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깊이로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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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무실에 앉아 계속해서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웹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휴대전화를 들고 종종거리다 또다시 이메일을 확인하고 이 모든 과정이 디지털 축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깊이 있는 경험의 가능성과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물론 제품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달라는 고객의 이메일을 받고 제품 개선에 대한 간략한 밑그림이 떠올라 시장 전제를 뒤흔들 수 잇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자기만의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면 당신의 삶 전체가 바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이 꽃피울 만한 시간을 잠시도 허용하지 않고 또 다른 스크린으로 옮겨가기를 반복한다면 새로운 사람은 결코 없다.”

하루 일과를 떠올려보자. 데스크톱에서 스마트폰으로 다시 데스크톱에서 스마트폰으로 하루중 스크린과 눈이 만나지 않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정보와 정보 사이에 조금의 빈틈도 없이 스크린이 토해내는 정보를 탐할수록, “디지털 네트웤을 추구할수록 더 창의적이고 똑똑해질까?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모두들 ‘하이퍼 커넥티드’된다면 가족과 지역사회의 유대감이 더 강해질까? 더 나은 조직을 세우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디지털 스크린은 그런 목표들을 이루는데 좋은 수단이다. 그러나 좋은 것도 정도가 있다. 과하면 없느니만 못하다. 지금 우리의 일상이 그렇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계가 없어 보이는 디지털 세상의 삶은 흥미지진진하지만 두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우리를 뒤흔들고 있다. 첫째 여러가지 업무를 동시에 다루다 보면 시간과 집중력을 끝없이 쪼갤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언제나 새로운 자극과 일거리를 찾아 헤메면서 초조해 하고 결국 매 순간을 분주하게 살아간다. 심지어 스크린에서 떨어져 있을 때조차도 초조해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두번째 측면은 다소 철학적이다. 디지털 네트웤이 확장도리 수록 우리의 사고는 외부 지향적이 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돌아보며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피는게 아니라 부산한 바깥 세상을 내다보면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하다. 우리의 주의력도 유한하다. 스크린이 토해내는 무한한 정보의 홍수는 그 유한한 자원을 쪼개고 쪼개며 더 많은 몫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보는 정보다. 정보를 소화해 의미를 만들 시간이 있을 때만 정보는 가치가 있다. 저자는 정보와 정보 사이에 공백, 정보를 소화할 시간의 여유가 없어지면서 우리 삶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가벼워지며 무의미해져간다고 말한다.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친구가 인사를 하러 잠깐 들렀다고 하자. 친구와 막 대화를 나누려는데 휴대전화가 울린다. 친구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부탁하고 전화를 받는데 웨이트리스가 와서 리필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커피가 담긴 주전자를 들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카페의 화재경보기가 울리기 시작한다. 이 상황의 경우 잠재적 관심의 대상은 3가지(책, 음악, 커피)였고 그중 한가지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몇 분 만에 잠재적 관심의 대상이 7가지(책, 음악, 커피, 친구, 전화, 웨이트리스, 화재경보)로 늘었으며 그중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엇다. 만족스러웠던 몰입이 불만족스러운 혼란으로 대체된 것이다. 다시 마음을 가라앉힌다 해도 몰입의 상태는 사라져버렸고 어쩌면 무슨 책을 읽고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불교 식으로 말하자면 이런 삶은 죽은 삶이다.

“창조성은 오직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만 발휘된다.” “사실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잘 모른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눈에[ 보이는 확실한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불필요한 요구나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것들이 없는 상태. 즉 존재가 아닌 부재의 상태다. 설명하기 조차 힘든 그 부재의 상태를 어떻게 되찾을 것인 것?” 이책의 물음이다. 저자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과거에서 찾는다.

