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화자기 - 대륙의 역사와 문화를 담는 그릇
황윤.김준성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이렇게 재밌을 수가!

전에 읽었던 책인데 최근 중국 청화자기에 대한 번역서를 읽고 좀 어려워서 쉬운 책으로 다시 보려고 선택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유익하고 도판 질도 좋아 감탄하면서 읽었다.

자기에 대한 설명보다도 중국 역사 발전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더 와 닿았는데 저자가 역사학 전공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뒷부분에 참조 서적을 보니 역시나, 내가 감탄하면서 읽었던 책들이 나왔다.

아마도 이런 책들을 요약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300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송대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자기의 변천사는 물론, 역사의 발전 과정도 너무나 흥미롭게, 그것도 본질적인 설명을 곁들여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유럽의 대항해 시대 같은 무역국가를 추구한 것이 아니라, 땅덩어리가 워낙 넓고 물자가 풍부했으므로 안정적인 유교적 농업국가를 지향했다.

전통사회에서는 그것이 잘 작동했지만 유럽이 바다로 배를 띄우면서 치고 나가자 전세가 역전되어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몰락하고 만다.

청나라까지만 해도 중국의 자기는 세계 최고였고 완벽을 향해 나아갔으나, 결국 근대화 이후 서양 자기에 밀리고 말았다.

중국 문화권 아래 있었으면서도 서양의 팽창정책에 맞춰 변신한 일본의 경우가 매우 특이한 사례 같다.

보통 조선처럼 함께 찌그러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도판이 너무나 선명하고 중국 자기의 아름다움에 말 그대로 넋을 잃었다.

그림보다 더 영롱하고 완벽한 균형과 대칭을 이루는 기형물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자기는 고려 청자나 조선 백자에 비해 너무 장식성이 강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잘 몰라서 한 소리였던 것 같다.

우아함과 빼어난 기형, 그리고 선명한 발색 등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저자들의 문장력이 좋아 좋은 내용을 어렵지 않게 잘 전달한다.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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