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2disc)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참 재밌는 영화를 봤다

청룡영화제 시상식 때 류덕환이 이준기를 누르고 신인상을 받길래 상당히 의아했었는데 과연 받을 만 하다

연기 너무 잘 하고 참 신선했다

또 시나리오 쓴 작가나 감독도 상 받을 만 하다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좋다

여성스러운 기질을 지닌 남자의 특성을 참 잘 표현했다

이준기 같은 꽃미남이 아니라서 더 현실적이고 정이 간다

그리고 류덕환 너무 귀엽다

영화 도중에 체중 재는 장면이 나왔는데 정말 80kg일까?

60kg 대 정도일 것 같던데

그 외 배우들도 모두 굿 캐스팅이었다

특히 오랜만에 이상아를 봐서 정말 반가웠다

결혼과 이혼의 반복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영화 속에서 예쁘게 나온다

결혼 생활만 원만했어도 연기 계속 했을텐데 아쉽다

옛날에는 심은하와 같이 나올 정도였는데 말이다

김윤석도 정말 연기 잘 한다

충무로의 보증 수표라더니, 그 말이 실감난다

오히려 백윤식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존재감이 너무 없다

초난강의 등장은 정말 쇼킹했다

일본인 동성애 코드에 딱 어울린다

한국말 더듬거리면서 욕 하는 거 재밌었다

전형적인 일본 미청년 같다

 

영화 속의 김윤석은 권투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둔 후 노동판을 전전하는 알콜 중독자다

아내와 고등학교 때 만나 동구를 가진 후 술과 폭력으로 가족을 괴롭히고 직장에서도 잘린다

자식들이 자기처럼 되길 원하지 않아 운동도 못 하게 하고 걸핏하면 인생 똑바로 살라고 소리치고 한 발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겁을 준다

아마도 자기 인생에 투영해서 남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 동구는 아빠와는 달리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적인 성향을 가진 스스로를 사랑한다

그게 가장 큰 차이다

아버지는 세상에서 낙오됐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학대하지만, 아들은 세상을 이기는 대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래서 동구의 자아는 매우 건전하다

 

하리수 같은 트렌스젠더와는 좀 다른 것 같다

하리수는 아예 여성처럼 보이지만 동구는 성향만 여자일 뿐, 겉모습은 남자다

가슴이 나온 것도 살이 쪄서 그렇지 여성 호르몬 분비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동구는 씨름하기게 적합한 체격을 지녔다

결국 마지막에는 마돈나처럼 여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지만, 동구의 성정체성은 남자인 것 같다

아마도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동구의 엄마는 고등학교 때 동구 아빠를 만나 가출한 후 동구를 낳았지만 결국 가정을 버리고 뛰쳐나간다

왜 사랑의 끝은 이렇게 끔찍한 걸까?

동화 속의 왕자님과 공주님은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데, 현실에서 사랑의 끝은 대부분 어처구니 없이 끝나고 만다

사랑에 대한 환상이 너무 큰 걸까?

아니면 원래 사랑이란 감정이 별 게 아닌 걸까?

그렇지만 엄마는 동구의 여성적 취향을 인정해 주고 그것을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건전한 자세가 참 마음에 든다

 

동구가 뒤집기 한 판으로 승부를 가릴 때 참 멋있었다

씨름도 흥미진진한 스포츠인데 오늘날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해 참 안타깝다

비인기 스포츠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 점도 참신해서 좋다

으랏차차 스모부를 보는 기분이었다

류덕환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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