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역사 1 - 태고부터 페르시아의 정복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87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지음, 김태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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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지루하고 어려워 보여 읽을까 말까 고민했던 책.

읽으면서도 그만둘까 갈등했는데 역시 고전은 훌륭하다.

고대 이집트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단순히 왕조와 파라오 이름 나열하는 백과사전이 아니다.

1920년대 나온 책이라 역자가 성실하게 주를 달아 그 사이 바뀐 부분들을 알려준다.

이렇게 꼼꼼하게 번역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무척 고맙다.

아울러 역주에 나온대로 최근에 나온 이집트 역사도 읽어봐야겠다.


이집트의 번영은 남북을 관통하는 기나긴 나일 강 주변에 지는 농업 생산력 덕택이다.

고대 문명이 큰 강을 끼고 번영한 것도 농사를 통해 인구를 부양하고 문명을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나일 강은 규칙적으로 범람하고 그 때마다 땅에 풍부한 영양분을 제공했기 때문에 관개만 잘 조절하면 엄청난 생산력을 얻을 수 있었다.

고왕국 시대의 엄청난 피라미드는 이러한 생산력을 바탕으로 영토와 인민을 지배하는 파라오의 절대 권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밌는 것은 분열기로 가면서 이집트의 각 지방, 즉 노모스의 권력이 커져 이들이 세습영주화 되고 마치 중세의 수많은 제후국들처럼 이집트도 지방분권화 됐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처음 알았다.

노모스의 각 지사들을 세습영주로 생각해 백작으로 번역한 점이 인상적이다.

왕 혼자 거대한 나라를 통치하지 못하고 점차 귀족들에게 정치적 권한을 위임하여 연립정권 식으로 바뀌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집트의 학문은 그리스처럼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기 보다는 피라미드 건축과 같은 매우 실용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다.

예술 역시 본질적인 미적 추구보다는 실제적인 목적을 가진 실용성이 컸기 때문에 정해진 비율대로 생산했다.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는 확실히 다른 문화적 배경이었던 것 같다.

여러 신들이 각 지방에서 만들어졌고 권력 관계에 따라 복잡하게 섞였지만 점차 태양신 레를 중심으로 발전해 유일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지방신 아몬의 위상이 높아져 아몬-레로 발전하는 식이다.

오시리스의 사후 심판이 이집트인의 도덕관념, 즉 착하게 살아야 후세에 복을 받는다는 개념을 발전시켰다는 게 흥미롭다.

인류의 도덕도 처음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점차 진보해 왔던 것이다.

저자는 피라미드를 확실한 분묘로 생각하는데 확립된 정설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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