저자가 답을 찾아 떠나는 과거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한다.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고대 그리스는 본격적인 도시가 등장한 시대엿다. “고대의 대도시 역시 당시 기준으로 본다면 실로 무척 바쁜 곳이었다. 아테네에 산다는 것은 수천명의 사람들로 밤낮 구분 없이 둘러싸여 있는 것을 의미하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온갖 활동, 소음, 냄새, 타인의 관심을 요구하는 수많은 주장과 함께 한다는 뜻이었다.” 디지털 스크린이 만들어내는 분주함과 산만함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대도시가 등장하기 이전 촌락단위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보량이 거리를 흘러다녓다.

“혼자 있을 때 우리의 사고와 감정은 내면을 향하며 이 경험은 다소 조용하고 느리다. 반대로 실제 군중이든 가상의 군중이든 구중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외부지향적이 된다.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도 많고 관심을 기울일 대상도 많기 때문이다. 군준 안에서의 삶은 보통 더 바쁘고 더 빠르다.” 아테네에 사는 사람은 스크린에 포위된 지금의 사람들과 마찬가지 문제에 부딫혔고 공백을 만들 필요를 느꼈다.

도시라는 공간은 그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의 속도와 밀도를 높였다. 그리고 그 속도와 밀도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살았던 시절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문자매체에 의해 더 가속화되었고 더 촘촘해 졌다.

“군중 안에서의 삶은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불어올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생각할 시간이 없는가? 떨쳐버리기 힘든 이 허전하고 불안한 느낌은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군중의 의견이고 어디서부터가 내 의견인가? 이 도구가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잇는가? 우리가 상황을 바꿀 수 있는가?”

로마제국은 “ㄱ대한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 길을 포장했고 잘 훈련된 군대를 파견했으며 행정제도를 마련하고 우편제도를 정착시켰다. 로마 사회는 새로운 종류의 네트웤을 대변했는데 그 새로운 네트웟은 특히 상류층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만큼의 대가도 치러야 햇고 그중 일부는 꽤 까다로웠다.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면서 제국의 일상은 매우 분주했고 개인의 의무 또한 무거워졋다. 어디를 가든 그곳이 제국의 영토라면 쭉쭉 뻗은 도로, 수로, 요새, 용병, 우편배달부와 같은 같은 다양한 수단이 여전히 로마 ‘안에’ 있음을 일깨워주었고 개인에게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 자율성을 요구햇다. 문자언어를 통한 의사소통때문이었다. 우편물은 오늘날의 이메일처럼 급히 확인해야 할 대상이엇다. 세네카는 이집트에서 막 도착한 우편선을 맞이하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이웃에 대해 묘사한 적이 잇다. 로마 사회의 유력자들은 세네카가 언급한 ‘언제나 쫓기는 듯한 분주한 마음’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그리고 “문자언어의 폭발적인 증가로 로마제국은 읽어야 할 자료로 넘쳐 났다. 수십만원을 넘어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장서를 읽기 위해 이집트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읽을 거리가 많아질수록 진정으로 지식을 쌓기가 어려워졌다. 수많은 책을 정독하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했다.”

19세기, 전보와 철도는 그런 분주함과 정신없음을 새로운 단계로 올렸다. “힘든 하루를 마친 무역강들은 늦은 저녁을 먹을 기대를 품고 집으로 돌아간다. 가족의 품에 안겨 일에 대한 생각은 잠시 잊고 싶지만 런던에서 온 전보 때문에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밀 2만 포대를 사들이라는 급전을 받은 가련한 남자는 허겁지겁 저녁을 먹어 치우고 캘리포니아로 전보를 보내기 위해 최대한 빨리 서둘러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사업가는 쉴 틈 없이 바쁘게 뛰어나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기술 때문에 정신없어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문제가 동일했기에 그에 대한 답도 비슷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먼저 플라톤은 가끔씩 도시의 군중으로부터 물리적 거리를 두어 내적 자유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말을’파이드로스’에서 하고 있으며 플라톤의 물리적 거리두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세네카는 군중 속에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후퇴하여 내적 거리를 만드는 기술에 대해 언급한다. 구텐베르크는 세네카의 내적 거리두기의 수단으로서 책을 손쉽고 싸게 구할 수 있도록 인쇄술을 발명했다. 그러나 구텐베르크의 발명으로 쏟아진 인쇄물의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셰익스피어의 시대에는 넘쳐나는 정보를 통제하는 도구로서 손으로 언제든 썼다 지웠다 할 수 잇는 ‘테이블’이란 도구가 만들어진다.

