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수술 후 치매가 더 심해지신 시어머니.
대.소변을 못 가리신다.
그야말로 본격적이고 어려움의 시작을 그렇게 알리는 듯.
지금까지는 그냥 무심히 지낼 수 있었는데....
화욜날 국립의료원에서 퇴원후 곧바로 울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지난밤 낯선 환경으로 잠을 설치진 않았을까 싶어 일찍 집을 나섰다.
여전히 누군지 못알아보신다.
자꾸만 아버지는 왜 안오시냐고 물으시고.
급기야 가지말라고 잡은 손 놓지않고 더욱 힘을 준다.
아주 잠깐 눈가가 축축해지자 나도 울컥.
아흑~ 이런거 정말 싫은데...
알겠다고 안간다고 점심 드시는 것도 보고 그럴테니 불안해 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안심이 안되는지 가지마라고 또 그러신다.
에효. 적응이 필요한 건 바로 남편과 나.
장기전에 들어섰다.
요양병원에서는 퇴원 전날 담당의사의 당부나 주의사항 같은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매일 내가 가서 운동 시켜야 할 판.
낼도 모레도....지치지 않기를.
아무리 혹독하고 고된 시집살이를 시켰더라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