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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위대한 도서관 ㅣ 이상의 도서관 32
최정태 지음 / 한길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 기행이라는 독특한 주제라 선택했다.
저자의 직업이 사서라 도서관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넘치는 점은 좋은데 본격적인 연구와 조사는 아닌 말그대로 기행문이라 여행기 정도의 가벼운 서술이 아쉽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글쓰기의 전형으로 조용준씨의 <유럽 도자기 여행> 편을 들 수 있겠다.
이 정도의 자료 조사와 시간 투자가 있어야 양질의 컨텐츠를 가진 "읽을 만한" 정보가 많은 책이 나오는 듯 하다.
이 책은 많은 정보를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고 대신 유명 도서관 열 두 곳을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겠다.
도서관 사진의 도판도 좋은 편이다.
도서관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는 나에게 박물관 만큼이나 도서관은 흥미로운 곳이다.
그렇지만 진품을 직접 관람하는 것이 중요한 박물관이나 미술관과는 달리, 책은 어떤 형태를 취하든 그 내용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희귀본을 얼마나 소장하고 있냐 보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이용자에게 읽힐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듯 하다.
하버드 도서관은 장서수가 1600만권에 달하고 이탈리아 공공 도서관은 무려 6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인은 글 읽는 것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현대의 도서관 수나 독서 인구를 보면 이것도 하나의 신화에 불과한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우리는 일부 식자층이나 책을 중히 여겼을 뿐 실상은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이 아니었을까?
서구나 일본에 비해 도서관 수나 1인당 읽는 책은 매우 현저하게 떨어지는 반면, 아이돌이나 한류 드라마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책에 나오는 유명 도서관들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어 희귀본들이 많고, 장서수는 기본이 천만 권을 넘으며 건물 또한 매우 훌륭하고 무엇보다 사서가 단순히 책정리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최하는 기획자들이다.
희귀본은 이제 와서 구할 수도 없고, 훌륭한 건물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니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대신 도서관이 지역 사회의 문화적 구심점이 되는 것은 열심히 추구할 목표라 생각된다.
요즘은 도서관에서도 작은 행사들이 종종 개최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사서는 책 정리하고 대출해 주는 수동적 이미지가 강하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 봤던 내용인데 양질의 고급 인력을 많이 채용해야 도서관의 질적 수준을 높힐 수 있을텐데 인력에 투자하는 것을 가장 돈낭비로 생각하는 문화 풍토상 쉬운 목표는 아닌 듯 하다.
내가 학생 때만 해도 도서관은 시험 공부하는 독서실 기능이 가장 컸지만 지금은 책을 대출하는 종합자료실의 기능이 많이 강화된 듯 해 좋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밤 10시까지 대출 서비스를 해 주고 희망도서도 빠르게 구입해 준다.
가족이 여러 권의 책을 빌릴 수 있는 가족대출 서비스도 좋고 관내 도서관끼리 상호대차 서비스를 지원해 주는 점도 매우 편리하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용자 부담으로 택배 대출과 반납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인력 부족으로 실현이 어렵겠지만 현재도 장애인이나 영유아가 있는 부모에게는 시행되는 제도니 확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