이라 다 알고 있기는 하지만 명작의 색채감을 제대로 느끼기는 어려운 듯하다.

도판의 색감을 잘 표현하기란 꽤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지도를 보여줄 때 강의 흐름을 표시해 줘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항구 도시가 발달하는 것은 배를 통해 물품이 전해지는 상업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상업의 발달이 곧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오늘날의 풍요가 가능해졌음을 새삼 확인했다.

전통 사회에서 중국이나 조선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체제 유지를 안정적으로 잘하긴 하였으나 변화가 핵심인 근대 사회로의 도약은 상업 천시로 인해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미술도 발달하지 못했나 싶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르네상스 미술의 발달은 무역을 통한 활발한 재료 유입에 있었다고 한다.

특히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나 벨리니 등의 화려한 색채화가 만개한 것은 온갖 종류의 안료들이 들어오고 상인들이 그것들을 까다롭게 고를 수 있는 안목 덕택이었다.

상업의 발달, 혹은 부유함이 예술의 발달을 이끄는 것은 분명하다.

제일 좋아하는 화가인 티치아노에 대한 이야기가 적어 아쉽다.

주제가 르네상스 초기이니 다른 책에 자세히 나오려나.

순회 전시에서 가끔 본 적이 있는 목조 조각상들이 등장해 흥미로웠다.

화가들이 르네상스 이후 장인에서 예술가로 성장한 반면 틸만 리멘슈나이더나 클라우스 슬뤼터르 등 목조 조각가들의 명성은 장인에 그대로 머문 것 같아 아쉽다.

기독교가 자본주의 발달을 견인했다는 말이 과장이라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유럽의 근대인들은 신앙과 상업, 그리고 예술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 계층이 탄생해 근대 사회를 탄생시킨 듯하다.

유교와 상업의 조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사회의 변화에 이데올로기와 정신적 가치 추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뒤러의 수채화는 처음 접했는데 수채화 물감 특유의 산뜻함이 살아 있어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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