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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으면 보이는 상상세상
조대연 지음, 강현빈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평점 :
독특한 그림. 책을 펼치니 그닥 끌리지 않았다. 앞쪽은 좀 지루하기도 했고. 다행히 그림 빼면 글의 양이 많지 않아 빠르게 읽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신을 소재로 한 얘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하기에도 석연치 않은 것들이 많다.
아마 제목의 '눈 감으면 보이는 상상세상'에서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얘기중 많은 부문이 바로 귀신과 관련된 얘기다. 동양 귀신과 서양 귀신, 일본 귀신 등을 비교하여 차이를 설명한 부분도 재미있고 가십기사로 심심찮게 나오는 녹음실 귀신 얘기도 그렇고....그런데 이런 귀신 얘기에도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거~~ 숨 막히는 사회가 숨 막히는 학교를 만든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옛날엔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난다. 그에 따라 학교에 대한 괴담이 생기는 것도 결국은 성적으로 친구와 경쟁하고 왕따 시키고...이런 괴담들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잘못을 비추는 거울인 예는 또 있다. 장군이었다가 반란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들. 이때 이순신이니 강감찬이니 하는 장군 동상을 세웠는데 자신들도 이들처럼 훌륭한 장군임을 포장하고 싶었던 게지. 그래서 나온 괴담이 '자정이 되면 세종로 이순신 동상과 덕수궁 세존 동상이 서로 피를 흘리며 싸운다'는 괴담이다.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씁쓸한 괴담이다.
이런 식의 귀신 얘기도 있지만 신화나 상상속 동물 이야기도 있는데 목차를 귀신 얘기를 앞부분에 싣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야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낼 테니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앞쪽의 내용들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 색다른 정보가 아닌 것을 나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중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가 눈에 띄었다. 더구나 크리스마스가 지난지도 얼마 안 되서 딱이다. '산타클로스는 왜 빨간 옷을 입을까?'에 대한 설명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자신들의 상품 판촉을 위한 아이디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발하다. 코카콜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코카콜라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지 않던가. 작년 우리나라에서도 강남 거리에 코카콜라에서 거리를 자기네 상품모양으로 길을 밝혔다지 않던가. 그러니 뭐 그리 놀라울 것도 없을지 모른다. 겨울에 콜라를 마시는 사람이 적자 겨울과 잘 어울리는 산타를 만들어 광고에 집어 넣는 거다. 산타의 빨강이 코카콜라를 대표하는 색이고 흰 수염은 콜라의 거품을 본뜬 거란다. 그래서 사람들이 산타클로스를 보면 자연스레 코카콜라를 떠오르게 한 거라는 사실.
이때가 1931년이니 이전의 산타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그런 모습은 아니란 얘기지.
이보다 놀라운 사실은 1700년 전 터키에서 태어나 착한 일을 많이 한 주교인 산타클로스가 결국은 "착한 사람이 권하는 착한 음료수."란 이미지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상업주의의 왜곡된 모습을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사례이지 싶다. 찾아보면 이런 예는 넘친다.
눈을 감거나 어둠은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섭고, 보이지 않아서 상상의 한계가 없다. 이렇게 세상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환상이 있지만 그걸 꼭 과학의 잣대로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 환상이 깨지는 것도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