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클래식 보물창고 2
진 웹스터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도입부의 몇 페이지를 제외하고 제루샤 애벗(주디)이 키다리 아저씨께 보낸 편지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

1912년에 발표되었으니 올해로 딱 100년 됐다는 말인데 오랜 시간 힘을 가지고 읽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

고아원에서만 생활하던 주디가 후원자의 도움으로 그곳을 벗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한없이 이쁘고 사랑스럽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후원자에게 무조건 의지 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또 불행했던 지난 시간에 대해 원망과 미움으로 현재의 삶에 감사와 행복을 미처 만끽하지 못할런지도 모르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후원자라하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무조건 적인 명령에는 즉시 반기를 들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꺽지 않았다. 돈 앞에 비굴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주디는 그 또래의 여자 아이들처럼 예쁜 드레스나 모자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기도 하지 않았던가.

또 충분히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당연시 하지 않고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제가 갖추려고 하는 게 바로 그런 인격이에요. 인생이란 제가 최대한 솜씨 좋게, 그리고 정직하게 해야 하는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만약 지더라도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웃어너길 거예요. 이겨도 그렇게 할 거고요. 어쨌든 전 유쾌한 사람이 될 작정이에요.(61쪽)

의무감만 강조되고 체벌이 있던 자신이 살던 고아원에 대한 비판도 곳곳에서 보였다. 형편없는 의복과 음식, 충족되지 않는 공부나 오락거리의 부족, 약간의 상상력조차 무참히 짓밟혀 버리는 곳.

주디는 또한 여성의 참정권이 없다는 것에 대한 것도 여러 차례 언급했고 사회주의자가 되겠다는 급진보주의적 모습도 보여준다.

다른 평범한 아이들이 누렸던 어린 시절의 상실을 통해 부족함 속에서 살았던 것이 오히려 세상을 보는 조금 특별한 눈을 가지게 했다. 행복이란 감정에 무감각한 우리들에 비해 인생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며 사는 주디를 어찌 예쁘게 바라보지 않을쏘냐~

현재 우리아이들조차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누리는지 모른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말이다. 늘 부족한 것만 탓하는 아이들이 어떻게하면 이것을 깨우쳐 줄까.

울 딸아이는 어떤 키다리 아저씨를 기다릴까 싶다가도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버럭 할 딸아이가 떠올라 바로 생각을 접는다.

주디가 마치 신데렐라로 여길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사 긍정적인 생각과 유쾌함, 상상력이 없는 주디였더라도 키다리 아저씨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했을까...

어쨌든 상상까지 못할건 없잖은가. 그렇다면 아줌마인 내가 키다리 아저씨를 상상하면 주책 맞다고 할까. 현실로 돌아오면 나의 키다리 아저씬 남편이 되겠지^^ ㅋㅋ 키 작고 뚱뚱한데 키다리 아저씨는 아닌 것 같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7-01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3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2-07-02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론 읽어보지 않았지만, 급진적인데요. 12년에 여성참정권을 요구하다니.. 26년에 여성참정권이 제정된 것을 보면 소설자체가 진보적이네요.흐흐.

그러게..요즘 애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많은 풍요와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시대를 잘 못 태어나서 양반으로 태어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면 그 굴레에서 못 벗어나는 거잖아요.어휴~

희망으로 2012-07-03 21:43   좋아요 0 | URL
저도 책으로는 처음 접해요. 오히려 책으로 접하지 않은 것들이 이런 류의 명작이 아닌가 싶어요.
아이들은 지금이 풍요로운지 조차 모를 껄요.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나는 일이 흔했는데 앞으로는 아니 지금은 그런 일이 무척 어려워 졌다고 봐도 좋을 것 같죠. 가난의 대물림이나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점점 힘들지 싶어요. 양반이나 천민이라는 이름은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굴레는 있지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