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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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51페이지, 20줄, 26자.

 

30대의,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가정을 가진 완벽한 여자가 자신을 돌아보면서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를 치유하기 위하여 일탈을 결심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봅니다. 그 중 하나가 고등학교 때 친구였던 정치인(야코프)과의 인터뷰에서 오랄 섹스해 주기. 그 다음은 항문 섹스, 야코프의 아내 마리안을 파멸시키기 위하여 다량의 코카인(30그램이라고 나오네요)을 사서 일단 그녀의 강의실에 숨겨두기. 나이트클럽 가기, 여행하기, 등등. 마지막엔 남편의 반강제로 패러글라이딩 하기. 거기서 뭔가를 깨닫습니다.

 

그런데, 저는 별로 권태감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사는 곳이 바뀐 다음에 기존의 취미생활 중 일부를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곧 다른 게 생겼고, 일부는 다른 방법으로 바꿔서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이 부족하지 권태감을 느낄 여유는 없다고나 할까요? 물론 조금씩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만. 오히려 너무 다양한 일상생활 때문에 버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지요. 아들, 남편, 아빠, 직장인, 각종 모임의 구성원. 이 역할들이 요구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거나 우발적으로 요구됩니다. 보통은 정해진 것이 우선인데 때로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그것을 깨뜨립니다. 남은 시간 중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 및 휴식 시간이 가장 비중이 크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이 이른바 개인시간이 됩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에 몇 시간 남짓. 1주일 분을 모으면 몇 십 시간. 저는 이 중 상당 시간을 독서에 할당합니다. 종이 책을 볼 때도 있고, 파일을 보기도 하고. 분야에 상관없이 봅니다. 종이책은 도서관에서 일정 수량을 빌려오고, 제가 사놓고 안 본 책이 수백 권이니 그 중에서 고르기도 하고.

 

파일은 한꺼번에 50개 정도를 놓고 돌아가면서 봅니다. 보는 시간은 1분에서 20분 정도. 재미가 있으면 길게 보고, 아니면 짧게 보니까 지겨움이 덜합니다. 당연히 매일 50개씩 보는 게 아니고, 적게는 몇 개에서 많게는 2-30개를 보게 됩니다. 파일 하나를 다 보는데 걸리는 기간도 다양해서 며칠에서 몇 달이 걸립니다. 어떻게 여러 개를 찔끔찔끔 보는 게 가능하냐고요? 그게 가능한 사람도 있는 것이지요.

 

어떤 파일은 하루에 1KB를 보고 어떤 파일은 100KB를 봅니다. 다음에는 같은 양일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요. 제약이 없다는 게 흥미를 유지시켜 주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책이 지겨우면 잠시 오프라인 게임을 하기도 하고, 가상의 빈터에 집을 지어보기도 합니다. 몇 층으로 할지, 방은 얼마나 만들지, 배치는, 주차장은, 옥상은, 지하실은, 누구랑 같이 살지. 가끔 검색을 해서 현실과 맞춰보기도 하고.

 

사람은 지속적인 걸 바라면서도 조금이라도 변하기를 원합니다. 정치신념으로 보면 자유주의가 되겠네요. 좌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파의 개념이 조금 다르지만 그건 잘못 적용한 탓이죠. 그래서 자신이 우파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성향이 점수를 매겨보면 사실은 좌파라는 걸 알고 놀란다지요? 좌우로 나누는 경직된 사고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뿐입니다. 사실 좌우익의 차이는 현상유지냐 변화냐니까, 정치배들이 주장하는 좌우익이랑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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