저자는 그러한 거리두기와 내적 자유를 위해 어떤 방법을 생각해냈는지 플라톤부터 프랭클린, 소로, 맥루한 등 7명의 시대와 그들의 대응을 검토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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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텐의 엘레오노르 - 중세 유럽을 지배한 매혹적인 여인
앨리슨 위어 지음, 곽재은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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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책은 12세기 남프랑스에서 태어난 어느 여인의 일대기이다. 여인의 지위가 한없이 낮았던 중세유럽에서 이 여인의 지위는 범상치 않았다. 프랑스의 1/4에 달하는 남프랑스 대영지의
유일한 상속녀로서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고 다시 영국의 왕비가 되어 플랜태저닛 왕조의 시작을 알렸던 여인. 이 책이 다루는 것은 평범할 수 없었던 여인의 삶이다.

거의 500 페이지에 육박하는 이책은 그러나 평전과는 거리가 멀다. 그보다는 엘레오노르라는 여인을 중심에 놓고 그녀를 중심으로 일어낫던 12세기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역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저자가 계속 푸념하는 것처럼 엘레오노르란 여인에 대한 기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시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천년 가까이 지난 시간의 간극을 메울만큼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 부족분은 저자의 상상력으로 메워야 한다. 그러나 그 불충분함을 견디면서 이 두꺼운 책을 쓸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12세기는 프랑스로선 카페왕조, 영국으로선 플랜태저닛 왕조가 시작된 시기이고 엘레오노르는 왕비로서 두 왕조가 시작되는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결혼으로 남서 프랑스와 북서 프랑스가 결합되어 프랑스의 절반이 영국왕실의 소유가 되면서 영국세력을 프랑스에서 몰아내는 것이 카페왕조의 사명이 되면서 두 왕조의 갈등의 원인이 되었고 이후 중세를 끝장낸 백년전쟁의 서전이 되엇다.

이책은 중세의 르네상스라 불리는 12세기를 한 여인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이후 프랑스와 영국 왕정의 뿌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후 두 나라의 뿌리깊은 반목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제목에서 기대되는 것처럼 엘레오노르라는 한 여인의 내면을 안다든가 중세를 살아간 귀부인의 내밀한 삶을 아는데는 그리 큰 장점이 없는 책이다. 그보다는 남프랑스 아키텐 궁정과 파리 궁정, 런던의 궁정을 아는데는, 그리고 그 세 궁정의 관계가 어떻게 이후 양국의 역사를 만들었는가를 아는데는 쓸모가 많은 책이다.

그외에 이책에서 얻을 수 잇는 것은 플랜태저닛 왕조의 개창자이며 엘리오노르의 남편인 헨리 2세와 그 두 아들인 사자왕 리처드, 존왕의 초기 플랜태저닛 왕조의 세 왕의 연대기로도 꽤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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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전략 - 경기순환을 관리하는 전략 및 전술 워튼스쿨 경제경영총서 26
피터 나바로 지음, 이주형 옮김 / 럭스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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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은 2년 내에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겁니다. 큰 전쟁이 끝날 때마다 대공황이 뒤따랐으니까요. 우리 차트들을 보건대 1,2년 내에 그런 상황이 옵니다” 와드사의 CEO인 에이버리가 말했다. 에이버리와 (시어즈의 CEO) 우드는 과거에 1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직접 겪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드는 에이버리와는 다르게 보았다. 남들은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그의 경력 중 가장 큰 도박’에 뛰어든다. 이른바 전후 대확장 프로그램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앞으로 닥칠지 모를 경기침체의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드는 수많은 군인들이 제대하면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날 것을 감지했다. 그들은 시어즈사 수익의 핵심인 냉장고,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DIY 도구들의 무한한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에이버리 역시 자신의 전략을 공들여 만들었다. 1차대전 후 많은 회사들이 쌓이기만 하는 재고에 허덕이다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던 에이버리는 몽고메리 화드사의 재고를 모두 팔아치웠다. 우드와 시카고 클럽에서 대화를 나눈 이후 10년 동안 시어즈사는 매장수를 100개 이상 늘렸고 몽고메리 와드사는 매장수를 줄였다.

