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이의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 대한민국에서 10대건 20대건 30대건 40대건 세대를 불문하고 답답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다. 모두 힘들다는 하소연뿐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났지만 무조건 좋아라 할 수도 없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지는데 교육비나 생활비도 빠듯한 마당에 노후 준비란 언감생심. 그러니 평균수명이 달가울리 없다. 오히려 100세란 나이가 축복은 커녕 불행을 초래할게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나오는 건 한숨과 주름 뿐,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의 제목은 짧지만 그런저런 40대의 마음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어 당연 눈에 띈다. 아프면 내 자식과 부모는 어쩌랴. 더구나 지금의 내 상황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두 명의 자녀는 고등학생이고 노모는 고관절 수술 후 치매가 악화되었다. 우선 급한대로 요양병원에 모셨지만 언제까지가 될지 기약은 없고 경제적인 압박도 무시할 수가 없다. 어른들에게 들어가는 월150여만 원의 돈이 외벌이인 소시민에게는 언제 숨통을 죄어올지 모르는 올가미 같다. 어쩌면 더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오늘도 짐 하나가 더 얹혀져 심란하다.

평소 이런저런 이유로 내 남편은 아프면 안 된다고 말해왔다.

제목처럼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기 때문에.

꼭 마흔이 아니더라도 제목은 참 의미심장하다. 마흔을 앞둔 삼십대도 딱 마흔인 사람들도 마흔을 조금 넘긴 나 같은 사람들도 마흔이란 나이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살아야 할 더 많은 날들이 될지 모를 시간을 지금의 나를 정확히 보고 우리 인생의 궤도를 수정하든 다시 시작하든 해야만 한다.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무기력증에 빠질 수도 있지만 결코 지나온 시간에 대해 잘못 살았다고 비하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시간 낭비일 뿐, 결코 발전적이지 않다. 험준한 산을 넘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하고 위로해야 한다.

지금의 이런 수고로움과 고통이나 인내는 미래를 위한 행복 충전이 될 테니.

 

마흔이란 나이가 썩 유쾌하지 않은 것은 중간에 끼어 이리저리 흔들리기 쉽기 때문이다.

한 예로 "계급이 쫄병이면 인생도 쫄병인가?"하며 씁쓸해하는 주임상사의 말은 군대에서만 적용되지는 않는다. 사회에서도 직급에 따라 나이와 상관없이 뭉개지는 일이 다반사다. 여자들이라고 다를까. 우등생의 엄마와 열등생의 엄마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서열이 있다. 자녀의 등수에 따라 엄마들의 등수도 똑 같이 매겨지는 세태라니. 자존심을 내려놓고 자존감의 수위를 높이며 살라고. 나도 그러고 싶다. 성공이 성적순이 아닌걸 알지만 실상은 자존심 팍팍 구겨지고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걸.

그래서 마흔이란 나이는 위태롭고 슬프다. 때론 외롭기까지 하다.

 

결코 늦은 나이는 아니다.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만 아직 힘이 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부분 공감 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담았기에.

 

불혹이라 칭하는 마흔.

책은 남성을 위해 쓰여졌지만 결코 남성들만 마흔을 겪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들도 남편을 보다 잘 이해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쓰여있다.

어쨌건 마흔의 재발견을 통해 파이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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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3-22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인생은 변수가 많으니깐, 어렸을 때 잘해도 나중엔 역전될 수 있으니깐 그나마 그런 맘으로 위안을 삼아요. 마흔, 예전에 진짜 할머니같았는데. 내가 마흔 넘어보니 맘만은 팔팔해요. 우리 십댄땐 정말 마흔 넘으면 할머니 소리도 듣고 그랬잖아요. 그쵸?

희망으로 2012-03-22 19:06   좋아요 0 | URL
왜 어릴때 마흔이나 서른에 자살 할 꺼라는 애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마흔은 많은 나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육체적으로는 조금씩 노화(?)가 오긴 하지만 맴은 여전히 청춘이라 믿고 싶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