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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로드 - 대장정 13800km, 중국을 보다, 손호철의 세계를 가다 2
손호철 글.사진 / 이매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가 별로라 읽을까 말까 했던 책인데 역시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400 페이지의 긴 분량인데 그저 장정 루트를 따라간 순수 기행문일 뿐 대장정에 대한 내용이 너무 부족하다.
정치학자의 책이라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제공해 줘야지 않을까.
앞서 읽은 <길 위에서 읽는 중국 현대사 대장정>이 훨씬 도움이 됐다.
어쩜 이렇게 순수한 기행문으로만 일관하는지.
맨 마지막 장에 마오쩌둥과 문화혁명을 비판하는 부분만 인상깊게 읽었다.
요즘 분위기로 본다면 이 정도 비판도 상당히 용기있다고 해야지 않을까.
중국의 빈부격차에 주목하면서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이 원했던 바는 단순한 부국강병이었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이 인상깊다.
<인상깊은 구절>
388p
재미있는 것은 마오 말고 덩샤오핑, 저우언라이 등 중국공산당의 1세대 지도자는 거의 모두 해외 유학파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러시아가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 유학파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부잣집 자식들인 '강남 좌파'는 아니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근로 유학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그리고 거기에서 프랑스 공산당에 들어가 좌파가 됐다. ... 이 사람들과 달리 마오는 어학에 소질이 없고 노동도 싫어해 근로 유학을 가지 않았다. 그리고 <자본론>보다는 <수호지>나 <삼국지> 그리고 중국 역대 왕조의 통치술을 다룬 <자치통감>을 더 좋아했다. 이런 특징이 중국혁명에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기능했을 것이다. ... 그러나 동시에 세계와 경제에 어두웠고 국수주의적 경향도 있었다.
397p
고향인 후난성을 방문한 펑더화이는 대약진운동으로 농민이 굶주리고 있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빈농 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 때문에 펑더화이는 농민의 고통에 어느 누구보다도 예민했다.
401p
장정의 고난과 목숨을 건 혁명의 피와 땀이라고는 겪어 보지도 못한 10대 홍위병들이 혁명의 백전노장 펑더화이와 류사오치를 '우파'라고 부르며 자술서를 쓰게 하고 고문하는 희극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그 많은 전투 속에서 적의 총알을 뚫고 살아남은 뒤 혁명 동지이자 두목인 마오의 손에 목숨을 잃으며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404p
물론 13억 인구가 서구식 민주주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확대하지 않고는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 사실 규범적 측면뿐만 아니라 지금 같은 경제자유화 속에서 정치적 민주주의를 계속 묶어두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