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표무적 1
장영훈 지음 / 청어람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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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무협을 잘 읽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협이 주는 중독성에 있다. 한번 재미난 것을 잡으면 끝을 봐야하는 중독성.
가끔 다른 책들이 질리거나 좋은 무협에 대한 평이 눈에 띄면 열심히 읽는다.
최근에 읽은 무협 중 보표무적은 최고의 작품 중 하나였다. 뭐 몇질 읽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의 설정과 전개는 구무협의 향기가 물씬하다. 전형적인 대결구도인
마교와 암중세력과 세외. 그리고 주인공의 엄청난 능력.
이 책의 재미를 주는 것은 전형적인 대결구도에서 나온다기 보다 영춘객잔이라는 조그만
객잔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있다고 본다. 천하제일보표가 휴가를 얻어서 자리
잡은 이 객잔과 그 지역이 파란만장한 소동의 중심지로 변하면서 그를 둘러싼 지인들과의
관계와 새로운 조연들의 등장과 인연들.
적으로 부터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배를 지키겠다는 행동과 대사 속에서 초우의 호위무사를
조금 떠올리는 부분도 있었다. 두 작품이 다른 전개방식을 지니고 있지만 유사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지킨다는 부분과 주인공의 조력자들과 능력이다.
전체적으로 최고의 코믹과 서술적 재미와 중독성을 부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나 후배들과
지켜야할 지인들의 부분에서 그들의 갑작스런 성장과 주인공의 능력에 의한 너무 쉬운 임독
양맥의 타동은 약간의 반감을 가지게도 한다. 권수에 비해 풀어놓은 사건과 암중 세력에 대한
너무 빠른 해결은 권수 조절에 약간의 무리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너무나도 긴 여담은
개인적인 만족감을 주기도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빠진 것이다.
오래간만에 그리고 남들이 추천한 무협에서 재미를 느끼고 만족하였다.
무협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무림동의 금상작품인 것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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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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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요즘이다.
1-2년 사이에 이전 소설을 다시 읽고 새로운 책을 읽어면서 이전과 다름을 느꼈다.
왠지 가볍고 산만하게 느껴졌던 그녀의 세계가 이젠 조금씩 이해도 되고 공감대도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10여년전 한국소설의 엄숙주의와 하루키의 세계나 약간은 무거운 주제들에 매료되고
당연히 생각하던 그즈음 키친은 너무 가벼웠고, 산만한 나에게는 집중이 어려웠다.
허나 그 가벼움과 산만함이 소설 자체에서 생겼다고 보기 보다 개인적 취향과 약간은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소설도 그녀의 다른 작품들 처럼 일상적이지 않다. 재미소설가의 죽음과 그의 작품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이 소설도 가볍고 쉽게 읽었다. 문장에서 주는 느낌이 멍하고 몽롱함이
있지만 약간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볍고 부담없이 읽게 한다.
그것이 그녀 소설의 특징들이기도 하지만.
소설의 내용은 여주인공을 둘러싼 관계들이 상당히 비정상(?)적이다. 소설가의 작품을 번역
하다 자살한 사람과 소설가와 근친상간을 한 딸과 번역가의 어린 애인과 소설가의 쌍둥이 남매.
이들의 관계가 일정한 간격과 묘한 친밀함과 동질성 등이 섞여 조그마한 집단을 이루면서
나아간다. 한 여름의 열기와 자신들의 상실감을 조금씩 채워주면서.
바나나의 책을 읽어면서 느끼는 점 들 중 하나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내용의 전개에, 문장에, 주제에, 감성에.
쉽게 읽히기게 생각하지 못한 수 많은 문장들이 책을 덮고 나면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주제가 뭐였지?
재미있었나?
가끔은 이것들을 무시하고 책을 덮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 속으로 달려간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재미나 주제를 찾아서.... 지금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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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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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로는 처음 읽은 책이다.
이전에 영화로는 '고'와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보았지만 책으로는 처음 읽었다.
처음 '고'에서 관심있던 일본배우가 한국인역을 약간 어색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다른영화에서 좀비스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다른 책들도 읽어보자고 늘 생각만 하다가
이 책을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한 명문 여고생이 자살한 명문여대생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그 내용을 알려고 찾아간다.
