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4 : 새로운 모험의 시작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4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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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시리즈 중 서바이벌 대작전 44권이다.

아이가 좋아해서 쿠키런 킹덤 시리즈와 언어술사 등을 먼저 읽었다.

워낙 많은 분량이라 처음부터 읽기 힘들고, 아이도 중간부터 읽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특별히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부터 읽어도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이번 이야기 마지막을 읽고 난 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편을 읽지 않았지만 291화를 읽다 보면 대충 예상이 가능하다.

나이트메어들과 싸워 꿈 속에 빠진 친구들을 구해야 한다.

이 이야기에서 재밌는 부분은 영생에 대한 것이다. 영원히 사는 것이 꼭 좋지만 않다는 것을 말한다.

영원히 살게 되면서 삶의 굴곡도 재미도 누릴 수 없게 되면서 다른 존재의 꿈을 노린다는 것이다.

영생의 에너지를 타인의 꿈으로 본 것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었다.

성인 대상의 소설이라면 꿈과 생명을 동시에 놓고 좀더 잔인하게 풀어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이트메어들이 닥터 뼈다귀 쿠키의 이동 진료소 변신은 정말 추억을 소환한다.


하나의 미션을 해결한 후 평범한 일상이 펼쳐지고, 이 일상 속에서 생기는 안전 문제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공사장 주변의 위험과 간단한 생활 지식 등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배가 고파지고, 웃을수록 건강해진다는 것은 아는 지식이다.

속눈썹이 눈 속에서 사라졌을 때 이야기도 평범한 편이다.

하지만 망고에 대한 알레르기 부분은 정말 낯설었다. 망고가 옻나무과에 속하다니.

망고스틴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려주는데 오래 전 이 둘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때가 떠오른다.


이번 권에서는 지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곳곳에 아재 개그와 아이들 유머가 놓여 있고, 안전 상식과 과학 정보 등을 늘어놓았다.

어른의 시선으로 책을 읽었지만 아이가 먼저 읽고 다른 쿠키런 시리즈보다 글이 많다고 한다.

다른 책은 한 번에 끝까지 읽었는데 이 책은 두 번 나누어 다 읽었다.

일단 내가 빼앗아 읽고 난 후 다시 주기로 했다.

아마 또 이 책을 뒤적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곳을 찾아 낼 것 같다.


늘 이런 책을 받고 읽을 때면 아이에게 묻는다.

다음 이야기 읽고 싶냐고? 그러면 대답은 언제나 같다. 읽고 싶다고.

이렇게 아이의 책들이 한 권씩 쌓여 간다.

아직 어려 자극적인 일본 만화나 한국 액션 등을 보여주지 못한다. 아내가 반대한다.

그 수준의 아이들에게 이 만화는 재미와 상당한 안전 지식을 전해준다.

아이의 재미와 부모의 욕망이 서로 잘 맞는 곳을 파고들었다. 물론 나도 재밌게 읽었다.

한 가지 부작용이라면 늘 만화를 찾는다는 것인데 뭐 어떤가. 나의 어릴 적 꿈이 만화방 주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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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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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K-콘텐츠 공모전 미스터리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경민선 작가는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장편 우수상 <연옥의 수리공>으로 만난 적이 있다.

두 번째 만나는데 왠지 낯설다. 재밌는 소설을 쓰지만 나의 저질 기억력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미안하고 아쉬운 부분이지만 수많은 작가들에게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계속해서 이 정도로 재밌는 소설들을 내준다면 아마도 분명히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가끔 이름이 너무 헷갈려 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이 작가의 이름은 헷갈릴 가능성이 낮다,


투명인간을 죽이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를 죽였다는 것을 어떻게 알지? 의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작가는 투명인간들은 투명인간을 볼 수 있다고 설정했다.

그리고 이 투명인간은 적외선으로도 확인되지 않는다. 손으로 만지면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 한수가 오랜만에 온 친구 기영의 연락을 받고 갔을 때 그렇게 확인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지만 만질 수 있고, 부피와 무게가 있는 둘러싸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냥 집에 두면 되지 않아 하고 말 할 수 있지만 투명인간의 시체가 부패하면 냄새가 난다.

둘이 함께 이 보이지 않는 시체를 사람이 오지 않는 산에 묻으러 간다.


한수는 좋은 부모 밑에서 잘 자랐지만 공부에 열중하지 않고 백수처럼 살아간다.

부모의 지원이 끊어진 후 알바를 뛰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좋다는 말에 배우 수업을 받는데 운 좋게 CF에 마임하는 인물로 잠시 얼굴을 비춘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성공한 친구들의 헛소리를 듣고 술을 얻어 마신다.

기영은 학창 시절 전교 1등이었지만 의대에 가지 않았다.

