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 시대의 무슬림-기독교인 관계 서울대 인문 강의 시리즈 9
이은정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슬람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고 이어서 읽게 됐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라 재밌게 읽었다.

15세기에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키고 발칸 반도까지 진출하여 기독교인들을 수용할 때는 개방적이었으나 제국이 넓어지면서 점점 지방 태수들에게 정권을 위임하는 분권화가 진행되자 강력한 국민국가로 성장한 유럽 열강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민족주의 물결을 타고 쪼개지면서 무너져 가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다.

17~18세기의 분권화 과정을 거친 후 19세기에는 러시아 등의 공격에 밀려 그리스와 발칸 반도들이 독립하고 근대화에 실패하면서 1차 대전 패배 이후 모든 영토를 잃고 오직 아나톨리아 반도만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엘리트들은 세속주의를 추구했으나 국민들의 정서는 기독교인인 서구 열강에 대적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을 정체성으로 인식하게 됐다.

오늘날 터기가 이란이나 사우디 등과는 다른 세속주의적 국가이면서도 여전히 나라 전체는 이슬람적 분위기가 강한 역사적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어쩌면 신정국가를 추구하는 다른 이슬람 나라들도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지배 역사에 대한 반동으로 종교를 민족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세속화가 늦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이슬람이 서구의 기독교처럼 나라와 민족을 넘어서는 보편 종교라 서구 세력에 대한 안티 테제로 더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오스만 제국의 탄지마트 개혁 과정을 보면서 마치 개항 이후 구한말의 혼란스러운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오스만은 지중해 일대에 제국을 형성할 정도의 강력한 국가였기에 서구의 강제 근대화 세력에 대한 반발과 자괴감이 훨씬 컸을 것 같다.

근대화 정신이 결여된 겉모습의 근대화는 결국 실패하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메이지 유신의 성공은 사회 전반의 변화가 뒤따랐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

오스만 제국도 잘 나갈 때는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다 포용했으나 민족주의 유행에 따라 그들이 독립을 추구하고 힘으로 누르기 어려워지자 점점 불관용의 태도를 보이다가 급기야 아르메니아 학살에 이른다.

이 부분의 정확한 학문적 평가는 여러 정치 세력의 입장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듯하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과는 또다른 문제인 것 같다.

저자는 중동 지역의 이슬람 정체성이 외부의 시선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기독교도의 무분별한 선교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단순히 종교를 전파하는 차원이 아니라 외세의 침략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입국 금지인 곳까지 기어이 선교를 하겠다고 찾아가 외교 문제를 일으키는기독교인들의 무분별한 행태를 생각하면 과연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