에이버리의 전략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1948년까지는 와드사의 매출과 이익이 급상승했으나 그 이후 1954년까지 내내 흔들렸다. 매출액은 25% 이상 떨어졋고 이익은 거의 95% 주저앉았다.

2차대전 히우 10년 동안 시어즈사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다. 매출은 3배 뛰었고 이익도 3배 상승했다. 몽고메리 와드는 더 이상 경쟁상대가 아니었다. 시어즈는 자동차와 식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비재를 취급했기 때문에 미국 시장 전역을 주도하고 있었다.” (리처드 테들로우)


지금에 와서 몽고메리 와드를 기억하는 사람은 경영사학자 이외에는 거의 없다. K마트나 월마트와 같은 양판점 업태가 지배적이 되기 전까지 소매업을 지배했던 시어즈와 맞수 몽고메리 와드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은 경기예측의 잘못이었다. ‘경기순환을 관리하는 전략 및 전술’이란 부제대로 이책은 시어즈와 몽고메리 와드처럼 순간의 선택이 어떻게 기업의 운명을 바꾸었는가를 다룬다.

이책의 논지는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장사의 기본을 말한다. 불황은 모든 것이 싸질 때다. 호황은 모든 것이 비싸질 때이다. 비싼 값에 그것도 사겠다는 사람도 많을 때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간다. 그러나 아무리 싸게 내놓아도 물건의 임자가 나오지 않을 때는 하늘이 무너진 것같다. 그러나 불황이라고 죽은 듯 움추려야 할 때인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내가 싸게 팔아야 할 때는 남들도 싸게 팔아야 할 때이다. 다시 말해 나도 싸게 살 수 있다. 호황때는 엄두도 낼 수 없던 것들이 불황에는 말도 안되는 값에 나온다.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게 비싸던 인재를 착한 값에 구할 수 있고 특급 지면에 싸게 아주 싸게 광고물량을 쏟아넣을 수 있으며 은행문턱도 아주 낳아진다.

하기에 따라 불황은 남들을 앞지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러나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잇다.

“‘바다가 잔잔할 때는 누구라도 배를 조종할 수 있다.’ 경기순환의 확장단계에는 기업의 모든 활동이 일사불란하게 한 방향으로 모아진다. 이런 시기에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잔잔한 바다에서 배를 조종하는 것처럼 아주 쉽다.

물론 이와 같은 활황기는 경영팀의 역량을 측정하기에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불황기도 경영팀의 진정한 역량을 측정할 때가 아니다. 진정한 역량은 경기 사이클의 전환점에서 제대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저자는 이책의 제목에 타이밍(원제는 timed로 되어 있으나 의미차이는 없다)이란 말을 넣은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사이클의 전환점을 잡아내는 기술에 대한 것은 아니다. 마지막 장에서 경기선행지수들을 다루면서 경기예측기술에 대해 약간 다루지만 내용은 빈약하다. 경기예측에 대해선 다른 많은 책들이 나와 있고 이 얇은 책에서 그 기술을 익힌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 이책의 가치는 전환점을 잡아낸 후 어떤 전략을 택하는가에 있다.