친구들은 집이 가난해서 못 갔다고 말하지만 기영이 나무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한수는 알고 있다.

기영이 트럭을 몰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친구들의 말에는 뒤바뀐 현실에 대한 자랑과 조롱으로 가득하다.

이 모임에 온 친구들 부모들은 모두 빵빵하다. 병원장이거나 정부의 고위관료다.


투명인간들이 있고, 그 시체를 치웠다는 조금 황당한 설정만 나왔다면 단편으로 충분하다.

기영의 죽음을 넣고, 투명인간이 있다는 것을 아는 한수가 친구에 대한 부채감을 갖게 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기영이 남긴 단서를 찾아가면서 결국 마주한 것이 새로운 투명인간이다.

죽음 직전까지 몰렸지만 기영의 친구라는 사실을 증명한 후에 겨우 살아난다.

내가 투명인간이 아니란 사실이 조금 아쉽지만 내 동료가 투명인간이 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물론 양심을 살짝 내려놓아야 한다. 실제 이 투명인간은 호텔에 거주하면서 돈 등을 훔쳐온다.

그리고 투명인간은 자신들을 묵인이라고 말한다. 이름은 없고 번호로 불린다.


숫자로 불린다는 것은 개성을 말살하는 것이다. 묵인들은 정부 조직의 관리 아래 운영되고 있다.

적외선에도 잡히지 않으니 최고의 암살자다. 권력자라면 누구나 쥐고 싶은 패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내부 협력자를 두면 가능하다.

물론 이 묵인을 보는 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한수는 이 방법으로 묵인을 본다.

보이지 않는 상대를 상대하는 것에서 보이는 적으로 바뀌면서 대처 방법도 달라진다.

그렇다고 한수가 바로 무술의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한계가 있다.

작가는 이 한계를 이용하고, 앞에 깔아 둔 설정들을 같이 녹여내었다.

영화로 만들면 아주 재밌는 장면이 될 것이다. 아!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뛰어난 가독성과 꼼꼼한 설정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가볍게 읽기에도 좋다.

액션이 펼쳐지고, 쫓고 쫓기는 추격과 멀리서 보면 이상한 행동이지만 치열한 싸움이 나온다.

이 소설의 백미 중 하나는 자신만 보는 묵인과의 대결이다. 남들이 보기엔 마임 같다.

혼자 날아가고, 피가 튀고, 상처가 난다. 당사자는 목숨이 걸려 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런데 남들이 보기엔 미친 놈이 지랄하는 것 같다. 이 장면을 은유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묵인이 소외된 이들을 빗대었다면 이 처절한 싸움은 그들만의 생존 경쟁이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는 우리의 현실 말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 소설을 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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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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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에서 <짝사랑>1.2권, <아내를 사랑한 여자>로 나왔었던 소설이다.

이번에 다른 번역자와 함께 돌아왔다. 단순한 표지 교체가 아니라 새로운 번역이라 더 반갑다.

1999년과 2000년에 일본에서 연재된 소설이 <짝사랑>이란 제목으로 두 권으로 나왔었다.

인터넷에서 표지를 보고 잠시 그 책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내를 사랑한 여자>란 제목으로 나왔을 때는 같은 소설이란 것을 몰랐다.

최근에 개정판에 대한 정보가 잘 나와 그 흔적을 따라가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졌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한국 주류 방송에서 LGBT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것은 언제일까?

홍석천이 동성애자라고 알린 것도 큰 일이지만 하리수의 트랜스젠더 부분이 더 강하게 떠오른다.

아마 그 당시는 트랜스젠더를 잘 몰랐던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방송에 나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인식이 사람들의 모든 의식을 바꾼 것은 아니다.

단지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한 발 내딛게 한 것이다. 이것도 아주 큰 일이었다.

그렇지만 일반 사람으로 가면 어떨까? 내 친구나 지인이라면?


이 소설 속 주인공 데쓰로는 10년 만에 당시 여자 매니저였던 미쓰키를 만난다.

이 만남 이전에 데쓰로는 미식축구부 동기들과 추억을 씹으면서 모임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데쓰로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서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졌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10년 동안 계속 반복되는 그들만의 추억팔이다.

귀가하려고 한 순간에 나타난 미쓰키는 말 대신 글자로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한다.

데쓰로는 자신이 집이 가깝고, 아내가 출장 중이라고 말한 후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두 가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둘 모두 소설을 관통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하나는 미쓰키가 성정체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의 몸이지만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그녀/그는 이것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한다.

남성 호르몬을 맞고, 남자처럼 운동하면서 근육을 키웠다.

호르몬 탓인지 근육도 많이 붙었고, 목소리도 변했다. 무심코 보면 남자처럼 보인다.

가출 후 작은 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데 여직원을 스토커하는 남자가 있었다.

