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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예술사 - 한국문화 이천년을 이끈 예술후원자들
송지원 외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11월
평점 :
주제가 예술 자체가 아니라 예술을 후원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 신선하지만 역시 본질적인 예술 이야기가 아닌 배경들이라 좀 지루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예술가가 작품을 창작해 내기 위해서는 후원자의 존재가 필수적인 만큼 그 존재도 분명히 큰 의의가 있고, 특히 대중 사회에 접어든 현대에서라면 더더욱 기업 후원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가요나 드라마, 영화처럼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고 그 자체가 생산성이 있는 대중문화는 창작자 혼자의 노력으로도 가능하겠지만, 순수예술은 아무래도 수익성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우니 후원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기업의 후원을 통해 일반 대중들도 그것을 함께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문화의 상관관계는 결국 책에 나온 메세나로 선순환 구조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부를 축적하고 그 부로 예술 작품을 수집하여 사회에 환원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는 메세나 제도가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
간송 전형필이나 윤장섭 등의 문화재 수집은 널리 알려져 있어 다소 식상했고 인천 송암미술관을 지은 이회림씨, 국립중앙박물관에 많은 문화재를 기증한 이홍근씨 편은 잘 몰랐던 부분이다.
서울에 있으면 박물관이 훨씬 더 많이 알려질텐데 굳이 지역사회에 건립한 기증자의 뜻이 인상적이다.
이 분들은 모두 개성 상인 출신으로 당시 개성박물관장이었던 고유섭의 영향을 받아 사업으로 돈을 번 후 문화재 수집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한다.
삼성 이병철 회장도 등장한다.
호림박물관이나 리움미술관은 외국에 소개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수준높은 사립미술관인데 초대 회장의 많은 지원과 애정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었다.
국가에서 박물관을 전부 지원하고 세울 수는 없는 일이니 결국 수준 있는 소장품을 구비하고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 환원적 투자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고려 시대 최씨 정권의 문화 예술 지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고려 청자의 놀라운 발전은, 몽골 투쟁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어렵자 자체 제작하면서 질적 향상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대장경 조판도 그렇고 이규보 등 문인들을 지원해 많은 문집들이 나온 걸 보면 권력자의 지원이 매우 중요한 듯하다.
효명세자가 세 번의 궁중 연회를 개최하면서 정재를 정리한 점도 재밌게 읽었다.
그를 도와 준 인물들도 책에서 처음 알게 됐다.
아들 헌종도 시서화에 조예가 깊었던 걸 보면 왕세자의 이른 죽음이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혹시라도 나중에 돈이 생긴다면 교통이 불편한 시골 등의 도서관 지원을 해 보고 싶다.
낙도에 책 보내기 운동도 있던데, 출판 문화도 턴오버가 빨라 옛 책도 좋지만 신간을 계속 구입해 줘야 도서관 이용이 의미가 있다.
지금은 엄두가 안 나지만 조금이라도 재산이 생긴다면 도서관 지원을 해 보고 싶은 꿈이 있다.
특별히 도판이 아주 훌륭하다는 언급을 해둬야겠다.
<오류>
221p
김용겸의 자는 제대, 호는 효효재로 김수항의 손자, 김창집의 아들로 태어났다.
-> 김창집이 아니라 김창즙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