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이야기 - 이란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현지대사의 분석보고
박재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이 <페르시아 이야기>라서 현대 이란보다는 고대 페르시아 역사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너무나 생생한 21세기 이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히려 저자가 이란 대사로 머물던 2011년 전후의 국내 정세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시의성에 떨어지는 느낌마저 든다.

이란이라는 나라는 한반도의 8배에 이르는 거대한 국토를 갖고 있고 기원전 3천년 전부터 엘람 왕국이 성립되어 유구한 역사를 일궈온 7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중동의 대국임에도 이슬람 신정국가체제 때문인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현지에서 외교관을 지낸 분이 쓴 책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정보도 많이 얻었지만 신문 기사 스크랩이라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안타깝다.

책을 읽으면서 단편적인 신문 기사 읽는 느낌이 나서 한 권의 책으로써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는데 구글에서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역시나! 연합뉴스의 기사들이 정말 토씨 하나 안 틀리고 99% 그대로 한 챕터들을 이루고 있었다.

현대 이란 사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서 좋긴 하지만 이런 식의 책은 편집북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이상 어딘가에서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 나름의 언어로 풀어쓸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똑같이 기사를 베껴서 출간해도 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같은 외교관 출신 저자인 류광철씨의 저서들과 너무나 비교된다.



<인상깊은 구절>

45p

마샤이 비서실장은 무슬림들은 성직자들을 통할 필요가 없이 알라와 직접 닿을 수 있다고 발언해 많은 보수 성직자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의 국수주의를 정권의 핵심으로 삼고 이를 위해 이슬람 이전의 이란의 위대함을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찬양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재의 이란 내에서 이슬람 이전의 찬란한 페르시아 문화에 대한 공공연하고 대대적인 칭송은 자칫 이슬람의 정신과 신앙을 훼손하는 대립 개념으로 간주되어 탄압이나 주시를 받는 일을 자주 발생시키며, 더 나아가 보수층 사이에서 주도권 다툼으로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68p

쿠란에  따르면 "판단, 형벌과 보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신의 권능에 속하며, 신은 자기의 권능을 어느 누구와도 나누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다만 살인, 반역과 같은 중대한 죄는 전체 사회의 해가 되므로 사법당국에서 다루어야 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196p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중동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 이후 인터넷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전해들은 외부 세계의 사이버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국가의 내부에서 '민주화 레지스탕스'가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어느 정부다 단체도 마찬가지겠지만 단순한 통신수단과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인간의 욕구가 존재하는 한 정보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본다. 따라서 이란이 국내 인트라넷 설치를 통해 '온라인 쇄국'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든다.

212p

쟈스민 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방세계와 이란이 크게 달랐다. 서방세계는 그동안 장기집권 세력이 국민의 민주화열망을 억눌러왔으나, 더 이상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고 거대한 민주화 회복운동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그동안 서방세력에 억눌린 '이슬람이 새롭게 깨어나는 운동'이라고 해석했다. 이란은 북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이 운동을 계기로 은근히 이슬람세력, 특히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이슬람이 다시 한 번 세력을 뻗칠 수 잇는 호기라고 간주하고 있는 것 같다.

215p

민주화 요구 시위는 커다란 동력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다. 이렇듯 이란에서 소위 '아랍의 봄' 훈풍이 불지 못한 이유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우선 종교적으로 최고지도자들을 정점으로 하는 신정정치체제를 갖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인 이란은 최고지도자에게 절대 복종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4년마다 대통령선거에 의해 지도자가 교체되는 관계로 북아프리카 국가에서와 같은 1인 장기집권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지도자가 교체되더라도 유력한 야당 후보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시위의 동기가 미약한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란에서는 특별히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신정정치 체제는 상당 기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55p

결혼, 가족관계, 직업과 압도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란 여성들의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경제적인 자유가 가정 내에서 여성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주부가 가정을 버리면 굶어죽는다. 그러나 요즈음은 일자리를 얻어 생계를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은 여성들로 하여금 과거와 같이 남편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이혼을 쉽게 선택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게 된다.

270p

이란의 지도자들은 국가의 교육제도가 서양사상에 오염되어가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인문학의 여러 학문들이 이슬람 가르침을 부정하는 서구식 물질주의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런 과목들은 이슬람 종교에 대한 의심을 키울 것" 이라고 하면서 이란학계에 서양의 학문 침투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류>

50p

아부 바크르가 2년 동안 칼리프 직을 수행하고 죽자, 그의 아들인 우마르가 2대 칼리프로 등장한다.

-> 2대 칼리프 우마르는 아부 바크르와 혈연 관계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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