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의 개념사회 -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
신경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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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사회는 불필요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것들이 대단히 많다. 짜증나고 화나지만 외면하기만 해서는 나아지기는 커녕 무개념이 판을 치고 진실은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권력에 밀착되어 있는 언론, 말하기 불편하다고 설명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진실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히나 청춘들이야말로 변화를 주도해야 할 당사들이 아닌가. 그렇기에 저자는 불편한 진실을 꼬집어 이땅의 청춘들에게 매운 辛소리를 책으로 옮겨 담았다.

소통하지 않으려는 누구처럼 귀 닫을 것이 아니라 마음과 귀를 활짝 열어 상식이 통하는 사회, 더 이상 개념 연예인과 같은 '개념'이란 단어에 주목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 그중에서 두드러진 것은 '지연'으로 시작되는 인연의 불합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사실 학연, 혈연, 근무연, 종교연이니 하는 것들의 차별을 우리는 빈번히 겪어왔다. 핏대를 올려 그것의 불합리를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에 줄을 대려 혈안이 되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집안에 의사, 판.검사 등이 한 명씩 있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우습게 들리지 않는 것은 그러한 반증이다.

 

이렇듯 어느 학교도 지역 차별을 가르치지 않고 이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 지역 차별의 현실을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것의 한 가지. 어려서부터 이해되지 않았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라도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 굳이 빨갱이로 몰지는 않았지만 고향이 경남인 친정 엄마께서는 유난히 전라도 사람을 싫어하셨다. 정확히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어렴풋이 짐작컨대 우연찮게 뒤통수를 맞거나 돈을 떼인 경우 그 당사자의 고향이 모두 전라도였더라는 것.

그러나 자라면서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또 얼마나 뿌리 깊게 저변에 깔려있는가를 알게 되었다. 누군지 기억이 안나는데 예전에 알라딘 블로거 중 한 분이 우리는 모두 전라도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이 계속 떠올랐다.

지역연이 빨갱이로 몰아가는데에는 현대사를 알면 쉽게 이해된다. 정부 비판이 노조 가담자가, 호남이, 반미가 빨갱이로 분류되었다. 아니 특별한 죄목이 없을 때면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정치가 뭔지 모를 어린 나이에 집에 굴러다니는 신동아를 우연히 펼쳐보게 되었는데(불법취업이니 노조니 당 대표니 해서 꽤 이름이 알려진) 그때 삼촌에게도 말도 안되게 그런 죄목이 붙여졌더랬다.

이렇게 장황하게 열거한 지연이나 지역차별은 어떤 이들에게는 출신지나 고향을 숨기게 했다.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다.

그래서 의리와 인연을 버려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일리있다. 전부일 수는 없더라도.

 

현 정권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땅을 쳐봐야 소용없다. 우리 손으로 뽑았지 않은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우리의 정치가 명목상 민주주의란 말도 과히 틀리지 않는다. 얼마나 웃긴 말인가.

저자는 억지로라도 MB의 공로를 찾자면 못 찾을 것도 없다고 자조 섞인 푸념을 했다.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뼈저리게 알게 하지 않았나.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총체적 난국이 되어가는 꼴을 우리는 아프게 지켜봐야 했다. 비록 내가 MB를 찍지는 않았으나 그를 찍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도덕적 흠과 인격적 부족에 질끈 눈 감은 댓가는 경제 지도자는 커녕 서민들의 목을 더 옥죄이는 꼴이 되었다.

경제건 정치건 무엇하나 속 시원히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빗질을 당해 앵커에서 물러났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정권에 놀아났든 이제 1년만 참으면 해결될까?

안철수든 박원순이든 그들의 흥행 대박이 MB의 절대적이고 치밀한 기여든 이제 관심없다. 이렇다할 다음 대권주자가 없는 상태라서 불안하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도 그렇기 때문은 아닐까?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식의 체념말이다.

누구든 개념있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 무릴까....

이 책의 나오기까지 신세교에 참여한 젊은 세대는 희망의 씨앗을 본 듯한데 난 부정적인 사람이라서 인지 낙관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록 내 생각이 낙관적이지 않더라도 내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권하는 것은 청춘들이 제대로 사회의 검은 음모나 사건의 이면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고 싶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Q&A 방식이라 읽기에도 부담없으니 평소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고딩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치사회학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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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27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요즘은 상식도 개념도 다 쓰레기장으로 간 듯하니. 전 그래서 요즘 더 인터넷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하면 거의 안 해요. 들어봐보면 열불나는 기사들만 있고. 우리 사회가 이렇게 비뚤어지고 비 상식인 사회였나 싶은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니 싫더라구요.

그렇죠. MB 우리 손으로 뽑아있는데 뭘. 하지만 우리 손으로 다시 MB 뿌리 뽑아서 감옥에 보내야 할 것 같아요.

희망으로 2012-02-28 20:59   좋아요 0 | URL
다시 잘 뽑아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정치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무개념인 사람들이 많아진건 맞는거 같아요. 애들도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자라니 더 걱정스럽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