“타이밍이 전부다. 사랑이든, 전쟁이든, 거의 모든 상황에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경기순환 관리에 있어서는 타이밍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존슨앤존슨의 CEO 랄프 라슨을 보자. 그는 주요 경기선행지표를 열심히 추적하고 불황을 정확히 예상하여 ‘시의적절한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재고를 늘리는 동안 생산과 재고를 줄이기 시작햇다.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급여로 직원을 채용하는 사이에 시의적절하게 해고를 단행해 회사의 규모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했다.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차입비용이 치솟는 시점에서 과도한 자본지출을 하지 않았다.

2001년의 불황을 예상한 라슨은 최고의 호황기였던 2000년에 자본지출을 1억 달러 이상 감축했는데 이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긴축조치였다. 그는 현금준비금을 대폭 확충하여 수익 및 이익 측면에서 두자릿수의 성장을 실현햇다.“

타이밍 전략은 방어적인 것만은 아니다.

“IDT는 국제 콜백서비스 기술을 개척한 사업자로 유명하다. IDT는 통화재발신사업으로 돈을 벌기도 했지만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격언에 따라 몇 차례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하며 부를 축적햇다.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하워드 조나는 인터넷전화 자화사 넷투폰의 지배지분을 매각하며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로 타이밍의 과녁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그는 200년의 증시호황의 정점에서 1,500만주를 AT&T에 매각하고 14억 달러의 현금을 챙겼다. 불황의 정점에서 수백의 다른 다른 회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칠 때 IDT는 한푼의 빚도 지지 않고 통신업계의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조나스는 현금을 쌓아두지 않았다. 그는 2001년 불황의 저점에서 기업인수에 나섰고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자산들을 헐값에 사들였다.“

경기의 고점과 저점을 포착하고 구사하는 전략은 다양하다. 위에서 인용한 것처럼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것, 전략적 공세를 취하는 것, 인적자원과 설비, 재고, 공급망, 마케팅, 원료의 해징 등 이책은 다양한 산업의 다양한 전략들을 타이밍을 제대로 포착한 전략과 그렇지 못한 전략을 비교하면서 짧고 간명한 케이스 스터디로 보여준다.

재미있게 그러면서 짧고 요령있게 잘 쓰인 저자의 명성에 걸맞는 책이다. 단지 흠이라면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경기선행지수들이 미국에만 적용가능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경기예측 자체에 대해선 어차피 다른 책들을 볼 것이라 예상하고 쓰여진 책이고 국내 경기지표에 대해선 다른 책들이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런 경기지표를 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루는 책이 드물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책의 가치는 그 드문 책의 하나라는 점에 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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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쟁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1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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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차라리 우울한 편이 나았을텐데. 나는 생각에 잠겼다. 따지고 보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한 파멸인 것이다. 우리들은 단 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한 번 이상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베테랑이었다. 전투당 평균 생존율이 34%에 불과한 전쟁에서 말이다. 만약 행운 따위를 믿는다면 옛날에 이미 다 써버렸다고 해야 옳지 않겠는가.”

미래로 끝도 없이 뻗어진 전장에는 아무 희망이 없다. 어떻게 어떻게 살아남아 지구로 돌아오면 훌쩍 몇십년, 몇백년이 흘러가버렸다. 모든 것이 달라져 있다. 수백년이란 시간에 언어조차 녹아내려 영어는 영어인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되어 있고 문화도 달라져 있다. 인구를 조절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해 동성애자로 만들어놓고 이성애자는 변태가 된 세상, 더 이상 아이를 사람이 낳지 않고 기계가 낳는 ‘멋진 신세계’.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알 수 없다. 천년을 넘은 전쟁을 치르며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전투와 전투 사이의 길고 긴 훈련과 대기, 짧고 무의미한 살육과 죽음, 그리고 또 대기. “전쟁은 어땠나, 친구?” “대부분 지루햇지. 지루하지 않았을 때는 두려웟어.”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 어차피 아는 이도 없는 이 우주에서? “오 다이애나! 다음 항구에 닿을 때 최고급 스카치를 한 병 선물하게 해 다오. 700년 후의 얘기가 되겠지만.”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인류를 토오란이란 외계인으로부터 지킨다고 하지만 전투는 태양계 밖에서, 지구에선 보이지도 않는 은하 구석 또는 마젤란 성운의 황폐한 혹성에서 치뤄지고 그 전투를 기억해줄 전우마저 적의 손에 상대성의 시간에 사라져 버리는. 무의미함.

