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기르다 청년사 작가주의 1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숙경 옮김 / 청년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만화도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구나
새삼 느낀 바다
자꾸 우리 똘이 생각이 나서 감정이입이 되서 정말 많이 울었다
내가 키우는 개, 요크셔 테리어도 언젠가는 이렇게 죽음을 맞을 것이다
지금 네 살이니 아직은 멀었지만 앞으로 십 년 안에 이 책의 주인공 탐처럼 죽게 될 것이다
결국은 나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자식 키워본 사람이 아니면 그 심정을 모른다는 말이 상당한 편견을 가진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똘이를 키우면서, 애완견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과연 이 책을 100%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말리와 나" 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아지를 키우고 그것 때문에 고생하고 기뻐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그 심정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나의 사랑하는 개, 똘이
귀도 똑바로 안 서고 성질도 정말 사납고 걸핏하면 아파트가 떠나갈 듯 짖고 대소변도 아무데나 싸 버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배가 부른, 자식같은 개다
개를 떠받들어 모신다면서 애견문화를 비웃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에게 맡겨진 생명을 책임지고 키운다는 점에서 보면 또 결국 사람이나 개나 하나의 의미있는 생명이라고 보면 우열을 가리는 그런 말은 못할 것이다
개를 키우면 그냥 똑같은 가족이고 똑같은 생명이고 그래서 똑같이 애를 써서 키워야 하는, 우리와 똑같은 존재가 된다
똘이가 주는 기쁨, 똘이가 옆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행복, 똘이가 우리 가족에게 주는 책임감은 어린 아이가 주는 것과 똑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입양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내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가족이 되면 그 때부터는 내가 책임을 지고 내가 정성을 쏟아야 하는, 그리고 나에게 무한한 기쁨을 주는 그런 존재가 될 것이다

똘이의 죽음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결국은 언젠가 똘이도 이 책의 탐처럼 죽음을 맞게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물론 나 역시 마지막까지 똘이를 살리려고 애를 쓸 것이다
안락사 같은 것, 시키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렇지만 죽음 앞에서 괴로워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생명의 끈을 놓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만화 속의 부부는 자식이 없다
왜 없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아이 낳는 것에 대해 여전히 결심을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 부분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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