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술명품 - 양장본
국립중앙박물관 엮음 / 솔출판사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드디어 빌리게 됐다.

2002년도에 한일월드컵 기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모양이다.

도록이 도서관에 있어서 읽을 수 있었다.

책 판형도 크고 두꺼워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도판 위주라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일본 여행 갔을 때 교토와 도쿄의 국립박물관을 갔는데 일본 문화를 잘 모르고 한글 설명도 많지 않아 이런 문화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제대로 감상이 어려워 아쉬웠다.

이 도록을 봐도 자세한 양식 같은 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본 전통문화의 미의식이라던가 공예 제품, 회화 등이 갖는 독특한 개성과 미적 완성도는 약간은 이해가 간다.

일본 문화라고 하면 인상파에게 영향을 미쳤던 우키요에만 생각했는데 그것은 아주 최근의 에도 시대 목판화이고 수천 년에 걸친 전통 문화들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조몬 토기는 우리나라 빗살무늬 토기와는 아주 다른 미감이라 신기했다.

또 서구 조각과는 다르게 목조각 전통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부처처럼 숭배의 대상이 아닌 이상 인물상을 조각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나무로 아주 사실적인 인물 조각이 많아 신기하다. 



<인상깊은 구절>

26p

이상과 같이 아스카, 나라 시대에는 불교미술이 중심이었으며, 그 추진력이 된 것은 다수의 도래인들이었다. 또한 일본이 동아시아 문화권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그 문화의 소화, 흡수에 노력한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4p

그리스 미술 이래 인체에 지속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서양예술과는 달리 인체미에 무관심하였던 것은 동아시아의 일반적인 경향일지도 모른다. 서양에서는 상징주의가 발달하여 추상적인 개념을 선호하여 희화화시켰지만, 동아시아에서는 그과 같은 표현이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공통된 경향이다. 조몬 시대에 대담한 여성표현을 담은 일본미술은 대륙 문화의 유입 이래 여성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을 잊어버린 듯 하다. 그러나 헤이안 시대 미술의 주니히토에의 장미나, 허리에까지 닿을 만큼 길고 숱이 많은 검은 머리를 애호하였던 감각은 에도 우키요에에서 머리 형태나 옷의 문양 및 질감에 강하게 구애되었던 것과 같은 미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티치아노와 부셰와는 전혀 다른 여성미의 탐구가 이루어진 듯하다.

 또한 모모야마 시대 장벽화에서의 거목과 화면 가득히 표현된 파도 등, 자연의 일부만을 크게 잡아내어 작품을 구성하는 표현도 일본미술의 독자적인 특징이다. 모모야마 시대의 칠공예와 에도 시대의 린파 등도 같은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브뤼겔이나 바르비종파는 물론, 중국이나 한국의 산수화가들과도 전혀 다른 조형 감각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 더 예를 들자면 '파조의 미'라고 하는 용어이다. 일본인은 대칭성과 균일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화면에 모티프를 질서정연하게 늘어놓는 것보다는 의식적으로 좌우 어느 쪽에 모티프를 집중시켜 화면에 조밀의 차를 확연하게 하고 많은 여백을 남기기도 한다. 채색과 먹의 농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화면의 균형을 깨는 모험, 즉 최소의 균형을 유지할 정도의 곡예적인 화면을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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