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꿈의 도시 파리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3 세계인문기행 3
기무라 쇼우사브로 지음, 김수진 옮김 / 예담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기행문 시리즈는 사진이 정말 좋다.

특히 이 책은 "빛과 꿈의 도시"라는 제목에 걸맞게 파리의 아름다운 도시 사진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1990년대 초에 일본 학자가 쓴 기행문인지라 EU도 아직 안 나온 만큼 시의성에서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 범람하는 가벼운 도시 산책 정도의 책은 아니고 파리의 역사와 구석구석을 깊이있게 소개하는 괜찮은 책이다.

뉴욕은 강남 한복판과 별로 다를 게 없는 빌딩숲이라 도시 자체로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파리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이런 느낌이 그냥 생긴 게 아니라 오랜 도시 계획의 일환이었음을 알게 됐다.

함부로 높은 빌딩을 세울 수 없고 도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경관을 아름답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수도 파리가 된 것은 12~13세기의 중세 농업 혁명 후 생산력이 크게 향상되어 부유해졌고, 16세기에 이탈리아로부터 많은 문화적 르네상스 요소들을 도입해 절대왕정 체제를 거치면서 가능해졌다.

프랑수아 1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데려온 것도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카트린 메디치나 마리 메디치 등 이탈리아 왕비들의 역할도 컸을 것이다.

인류 역사의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대혁명의 무질서함에 대한 비판도 약간 신선했다.

저자는 프랑스 대혁명이 귀족층 보다는 오히려 가톨릭 교회에 대한 민중의 반발이 컸다고 지적한다.

자세한 논증은 없지만 새로운 관점이라 신선했다.

3부에 미술관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복사본이 너무나 훌륭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품을 만나고자 미술관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단순히 그림 자체를 보기 위해서라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파리의 미술관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복사본의 기술이 압도적인 현대에 오리지널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마치 레코딩 기술이 이렇게 발달했음에도 직접 연주회장에 가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말이다.

파리라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잘 소개해 준 좋은 책이다.

이 정도 수준은 돼야 기행문이라 할 수 있을텐데.


<오류>

84p

프랑수아 1세가 샤를 5세에게 대답했던 것처럼 파리는 사실상 독립된 '국가'라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말한 샤를 5세는 역주에 나온 프랑스의 샤를 5세가 아니라 합스부르크 황제인 카를 5세를 뜻한다. 역주가 해설을 잘못 달았다.

218p

<파리의 비 오는 거리> 구스타브 카미유보트 작품

-> Caillebotte 즉, 카유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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