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블랙 캣(Black Cat) 10
기시 유스케 지음, 육은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3.9

 

454페이지, 25줄, 31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빌딩 최상층인 12층에서 사장이 피살체로 발견됩니다. 구조상 밀실이고 폐쇄회로 화면에서는 아무도 드나든 흔적이 없습니다. 동일층에 있던 사람은 복도 반대쪽의 여비서 한 명과 복도 같은 쪽(에다가, 사이문으로 통행할 수 있는 방)에 있던 전무뿐입니다. 경찰은 전무를 기소하기로 하고 수감합니다.

 

변호사 아오토 준코는 전무 히사나가 도쿠지의 변호인단 소속으로 밀실 트릭을 해결하기 위하여 에노모토 케이를 찾아옵니다. 이야기의 태반은 에노모토가 여러 가지 가설을 만들고 점검하고, 해체하는 걸 보여 줍니다.

 

일단 처음 부분에서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것은 전무가 실제로 살해했을 가능성입니다만 시종일관 아닌 것으로 몰고 가므로 배제합니다. 다음으로 로봇을 이용한 살인 내지 살인 상황인데, 준코의 시연으로 모두 무산시킵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유리창입니다. 원래의 판유리를 강화유리로 대체했다고 나옵니다만, 밖에서 들어내면 그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 로봇은 왜 필요하지? 작가나 감독이 보이도록 갖다 놓은 것은 뭔가 필요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사냥총을 보여줬다면 하다못해 사격 실습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나머진 상상해 봅시다.

 

읽을 때 재미가 있는 편입니다.

 

등장인물
에노모토 케이(도둑 출신(/내지 겸업) 방범 컨설턴트), 아오토 준코(변호인), 시이나 아키라(고리대금업자에게 파멸당한 집안의 아들, 사오토 마나부로 위장취업), 가와무라 시노부(전무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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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증언 2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3.6

 

397페이지, 26줄, 26자.

 

인간사에서 끝이란 없고 다만 잊혀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아는 건 일부 정보에 불과하니 진실이라는 건 당사자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멈춰도 됩니다.

 

설리번이 진술한 사건들의 절반 정도는 남의 이야기를 자기 것처럼 부풀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니 퍼거슨이 (교환조건으로) 설리번의 부모를 살해했다는 설리번의 주장은 빛이 바래는 듯합니다. 엉뚱하게도 남은 유품들은 유언장을 통해 로저스 교도관에게 남겨졌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교도관에게도 혐의점이 있습니다.

 

"나는 너의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 라고 말한다면 협박일까요, 아니면 그냥 어떤 사실을 언급한 것일까요? 법원에서는 후자로 받아들일 것이고, 일반인은 전자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거든요. 법이라는 것은, 특히 형사 관계 항목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은 미연에 보호받기를 원하지만 법률은 사건이 일어나야 개입할 수 있습니다. 미연에 방지한다는 건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습하는 행위가 됩니다. 구체화되지 않으면 그 가능성이 얼마의 확률인지 알지 못하는 게 문제죠. 바로 옆 사람의 생각을 모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러니 법이 멀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이 너무 가까우면, 내가 이유도 모르고 처벌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현대 사회가 되기 전에는 비일비재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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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증언 1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3.9

 

325페이지, 26줄, 26자.

 

<마이애미 저널>의 매슈 코워트는 한 사형수(로버트 얼 퍼거슨)로부터 편지를 받습니다. 당연히(?) 자신은 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퍼거슨이 새로 선임한 변호사 로이 블랙을 만나니 이렇게 말합니다. 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죄가 없다는 것과 같지는 않다. 사실 둘은 다르죠. 법원은 주어진 절차에 따라 주어진 증거가 적절하고 법률에 부합하면 유죄를 내리고, 아니면 무죄를 내려야 하는 것이지요. 심증으로 치죄할 수는 없으니. 그러므로 범죄자가 풀려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코워트가 들쑤시고 다녀 보니 당시의 판결에 헛점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 경우가 생기죠. 무죄인 사람을 풀어주거나, 진범을 풀어주거나.

 

같은 시기에 연쇄살인범이 하나 있습니다. 블레어 설리번이라고 하는데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조니 슈라이버에 대한 정황증거를 흘리는 것이지요. 퍼거슨의 주장에 의하면 설리번이 범인입니다. 설리번은 마지막 면회에서 코워트에게 자신의 짓이 아니라 퍼거슨과 거래를 한 거라고 말하고 사형집행 당합니다. 그런데 그 전에 사형수의 마지막 말이 진실이라고 보통 믿는데 정말이냐는 의미의 말도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기 직전, 마지막에는 진실을 이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사이코 패스라면, 마지막 말도 믿기 어렵지요.

