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 상사원도 알고 싶은 이란의 속사정
유달승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저자가 이란을 전공하신 분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책의 밀도가 떨어져서 아쉽다.

외교관인 류광철씨가 쓴 책 정도의 수준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했다.

이란 유학기 정도라고 할까?

중간에 이란 현대 정치사에 대한 챕터는 이란의 현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개인적인 소회보다는 전공자이니 본격적인 분석을 해주는 책을 냈으면 독자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란은 종교국가로 규정하고 있는데 서구에 대한 자주성과 민주주의, 개인의 자유, 탈권위주의 등은 함께 갈 수 없는 것인가 생각해 봤다.

마치 우리가 일제 식민 역사에 대해 지금도 극렬하게 거부감을 갖고 있듯, 이슬람 국가들도 서구의 지배, 특히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근원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고 그것을 밖으로 표현할 때 민주우의나 자유, 탈권위 같은 보편적인 근대적 가치마저도 거부한다는 느낌이 든다.

서구식으로 세계화가 됐기 때문에 좋든 싫든 그런 것들은 현대 사회의 보편적 가치인데 민족주의 혹은 종교와 맞물려 대립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래도 여기는 사우디 아라비아처럼 여성의 사회적 권리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차도르를 쓰고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차도르를 쓰고 사회 활동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책에서는 이란 사회가 어머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하고, 또 어떤 책에서는 이탈리아 남자들을 조정하는 게 바로 여자라고 했지만, 여성은 어머니라는 또다른 지위를 얻지 않아도 인간 그 자체로서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을 원한다.

누구의 어머니라서 사회적 권리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여성이라는 규정에 갖춰 특별히 약자로서 대우받기도 원하지 않으며 그냥 한 개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요즘 같은 여성주의도 반대한다.

이란은 여전히 개인 보다는 가정, 친족과 같은 혈연 공동체를 중시하는 동양의 풍속과 비슷해 보인다.

손님을 환대하고 체면을 중시하고 가부장적인 느낌을 준다.

이슬람혁명을 일으킨 호메이니에 이어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 지도자라는 위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정치인 혹은 이런 종교 지도자의 절대권 권위 인정도 공산국가나 신정국가들의 특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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