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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제국 - 무함마드와 살라딘
류광철 지음 / 말글빛냄 / 2018년 4월
평점 :
류광철씨 책은 대체적으로 재밌다.
아프리카 독재자 이야기와 십자군 전쟁에 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고, 이슬람 제국이라는 아주 관심있는 제목에 기대감을 갖고 읽었는데 부제인 무함마드와 살라딘 두 사람의 평전 같다.
너무 상세하게 전투 과정들이 묘사되어 좀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무함마드가 어떻게 종교 지도자가 되어 아랍 세계를 통일했는지, 또 살라딘은 십자군을 어떻게 몰아냈는지 상사하게 알 수 있었다.
이슬람인이 아닌 제3자의 눈으로 평가해서인지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아 코란을 작성한 걸 측두엽 간질 가능성으로 언급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문맹이었고 성직자도 아니었던 상인이 어느날 느닷없이 천사로부터 신의 계시를 받아 경전을 읊조려 신도들을 모았던 것을 보면 오늘날 정신과적 관점으로 보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신내림 받은 무녀들도 비슷한 케이스였을 듯하다.
유대교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당시 아랍에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널리 퍼져 있었고 무함메드 역시 이들로부터 기본 교리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지난번 성경에 관한 책에서도 구약이 당시 중동이나 이집트 신화를 얼마나 차용했는지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모양이다.
확실히 무함메드는 기적을 행하는 선지자는 아니었을지 모르나 아랍인들을 하나로 모아 종교로써 이슬람 공동체를 우뚝 세운 놀라운 열정과 언변의 소유자 같다.
신흥종교가 이렇게 보편적인 전세계적 종교로 발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참으로 놀랍다.
무함메드가 하루에 다섯 번씩 정결의식을 거치면서 기도를 바치는 것에 대해 불안장애를 해소하기 위함으로 해석한 부분이 재밌다.
비신도의 눈으로 보자면 확실히 강박증적 요소가 있다.
돼지고기를 안 먹는 것이야 유대인들도 지키는 의식이니 전통이라 할 수 있는데, 술을 금지했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사막에서 살아 남기 위해 신앙의 힘으로 뭉쳐서 규율을 엄격하게 유지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주변을 정복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저자는 무함메드가 당시 기준으로는 페미니스트였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공식 부인만 13명이고 특히 9세의 아이샤와 혼인한 점은 오늘날의 관점으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이슬람의 문제는 당시로서는 아랍 지역을 통일할 수 있는 진보적이고 보편적인 종교였을지 모르나 7세기의 가치관을 21세기 사회에도 적용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무함마드가 신으로 받들어진 예수와 같은 선지자가 아니라 사막에서 동료들을 이끄는 생활인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2부의 살라딘 평전도 재밌게 읽었다.
그의 제국이 100년도 못 되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잊혀졌지만 십자군을 몰아내고 이슬람 세계를 지킨 고결한 인격을 갖춘 이슬람 영웅의 이야기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