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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부엌 + 알고 싶은 살림법
김주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여자들은 살림에 취미가 있든 없든 남의 살림을 엿보는 일이 즐겁다.
살림에 취미가 없다고 말하더라도 실제 속 깊은 곳을 들여다 보면 살림에 취미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잘 못가기 때문은 아닐까?
나 역시 야무지게 살림하고 싶은 마음은 굉장히 많다.
스스로 눈썰미 없고 솜씨가 없음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함으로써 피해가려는 것일 뿐.
공부 못하는 사람들이 여러가지 탓을 한다더니 살림 못하는 나 역시 여러가지 핑계를 댄다. 부엌의 수납 공간이 적다거나 도구가 없어서 그렇다느니 하는 뻔한 이유들.
집이란 공간에서 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 바로 부엌이자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낸다.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만 하지는 않는다.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요리를 하는 부엌이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지친 마음을 회복을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는데 나는 그럴 만큼의 내공을 갖지 못했고 요리를 아니 거창하게 요리가 아니어도 매일 하는 집밥도 지겨워 한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더라도 집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공간도 부엌이고 잘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 부엌인 것은 당연하다. 갖고 싶은 부엌만 생기면 살림도 뚝딱뚝딱 잘 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비록 살림엔 젬병이라지만 그리고 가지고 싶은 부엌이 그림의 떡일지라도 살림 노하우나 팁 같은 살림법은 궁금하다.
불량주부인 나 같은 사람도 그럴진데 이런 제목의 책은 구입 여부와 상관없이 서점에서 슬쩍 들춰보게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책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작았다. 보통의 경우 이런 책들은 잡지 사이즈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어쨌거나 살림의 노련미와 상관없이 나름 오랫동안 살림을 한 주부로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살림법은 거의 없었다. 그냥 예쁜 그릇이나 조리도구를 구경하는 것과 일반적이라고 할 획일화된 싱크대로 구성된 부엌에서 탈피하여 상부장을 떼어 선반을 조르륵 달거나 하는 부엌이 많았다. 실제로 살림을 하는 주부라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평소 넘쳐나는 부엌 살림살이의 수납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부엌은 요리연구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카페&레스토랑 오너 셰프 등 요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이들이다. 그래서 크고 근사한 그릇장이 많았다. 물론 작은 평수의 집에서 자신에게 맞게 고친 경우도 있기는 하다만 문도 없이 그릇이며 살림을 그대로 노출하는 방식을 실제로 내 주방으로 들여올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보다는 정말 유용한 살림법을 소개해 주는 페이지가 알찼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미장원에 가서 잡지에 소개된 주방 개조를 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냥 더러워진 가스레인지를 닦고 싱크대 안의 뒤죽박죽 정리되지 않은 것을 모두 끄집어 내어 정리를 하는 편이 우선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