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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가 된 신화
게리 그린버그 지음, 김한영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연속해서 한 번에 쭉 읽어야 하는데 며칠 나눠서 봤더니 맥락이 끊겨서 뭘 얘기하려는 것인지 헷갈린다.
저자는 아마도 정통 신학자는 아닌 것 같다.
성경 혹은 유대 민족의 고고학적 증거를 밝히는 책인가 했는데 문헌 분석에 초점을 맞춰 성경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신화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논증하고 있다.
나는 유대인들이 외부에서 가나안으로 이주한 적이 없고 원래부터 거기 살았던 주민들이고, 이집트로 끌려간 적도 없다는 이스라엘 핑컬스타인의 최소주의설을 믿기 때문에, 출애굽을 역사적 사실로 전제하고 있는 저자의 주장에 확 동의하지는 못했다.
다만 훨씬 후대에 쓰여진 이 경전이, 당연히 주변 선진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리라고는 생각한다.
당장 대홍수 전설만 해도 메소포타미아에 널리 알려진 전승이 아닌가?
이집트 신화라고 하면 우리의 단군 신화처럼 세상의 근원을 밝히려는 일종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수천 년간 체계를 다듬어 온 심오한 종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날 이 다신교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막연히 동물을 신으로 섬기는 고대인의 수준낮은 하급 종교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브라함이 갈대의 우르로부터 가나안으로 향한 것은, 진짜로 우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메소포타미아라는 오래된 지역 출신이라는 것을 내세우기 위한, 이를테면 우리가 오래된 문명인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천지창조의 과정이 애매했던 것도 네 가지 정도 성경의 원전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성경의 원전이 넷이라는 사실은 다른 책에서도 본 적이 있다.
이집트 신화를 어떻게 차용했는지 설명을 듣다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자의적인 해석 같기도 하고 애매하다.
오시리스와 세트의 싸움을 야곱과 에서의 갈등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유대교는 일신교를 주장하기 때문에 여러 신들의 속성만 남겨두고 신의 형상은 지워버렸다고 한다.
일신교 역시 아크나톤의 발명을 차용한 것으로 본다.
성경은 기원전 7세기 무렵 요시야의 종교개혁 때 정리가 됐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당시의 세계관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선명하게 주제 의식이 잡히지는 않지만 성경의 이집트적 기원이라는 측면에서는 신선한 주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