“과거에 전쟁을 하고 있었던 나라의 국민은 언제나 전쟁과 밀접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문은 전쟁 기사로 가득 차고 제대 군인들은 전선에서 돌아왔다. 때로는 그들의 고향이 전선으로 변했고 침략자들이 자기집 앞을 행군하는 것을 보거나 밤중에 폭탄이 쉭쉭거리며 덜어지는 소리를 들어야 햇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승리를 향해 가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패배를 늦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적은 손으로 만질 수 잇는 실체엿고 선동가가 만들어낸 이해가능하고 증오할 수 있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적이란 모호하게 밖에는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한 생명체엿고 악몽이라기보다는 만화영화의 중인공에 더 걸맞았다. 전쟁이 모국에 끼친 영향은 주로 경제적인 것이엇고 감정적인 영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세금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일자리도 늘어나는 식이엇다. 22년만에 제대해서 돌아온 군인이라고는 27명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시가행진을 하기에도 모자라는 수였다. 절대 다수는 이 전쟁이 갑자기 끝나면 지구 경제가 붕괴하리라는 생각밖에는 하고 잇지 않았다.”

무의미함에 질려 지구로 돌아가려 했지만 그곳은 알던 곳이 아니었다. 무의미한 전쟁에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받아주고 위로해줄 고향은 거기 없었다. 결국 갈 곳은 익숙해져버린 무의미한 전장뿐.

“필사적으로 즐겼던 것이다. 전쟁의 양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3년 후까지 우리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극미에 가까웠다. 우리는 치명적인 병에 걸렸지만 놀랄 정도로 건강한 병자였고 일생동안 느낄 감각을 반 년 안에 경험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위안이 있기는 햇다. 남은 여생이 아무리 짧더라도 적어도 우리 두 사람은 함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기억에만 있는 20세기를 공유하는, 우주에서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잇는 유일한 연인을 빼앗겨야 했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취하는 것뿐.

“괜찮아. 약을 먹었거든.”
“그래. 나도 정말 행복해.”
나도 아까 내 약을 삼켰다. 판단력을 잃는 일이 없이 낙천적이 되는 약이란다. 우리들 대다수가 조금 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왠일인지 그다지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무의미함을 견디고 전쟁의 끝을 보았다. 그러나 전쟁의 끝에서 본 것은 그 전쟁이 아무 명분 없는 농담이엇다는 것뿐. “1143년간 계속된 전쟁은 허위에 의해 시작되었고 두 종족 같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했던 고로 계속되엇다. 처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을 때 제일 먼저 나온 질문은 “왜 너는 그런 일을 시작했지?’였고, 대답은 “내가?’였다.”

전쟁의 이유는 있었다. 우주선이 사고를 당해 사라졋고 군인들은 적대적 외계인의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받은대로 돌려주었다. 그렇게 전쟁은 천년이 넘게 지속되엇다. 그 끝은 무의미일 뿐이엇다. 그러나 무의미의 끝에는 구원이 있었다.


“2878년 10월 11일

윌리엄에게,
이 편지를 당신의 인사 파일 속에 넣어 둡니다. 하지만 당신 성격으로는 읽지도 않고 내버릴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꼭 당신 손에 전해달라고 못박아두었습니다.

보다시피 나는 살아남았습니다.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일 줄 압니다. 내게로 와 줘요.

기록을 보고 당신이 사데-128로 가 있고 몇 세기 후에나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문제없어요.

