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프가니스탄, 잃어버린 문명 - 사라진 바미얀 대불을 위한 헌사
이주형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7월
평점 :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저자가 글을 참 잘 쓴다.
간다라 미술에 관한 전시회의 도록 같은 책에서 저자를 처음 알게 됐고, 그 때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에 반해 오래 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고, 드디어 읽게 됐다.
중심소재는 탈레반의 바미얀 석굴 파괴이고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문명이 시작했을 때부터 탈레반의 집권과 현대사까지 역사를 문화 유적 발굴 등과 버무려 친절하고 상세하게, 그러면서도 재밌게 설명해준다.
칼라 사진도 많이 실려 있어 책 편집도 예쁘다.
고대사는 다소 지루했고 역시 현대사가 흥미진진하다.
페르시아가 지배력을 뻗쳤을 때는 배화교의 흔적이 있었고 알렉산드로스 원정 이후에는 그리스 헬레니즘 문화가 전파됐으며 그 후로는 불교 문화, 7세기 이후에는 이슬람이 지배하는, 어찌 보면 문화의 교차로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산으로 둘러싸인 산악국가, 다민족과 여러 종교들이 어울어져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됐다.
특히 탈레반이 왜 바미얀 대불을 폭발시켰는지에 대한 분석이 가장 유익했다.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이 매우 근대적이고 유럽적이라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도 일제 시대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첨성대며 불국사 같은 유적지에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가서 놀고 있다.
전통사회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슬람 원리주의 교육이 전부인 탈레반으로서는 외세에 대한 일종의 시위였을지도 모르겠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지역에 대한 얼개를 대략적으로 그릴 수 있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