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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교토 편 두 번째 책은, 무로마치 막부부터 메이지 유신까지의 역사다.
여전히 일본 역사는 체계가 잘 안 잡혀 반복해서 읽고 있다.
2년 전에 갔던 교토 절들을 떠올리면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마지막에 실린 가쓰라 이궁과 수학원 이궁은 따로 신청을 해야 하는 곳이라 못 가봐서 아쉽다.
저자의 교토 예찬을 듣고 있노라면 문화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교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교토인들도 무척이나 감사할 것 같다.
가쓰라 이궁의 과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고 기능적인 건축미를 예찬하는 브루노 타우트의 글도 애틋하다.
<인상깊은 구절>
96p
천룡사호를 비롯한 무역선의 빈번한 왕래는 일본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화폐경제가 활성화되었으며, 중국의 선승들이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선종이 크게 일어났고, 도자기와 그림 등 중국의 발달된 문화가 속속 전래되었다. 이것은 무로마치시대에 일본문화가 꽃피는 물질적, 문화적 자산이 되었다.
120p
사람들은 운동이라는 것을 그저 체력과 훈련으로 다져진 기술 정도로 생각하고 운동선수에게서 어떤 철학적 사고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거기에 쏟은 집념에는 나름대로 마음가짐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평소 논리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인데, 결정적인 때는 즉발적인 감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곤 한다.
당시 김연아 선수가 인터뷰를 하면서 "저보다 절실하게 금메달이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갔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인생을 달관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을까 놀랍기만 했다.
325p
타우트는 가쓰라 이궁의 결정적인 매력은 우아한 삶, 높은 도덕, 고상한 취미를 다 담아내면서도 그것을 어떤 일본 주택보다도 '문자 그대로 간소하게' 처리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327p
브루노 타우트는 가쓰라 이궁을 보면서 일어난 감격을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날 때면 저절로 눈물이 흐른다. 나는 가쓰라 이궁의 저 신비에 가까운 수수께끼 속에서 예술의 아름다움은 형태의 미가 아니라 그 배후에 서려 있는 무한한 사상과 정신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여실히 감지할 수 있었다."
332p
이처럼 지방문화가 활성화됨으로써 일본의 문화유산은 아주 풍성해졌다. 이것은 봉건사회를 제대로 경험해본 일본 역사의 산물로 단 한 번도 지방분권이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와 비교된다.
356p
나는 수학원 이궁에 와서도 일본 정원에서 인공과 자연의 관계는 조화가 아니라 병존이고 강한 콘트라스트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극명한 대비로 그 둘을 모두 간직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과 인공이 흔연히 어울려 어디까지가 인공인지 모르는 우리 정원의 모습과 아주 다르다. 우리는 되도록 인공적인 태를 감추려고 하는데 일본은 반대로 인공의 자취를 강조하며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