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이슬람
야히야 에머릭 지음, 한상연 옮김 / 삼양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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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회나 문화권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원했는데, 이슬람교의 교리 설명에 치중한 책이다.

저자가 이슬람 교인이라 자신의 종교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근본적인 정신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은 좋지만, 외부의 비판적인 시선은 배제하여 결국은 자기변명이라는 생각도 든다.

테러리즘 때문에 이슬람 교인들이 전 세계의 오해를 받고 특히 9.11 테러로 인해 사회로부터 인권 탄압을 받은 일은 가슴 아프다.

걸프전도 사담 후세인과 미국의 전쟁이었는데도 마치 이슬람 전체와 서구권이 대립하는 이미지라 독재자에 반대했던 주변 이슬람 국가들로서는 억울했을 법하다.

이슬람교는 자신들의 신앙고백처럼 알라, 즉 유일신으로부터 가장 마지막에 계시받은 종교라 그런지 확실히 유대교나 기독교에 비해 합리적이다.

나도 한때 기독교인이었지만 삼위일체, 더 정확히 예수가 과연 신인가, 우리는 원죄를 갖고 태어났는가, 왜 야훼신은 특정 민족하고만 계약을 맺었는가 등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인간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 때문에 죄인으로 태어났고 오직 신의 아들인 예수의 대속을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예수 이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원죄를 씻을 수 있었는가?

복음이 전해지지 못한 곳의 사람들은 구원이 불가능한가?

야훼는 전 우주를 관장하는 유일신인데 왜 특정 민족만 선택하여 그들에게만 계시를 내렸는가?

결국 야훼는 유대인들의 민족신이 아닌가?

이슬람은 이런 기독교 교리의 모순을 말끔히 해소하여 단순명료하게 천명한다.

신은 오직 알라 뿐이고 특정 민족하고 계약 따위를 맺지 않는다.

이슬람도 그저 알라를 믿는 민족일 뿐 특별하게 선택받지 않았다.

야훼와 알라는 결국 같은 개념의 유일신이고 유대인과 기독교인도 같은 신을 믿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알라는 대속할 아들이 필요없고 오직 인간이 자신을 믿고 최후의 심판일에 그 행동에 따라 구원 여부를 결정할 뿐이다.

인간은 원죄 같은 것 없이 그냥 무의 상태로 태어나 자유 의지에 따라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책임을 지고 마지막 날에 알라의 심판을 받을 뿐이다.

무함마드는 예수 같은 신이 아니고 최후로 알라의 계시를 전하는 선지자일 뿐이다.

다만 그 후로 다른 계시자는 없고 이것을 신앙고백으로 매일 외운다.

이슬람은 교회 밖의 구원을 인정하는가?

가톨릭에서는 그렇다고 알고 있고, 개신교에서는 오직 예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책에 따르면 이슬람은 무함마드가 오기 전까지의 선지자들, 이를테면 모세나 예수, 심지어 석가모니, 조로아스터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의 지도자들도 알라의 계시를 전하는 사람으로 인정한다.

다만 무함마드는 마지막 선지자이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이슬람이 가장 알라의 계시를 정확하게 유일하게 전달하므로 이슬람 외의 새로운 종교는 인정하지 않는다.

기독교와는 달리 강제 개종을 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까닭인 모양이다.

이런 점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이슬람의 교리 자체는 명확하고 직관적이라 받아들이기가 더 쉽다.

그러나 종교와 세속의 삶이 분리되지 않은 현재의 이슬람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서구의 기독교는 국가와 완전히 분리되어 심지어 문화마저 지배하지 못하고 그저 매우 개인적인 신앙 생활을 이룰 뿐이다.

그러나 이슬람은 여전히 거대한 국가 권력이고 법적인 처벌권을 갖고 개개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여성의 복장마저 규제하는 이슬람을 21세기에 보편적인 종교로 수용하기는 매우 어려운 듯하다.

저자는 이슬람의 여성 차별에 대해 오히려 여성을 보호하려는 의도임을 강조하나, 여성이든 남성이든 다른 사람의 보호가 필요없고 오직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똑같이 대우해주길 바랄 뿐이다.

군인이나 경찰을 뽑을 때도 기준에 맞는 사람을 뽑으면 되지 남자 여자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법고시나 의사고시, 공무원 시험 등을 볼 때 남녀 구분을 안 하는 것처럼 군인이나 경찰도 마찬가지로 해당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공평한 기회가 필요할 뿐 특별한 배려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줄곧 이 책에서는 여성을 배려해야 할 약자로 취급해서 남성과 똑같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존재로 한정짓는다.

요즘의 여성할당제 역시 여성을 보호해야 할 존재로 여기고 있다.

순종하지 않는 아내를 때리라고 한 것은 정도가 매우 심할 때에 한정되는 것일 뿐이라는 해석은 얼마나 황당한가.

여성은 남성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족의 부양은 오직 남성에게만 한정된 것이므로 여성을 보호한다는 관습들도 결국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가정을 이룬 성인은 당연히 가족을 부양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동등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고 종교적 교리를 세속의 법에 적용하고 있는 이슬람을 긍정하기가 힘들다.

기독교 교리도 많은 모순이 있겠으나 서구권은 이미 종교가 세속국가로부터 분리되어 개인의 영역에서만 기능하고 있지만 이슬람은 여전히 국가와 공동체를 지배하고 있어 21세기의 보편적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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