 

아무튼 1권은 약간의 허술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읽을 만합니다. 2권을 기대해 봅니다. 허술하다고 하는 건, 조금만 읽으면 이런 전개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개는 몇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인데 너무 빤히 보이는 게 그대로 진행되면 허술하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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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 성장과 변화를 위한 도약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5
파올라 잔논네르 지음, 김효정 옮김, 노석미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3.8

 

259페이지, 22줄, 26자.

 

로빈은 열네 살 소녀입니다. 그런데 어른들뿐만 아니라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도 소년으로 착각할 만한 모양으로 다닙니다. 너무 눈에 띄여서 눈에 안 띄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비사교적이고 할 줄 아는 것은 스스로 익힌 힙합 댄스 몇 동작뿐.

 

엄마는 두 살 때인가 세계 평화를 위하여 집을 나갔습니다. 지금은 파키스탄의 어떤 곳에서 자원봉사자로 봉사중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사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연말 파티(아빠를 아는 사람들의 단촐한 사교모임) 때 한 참석자가 춤에 소질이 있다고 하여 할아버지와 함께 가서 힙합 댄스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옆 방에서는 전통 발레를 교육하는가 봅니다. 한 분홍빛 소녀가 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따로 떠도는 것 같은 소년이 다가옵니다. 귀도라고 하네요. 그 소녀는 샹탈이고.

 

할아버지 알도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가끔 만나시나 봅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있어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그냥 어울리는 또래가 아닌 귀도와 샹탈 때문에 정말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로빈입니다. 그게 반가운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학원에서 거울에 비치는 사람은 자기인데, 정말 생소하게 보이네요. 그게 남이 보는 자기겠지요.

 

쉐인 포레스트는 너무 어린 나이에 덜컥 자기를 낳은 다음 버리고 떠나가버린 엄마에게서 상실감을 느끼지만, 막상 자기도 아이를 버리고 온 처지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판단은 옳은 법이니까요. 엄마와 대화하지 못하였으므로 딸과도 대화할 줄 모르는 엄마이기에 조직과 결혼하였습니다. 그런데 조직은 그녀를 돌려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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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이름의 전쟁
윤혜원 지음 / 영언문화사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3.4

 

389페이지, 26줄, 28자.

 

한남제철의 외동딸 한규희는 백파그룹의 외아들 백석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외할아버지는 외동딸의 외동딸인 규희에게 약하고, 죽기 전에 백승학과 혼약을 맺는다. 설정상 한남제철의 한창수는 규희를 별로로 생각 중. 그냥 사위나 하나 잘 얻으면 그만이다라는 생각. 떠밀려 하바드에 석사 과정을 떠나는 석호는 같은 대학의 학사과정에 들어간다는 규희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마침내 정략결혼의 형식을 띠고 이루어진 결혼.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처녀인 규희. 신혼여행을 갔을 때 석호의 진정한 첫사랑인 신소연을 닮은 선우연이 음독을 하였기 때문이다.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규희는 안전한 이혼방법인 불륜을 연출하고, 마침내 폭행을 당한 김에 이혼도장을 받아낸다. 하지만 직전에 남편에게 강간당하는 일이 생기고 그것으로 임신을 하여 상하를 낳게 된다. 한편 호스트인 석현우가 비슷한 시기에 폭행당하자 남편의 사주라고 생각한 규희는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주고 빈손으로 떠났기에 간신히 먹고사는 정도이다.

 

상하가 재생불량성 빈혈로 골수이식이 필요하자 아마도 자기와 동침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는 박성민에게 연락하지만 그날 동침한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이라고 응답받는다. 결국 석호에게 연락을 할 수밖에 없는 규희는 석호의 두 번째 신혼여행을 망친다. 이번에는 백석호가 선우연과 떠난 신혼여행.

 

처가에 묻어들어간 한창수가 아내에게 냉담하다는 설정은 좀 이상하네요. 충분히 알아보고 사위감을 선택했을 텐데 말이지요. 게다가 규희가 결혼하기 직전까진 외할아버지(그러니까 한창수의 장인)가 살아 있었으며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설정하에서 말이지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주제는 상대방에게 솔직하지 못한 인간(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건들)이 되는데, 하도 많은 소설에서 강조되어서 요즘은 진짜일까 하는 반론이 자꾸 생각납니다.

 

150305-150305/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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