보통의 남자처럼 그 여성을 보호하려고 하다가 그만 죽이고 말았다고 한다.

이 소설의 두 번째 사건이 여기서 나온다.

그녀/그는 자수하기 전 짝사랑했던 여자 리사코를 만나기 위해 동기 모임 밖에서 어슬렁거린 것이다.


이 기묘한 상황에서 자수하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은데 그들은 자수를 말린다.

남자로 살아온 그녀의 흔적을 감안하면 여자처럼 다닌다면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쓰키는 여자의 몸이 싫고, 여자의 옷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은 남자인데 여성의 옷과 행동을 강요한 삶을 이제는 완전히 벗고 싶은 것이다.

작가는 이 지점을 파고들어 성정체성 장애 문제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그리고 이것을 한 사람의 살인 사건과 연결하고, 조금씩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인정할 수 없었던 부모의 모습까지.


지금은 모르지만 일본의 남녀 차별은 한국보다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좀더 세밀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둘이 막하막하이겠지만 표면적으로 일본이 조금 더 심한 것처럼 보인다.

같은 일을 하지만 여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한다.

같은 능력이라도, 아니 더 좋아도 기회조차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소설 속 시간 대로 보면 1990년대 인 듯한데 아마 한국도 그 당시는 그랬을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쌓이고 겹치면서 남자인 마음이 여자의 허물을 벗게 한 것이다.

물론 반대로 남자의 몸이지만 여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


소설은 단순히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문제만 나열하지 않고 조금 더 나간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재밌는 것은 하나의 시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성정체성 장애 문제를 뫼비우스의 띠로 풀어낸 부분이나 남녀의 마음 비율 등은 가슴에 콕 와 닿는다.

이런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살인 사건을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긴박하고 재밌다.

단순해 보이는 살인 사건의 이면은 또 다른 사실을 품고 있다.

숨겨온 과거는 어느 순간 모든 사람이 알거나 짐작하는 일이 되었다.

억지로 이 상황을 봉합하기 위한 설정을 펼치지 않은 것도 좋았다.

최근 초기작들을 가끔 만나는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아주 큰 편차를 생각하면 의외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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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죄의 신들 네오픽션 ON시리즈 3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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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해로의 공포 소설 중 최고 작품이다.

<살(煞) : 피할 수 없는 상갓집의 저주> 이후 많은 작품들이 나왔지만 가장 완성도가 높다.

1857년과 현재가 교차하면서 진행되는데 분량은 압도적으로 현대 위주다.

과거 1857년 섭주의 한 동굴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사이비 종교와 정부군과의 대결이다.

동굴 속 풍경은 불교의 지옥도 한 장면을 그대로 현세에 재현한 것이다.

이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지 하는 의문은 마약을 통해 풀어낸다.

이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있지만 읽다 보면 괴이하고 잔혹한 일들이 가득하다.


현재의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인물은 주생이란 부패 교도관이다.

그는 부모가 가출한 사촌누나를 데리러 갔다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대학을 포기한 후 교도관이 되었다.

이때부터 그의 삶은 꼬였고, 궁핍한 삶은 유혹에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수감된 조폭의 돈을 받고, 그가 원하는 물건을 교도소 안으로 넣어주었다.

하지만 이 일이 그의 족쇄를 채운다. 그가 한 일이 그를 찌르는 창이 되어 그들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한 현실 속에 살던 그를 출판사 ‘연옥’의 대표와 편집장 등이 찾아온다.

사촌누나 서진이 <단죄의 신들>의 작가 반야심이라고 말하면서.

<단죄의 신들> 3부작을 내기로 했는데 3부 출간이 되지 않아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혹시 그녀가 죽게 되면 베스트셀러의 인세 등을 주생이 받을 수 있다고 암시한다.


부패 공무원으로 퇴출되거나 조폭의 압력을 받으면서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

유일한 돌파구가 서진의 유산을 받는 것이다. 돈은 오랫동안 소식이 끊어진 사촌누나를 찾는 동력이다.

가장 먼저 서진이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에 간다. 잠겨 있다. 문밖에는 우편물 등이 쌓여 있다.

가족임을 증명하고 집에 들어가지만 다행히 시체는 없다. 하지만 거울로 가득 차 있다.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특별한 것이 없다. 뭔가 수상한 듯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집안을 뒤진 후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단서의 시작이다. 이 사진을 기반으로 서진의 과거를 쫓는다.


<단죄의 신들>은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같은 제목을 넣은 것을 보면서 작가의 욕망이 살짝 투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857년 이야기에 등장하는 두 신 일선제력과 월선제력이 강림해 죽음으로 인간을 심판한다는 이야기다.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죽이고, “너의 죄를 고하라! 대오하고 각성한 후 무화를 받아들여라!” 라고 외친다.

