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가이드북 - Korean 한국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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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은 너무 훌륭한데 번역의 수준이 아쉽다.

처음에는 내가 이해를 못하나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어색한 문장 때문에 가독성이 매우 떨어진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364p

"벨터의 자연 묘사의 개화의 꽃다발로 아름답게 꾸며진 벨터의 화려한 응접실 소파는 그의 가장 최고 전작품을 요약합니다."

찾아보니 역자 정보도 없다.

출판사의 무성의가 아쉽다.

이렇게 훌륭한 도록을 펴내는데, 좀 수준있는 번역자를 찾을 일이지.

읽기 편한 좋은 문장으로 재번역 되길 기대한다.

확실히 메트로폴리탄은 미술관이 아니라 박물관이다.

이 책 역시 회화 작품은 일부만 실려 있고 그 외 전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인류의 위대한 예술품들을 골고루 소개한다.

널리 알려진 그림 외에는 도판 만으로는 솔직히 감상이 어렵긴 했다.

박물관에 직접 가서 유물들을 보면 물질 그 자체가 주는 강렬한 미적 감동을 느끼게 되는데, 작은 도판만 가지고는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된 점은 장점이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갔을 때 제일 기억에 남은 전시실이 피어리드 룸이었다.

각 시대와 지역별로 실내를 장식해서 당시 주거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이 도록에서도 그 부분을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서문을 쓴 메트로폴리탄의 관장인 토마스 캠벨이 경영 실적 악화로 최근 물러났다는 뉴스를 봤다.

메트로폴리탄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 아닌 만큼 관장에게도 CEO 같은 경제적 타산성이 요구되는 모양이다.

그와 더불어 지금까지 무료였던 관람료도 25달러로 책정됐다고 한다.

국가보다는 개인이나 시민 사회가 나서서 문화 정책을 펴는 걸 보면 확실히 미국은 자본주의의 최첨단 사회답다.

유물들도 거의 대부분이 기증받은 것들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 기증받았는지, 구입했는지도 자세히 표기했다.

신생 국가였던 미국이 이렇게나 방대하면서도 질적으로 뛰어난 유물과 예술품을 갖게 된 것은 엄청난 경제력과 더불어 기증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인상깊은 구절>

15p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예술 작품을 수집하기 전부터 견지했던 이상은 예술은 감상을 통해 개인을 고양시킨다는 근본적인 사회적, 도덕적 전제였습니다. 개인의 사고가 고양되고 산업 및 제조업이 진보하면 더 나은 사회가 실현될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사명은 기원전 8천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을 비롯 모든 문화권과 그 시대를 망라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엄을 나타내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역사는 많은 면에서 미국 고유의 가치를 대변합니다. 그것은 포부, 시민의 의무감 및 심오한 관대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세기 동안 군주의 후원으로 구축된 유럽의 박물관들과는 달리, 1866년 7월 4일 파리에서의 점심식사 중 박물관의 구상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의 독자적인 박물관이 필요하다고 선포하였습니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미국인 동지들은 그 목표의 실현을 위해 함께 맹세했으며, 4년 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탄생하였습니다.

(왕조가 아닌 자유민이 대표를 뽑아 건국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부심과 가치가 이 박물관 탄생 비화를 통해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확실히 미국은 자긍심을 가져도 될만한 나라다)

 1970년 설립 이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일반 대중의 계몽에 전념하였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역사를 통해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학술 장려입니다. 소장품을 이해하지도 해석하지도 못한다면 우리는 문화재 창고 역할밖에는 못할 것입니다. 1906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감행했던 이집트 발굴 조사를 계기로, 본 박물관의 고고학 연구 성과는 고대 문명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우리가 출판한 수천 권의 서적 중 다수가 이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았습니다.

 박물관 설립 당시 이는 다소 진보적인 생각이었지만, 교회 또는 왕궁이 아닌 개인의 컬렉션을 일반 대중과 공유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가졌던 기증자들의 뜻은 현재도 그 의의를 잃지 않고 계승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업을 전시하여 일반 대중을 계몽하고 영감을 주고자 했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설립 취지는 지금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236p

이탈리아에서 시각 예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조토는 사후에도 그 명성이 거의 도전받지 않고 남게 되었습니다. 그의 예술은 지금까지도 회화와 연관되어 있지 않은 지적 차별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오류>

287p

잔 다르크는 보불전쟁(1879~71) 이후

-> 보불전쟁은 1870~1871년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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