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영국사회와 문화
최영승 지음 / 석당(동아대학교출판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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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과는 달리 내용은 아주 알차다.

그런데 솔직히 저술이 아니라, 거의 다 번역한 건 아닌지 의심이 많이 된다.

이를테면 

136p

"노년기에 접어들자 엘리자베스와 벌리는 인지능력이 저하되면서 더 현명하지 못해 정책과 업무 결정을 하는데 있어 더 부주의하고 더 느려졌다. 잉글랜드는 의회에 동의로만 수행될 수 있는 세금 개혁이 필요했다. ... 치안판사가 지불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인기 없는 세금을 거두어야 할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밑줄 친 문장 같은 수동태의 어색한 부분들이 책 전반에 걸쳐 아주 많다.

번역서라면 또 이해를 하겠는데, 명백히 저자가 있고 더군다나 이 분은 전공 교수가 아닌가?

저술과 인용은 명백히 다르며, 출처 표기를 분명히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철저한 저자를 많이 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영국이 프랑스와 다르게 시민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명예혁명 즉 일종의 의회 쿠데타를 통해 입헌군주제에 성공하고 최고의 국가로 성장했는지 사회적 배경에 대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16세기 이후 헨리 7세부터 스튜어트 왕조에 이르기까지 부의 핵심이 바로 무역에 있고 섬나라로써 국가가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해군이 필요함을 일찍 깨달았다는 점이 놀랍다.

스튜어트 군주들이 과학적 실험과 합리주의 정책을 왕립 학회 등을 통해 지원했다는 사실도 놀랍다.

뉴턴이 갑자기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게 아니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특히, 지배층에서 후원했기 때문에 창의력이 만개했던 것이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부를 증강시키고 삶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실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성리학이라는 정신적 가치에만 매몰됐기 때문에 구체제의 일원으로 몰락하고 말았고, 대항해 시대 이후의 영국 지도자들은 눈에 보이는 발명품과 과학적 합리주의를 지지했으니 결국 나라가 부강해졌던 것이다.

영국의 의회제도나 정당 정치가 조선 시대의 신권론과 비슷하다고 서술한 책도 봤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명백히 다른 개념임을 깨달았다.

조선은 대한제국 성립시에도 여전히 고종이라는 한 절대 군주의 전제국가였고, 영국의 의회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회에 의해 나라가 다스려지는 오늘날의 민주국가의 원형이었다.

좋은 대목들이 너무 많아 1/3은 옮겨 적은 것 같다.

유익한 독서 시간이었다.


<오류>

127p

제임스 4세, 제임스 5세, 그리고 그녀의 사촌인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에 의해 처형된 메리

-> 메리 스튜어트는 엘리자베스 1세의 사촌이 아니라 5촌 조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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