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요즘이다.
1-2년 사이에 이전 소설을 다시 읽고 새로운 책을 읽어면서 이전과 다름을 느꼈다.
왠지 가볍고 산만하게 느껴졌던 그녀의 세계가 이젠 조금씩 이해도 되고 공감대도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10여년전 한국소설의 엄숙주의와 하루키의 세계나 약간은 무거운 주제들에 매료되고
당연히 생각하던 그즈음 키친은 너무 가벼웠고, 산만한 나에게는 집중이 어려웠다.
허나 그 가벼움과 산만함이 소설 자체에서 생겼다고 보기 보다 개인적 취향과 약간은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소설도 그녀의 다른 작품들 처럼 일상적이지 않다. 재미소설가의 죽음과 그의 작품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이 소설도 가볍고 쉽게 읽었다. 문장에서 주는 느낌이 멍하고 몽롱함이
있지만 약간은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볍고 부담없이 읽게 한다.
그것이 그녀 소설의 특징들이기도 하지만.
소설의 내용은 여주인공을 둘러싼 관계들이 상당히 비정상(?)적이다. 소설가의 작품을 번역
하다 자살한 사람과 소설가와 근친상간을 한 딸과 번역가의 어린 애인과 소설가의 쌍둥이 남매.
이들의 관계가 일정한 간격과 묘한 친밀함과 동질성 등이 섞여 조그마한 집단을 이루면서
나아간다. 한 여름의 열기와 자신들의 상실감을 조금씩 채워주면서.
바나나의 책을 읽어면서 느끼는 점 들 중 하나는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내용의 전개에, 문장에, 주제에, 감성에.
쉽게 읽히기게 생각하지 못한 수 많은 문장들이 책을 덮고 나면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주제가 뭐였지?
재미있었나?
가끔은 이것들을 무시하고 책을 덮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 속으로 달려간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재미나 주제를 찾아서.... 지금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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