자살사실을 알고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납치되어 폭행을 당하려는 순간 좀비스로 구함을
받는다. 그 때부터 좀비스와 협력하여 그 배경을 조사하고 마지막 순간을 향해 준비한다.
이야기는 가볍고 경쾌하며 재미있게 진행되면서 마지막 순간에 한순간 해결이 되고
모든 것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 중간 중간에 사회의 모순에 대해서 조금씩 비판을
집어 넣고 그에 대한 구조적 모순에 대해 조금은 강분하지만 이야기의 한축으로만 작용한다.
한 여고생의 성장기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활극이라고 하기도 뭐한 전개이다.
깊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 순간순간 읽기에는 딱이다.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가볍게
신나게 즐겁게 서술한 것은 장점이지만 그 속에 담긴 비판 등이 너무 쉽게 잊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순한 소재로서만 작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권의 책을 가볍고 즐겁게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면 재미는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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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인류학자 - 뇌신경과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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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을 하여 본다.
마지막 장에서 템플이 일반 사람들이 좀더 복잡한 감정과 사람들이 즐기는 여러 가지 게임을
대하면 당황스럽다고 하면서 "화성의 인류학자가 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하는 부분에서
이 책의 제목과 함께 그들이 가진 문제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동시에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이 가진 감정은 보통사람과 같은 평범하면서 변화 무쌍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고 우리의 문제는 그들을 이상하고 병이 있고 정상적이 아니라는 편견과 알지
못하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제목을 생각하면서 우주나 문화사 등을 생각하였다. 뭐 책소개로 금방 본래의 뜻을 알게
되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어떤 의미와 나에게 다가올 생각들은 짐작하지 못했다.
총 7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자세하게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그들이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에서
어떤 장애와 부딪히며 어떻게 적응하면서 살아가는지 이책은 보여준다.
첫번째 교통사고로 색맹이 된 노화가에서 부터 자폐인 동물학자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는 현재와 과거의 학설과 자신의 관찰을 서술하면서 그들이 처한 현실과 지나온 과거를
어쩌면 담담하게 어쩌면 깊은 감동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진 것을 잃은 사람과 없던 것을 가진 사람인 화가와 시각장애인은 새로운 세계을 접한 사람들의
어려움과 그 극복을 자세하고 상세하게 보여준다. 투렛증후군 의사는 그들이 과연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일을 보통의 사람보다 더 능속하게 처리하며 자폐증을 가진 이들이 가진
놀라운 능력은 약간의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한 신경인류학자가 보여준 사례를 읽다보면 우리와 다른 이들에 대한 시각을 알게 되고
동시에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동시에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문제점을 숨기고 왜곡하기
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게 된다.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자 성장의 방식이기도 한 것이다.
자신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노력하면서 편견없이 산다면 삶의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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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칸타타
필립 들레리스 지음, 임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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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소위 말하는 클래식을 소재로 만들어진 추리소설이다.
서양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워지는 바흐를 중심으로 그의 영향 아래에
있었던 독일,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작곡가들로 이어지는 비밀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추리소설의 재미가 요즘들어 범인이 누군지 맞추기보다 법인의 동기나
주변의 여러가지 사실들에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 책은 서양음악과
그 시대에 이해가 있다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바흐, 모짜르트, 베토벤, 바그너, 말러 등등으로 이어지는 과거의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과 아마도 사실에 기인한 분석으로 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 수사학과 상징주의와 대위법 등이 묘사되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자세한 의미를 완전히 알 수는 없었다.
허나 바흐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그리고 모짜르트, 베토벤 등이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는 서양음악에 무지한 사람들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그들로 이어지는 비밀이 책의 끝에 이 작곡가들의 유사성에 대한
설명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음악 지식이 부족하여 사실 확인은 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실제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에 살인 동기가 나오는데 약간은 이해가 가면서 내가 잊고 있었거나
알지 못한 사실에 놀랐다. 역시 무서운 것이야.
책을 읽어면서 나오는 어색한 번역문구들은 책의 집중을 방해하는데
이책에도 여러군데가 보인다. 상당히 번역에 둔감한데 몇곳이 눈에 들어
온 것을 보면 조금더 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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