죽은 인물의 비리, 부패, 추악한 과거가 흘러나오면서 반전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아마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통쾌하게 생각할 것이다.

현실의 부패와 비리와 추악한 일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뒤편에 숨겨진 것을 알아챈 사람이 나온다. 그의 댓글이 또 다른 사실을 알려준다.


소설 속 세계에서 벌어진 외침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어떨까? 그것도 자신의 바로 눈앞에서.

주생이 단서를 쫓아 찾아간 사람에게서 처음 이 일이 벌어지고, 이후 반복된다.

그가 찾은 사진 속 인물들을 만나고, 서진에 대한 과거를 추적하면 수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감옥에 수감된 조폭의 요구가 점점 강해지고 무시무시해진다.

그러다 조폭의 연락책이 사라진다. 당연히 조폭은 주생을 의심한다.

주생은 사라진 조폭의 이상한 전화를 받았고, 목이 돌아간 채 움직이는 그의 영상을 받는다.

주생이 가는 길에 자꾸 일어나는 괴이한 죽음과 사고들은 정말 사이비 종교의 힘일까?


조폭의 압력에서 벗어나고, 좀더 풍족하게 살기 위해 서진의 흔적을 쫓는 주생.

이 주생 주변에 일어나는 기이하고 괴이한 사건들과 죽음들.

1857년 사이비 종교 토벌 당시 있었던 신비로운 현상 등이 엮이고 꼬인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죽음과 그 이면에 숨겨진 탐욕이 천천히 드러난다.

그 탐욕을 이어주는 것은 무속과 신비로운 심령 현상 등이다. 천천히 서늘하게 파고든다.

모두 읽은 직후 느끼게 되는 서늘함과 찜짐함은 상당히 오래 간다.

이런 식으로 어두운 여운이 박해로 표 공포 소설의 재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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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고블 씬 북 시리즈
송경혁 지음 / 고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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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 씬 북 시리즈 중 한 권이다.

128쪽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는 단편 소설 분량이다. 가볍게 단숨에 읽을 수 있다.

고블에서 나왔고, 뱀파이어가 등장한다고 해서 선택했다.

단편 읽는 느낌으로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제목도 상당히 특이하다. 충청도 말투의 느림을 뱀파이어의 빠름으로 비틀었다.


영길은 십대 때 부모님을 자동차 사고로 모두 잃었다.

한때 조폭이었던 외삼촌과 몇 년을 살았는데 학교를 중퇴했다.

삼촌이 부모님 재산을 모두 탕진한 후 특별한 자신의 피를 팔면서 전국을 떠돌았다.

그러다 병원에서 자살하려던 그를 말린 동창 상일을 신체검사장에서 만난다.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다시 헤어졌지만 몇 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상일과 함께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다.


내용을 위와 같이 요약하니 정말 간단하다.

하지만 그 간단해 보이는 삶에도 수많은 사연들이 있다.

구구절절하게 그 사연을 모두 풀어낸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이 사연은 소설 중간에 들어가 있다. 앞부분은 그의 피를 탐하는 상일과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

조금 평화로운 일상을 보여주지만 친구 등의 기이한 행동으로 과거의 문을 연다.


영길과 영길의 엄마와 외삼촌은 특별한 피를 가지고 있다.

RH -도 +도 아니 null이란 혈액형이다. 실제 존재하는 혈액형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인원이 43명이라고 한다.

소설 속에 나오는 단 네 명뿐이라는 설정은 이것과 다른 혈액형이다.

이 피의 특이한 점은 입 냄새가 아주 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특징이 나오는데 스포이기에 생략.


영길의 과거사와 삼촌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가독성이 높아진다.

당구장 혈투 부분은 두 번 나오는데 황당한 부분이 있지만 상당히 재밌다.

액션도 나오지만 코믹한 장면이나 설정 등이 갑자기 풋~ 하고 웃게 한다.

뱀파이어 능력을 가진 인물을 물리치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입 냄새라니 재밌다.

그리고 이 특별한 피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가 간결하게 나온다. 역시 조금 황당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소설 첫 부분을 다시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한 명만 있어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동의한다.

이 소설 속에서 영길에겐 상일이란 친구가 그런 존재다.

입 냄새 때문에 모두 자신을 멀리하는데 개의치 않고 다가와 준 친구다.

하지만 뱀파이어의 등장과 생존이 걸리면 살짝 변한다.

그리고 작가는 같은 공간과 사건을 두 번씩 등장시켰다. 교통사고와 당구장이다.

소설을 모두 읽고 표지를 다시 보니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표지도 재밌다.

분량이 좀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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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10-0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ull이라니?! 이런 혈액형도 있군요. 평생을 배워야 한단 말이 맞네요. 의외의 매력이 있는 재밌는 소설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