나는 미들 핑거라는 행성으로 갑니다. 그곳으로 가려면 콜랩서 점프가 두 번 필요하고 주관 시간으로는 10개월 걸립니다. 미들 핑거는 이성애자를 위한 일종의 도피처 같은 곳입니다.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좋아요. 내가 가진 돈 전부와 다른 제대 군인 다섯 명의 전재산을 털어서 UNEF의 순양함을 샀습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타임 머신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상대성 이론적 셔틀을 타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유일한 목적은 매우 빠른 속도로 5광년을 나아간 다음 다시 미들 핑거로 돌아오는 일입니디ㅏ. 나는 십년에 한 달의 비율로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아직도 살아 있고 예정대로 돌아온다면 당신이 도착할 때 나는 스물여덞살이 되어 있을겁니다. 빨리 와줘요!

지금까지 다른 남자를 만나지도 않았고 다른 남자 따위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아흔 살이건 서른 살이건 상관하지 않아요. 당신의 애인이 될 수 없다면 당신의 간호부가 되겠어요.

메리게이”


“베트남 전쟁의 영향을 무위로 돌리려는 역습에는 역사를 다시 쓰는 일도 포함된다. 여기서 중요했던 것ㅇ른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미국의 군인들이었다. 그들이 겪은 일들이 그들과 유리된 채 뭔가 다른 것으로 변잴도앴다. 참전군인들은 위험하ㅣ고 폭력적인 존재라는 것이 헐리우드의 일반적인 묘사방법이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영화들이 ‘택시 드라이버’, ‘람보’, ‘커밍 홈’이다. 그리고 다른 수십편의 B급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참전군인들을 위험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 그들은 정신과 의사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란 병을 발견하고 그런 사람들의 기억을 ‘환각 재현’이라고 부르기 훨씬 전부터 영화로 재현된 과거지사를 떠올리며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헐리우드의 선전 요지는 재향군인 병원 정신과 의사들의 선전 요지와 같았다. 사병들의 폭력적 욕구가 베트남 전쟁이 폭력으로 치달은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병들이 명령을 받아 잔혹한 일을 저지르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았고 전쟁 전략이 소모전이었으며 마침내 사병들이 교전 행위를 거부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잔혹성을 사병들 탓으로 돌리며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인들이 그 전쟁을 잔인한 전쟁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헐리우드는 전쟁의 잔혹성ㅇ에 대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야 햇다.” (조너선 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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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드 라이징
롭 살코위츠 지음, 황희창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경제학자가 1970년대에 석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에 이른다거나 미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뒤질 것이라고 예측했던가?

나는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재무 관리와 회계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경제학은 너무나 애매해 예측에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활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닐 때 장기 경기 사이클에는 관심 없었다. 예측 기법에 대해 교육을 받지도 실제로 예측 모델을 개발해 본적도 없었다.” 그러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장기 성장 추세와 사이클의 변화, 인구 및 기술 사이클의 변화가 기업과 경기 추세를 예측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이엇다.

나는 인구 통계적인 추세가 우리 경제의 근본을 바꾸어버리는 혁명적인 신기술과 경제의 주된 원동력이며 혁신과 신기술의 수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구가 늘고 그로 인해 풍요한 소비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제한된 숫자의 사람들이 정치와 부, 기업을 통제하던 과거의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인구 통계는 우리의 운명이 되었다!’ (해리 덴트)

해리 덴트의 말을 경제학자의 말로 하자면 인구배당효과(demographic dividend)이다. 노동인구가 증가하면 경제성장률 역시 높아진다는 뜻이다. 1970년대 일본, 1980년대 한국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당시는 일본과 한국에게 최고의 시간이었다. 2000년대 중국이 번영을 누린 것도 마찬가지로 인구배당효과 때문이엇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이 늘면 당연히 산출량이 늘어난다. 즉 노동인구가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자동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해리 덴트는 그 이상을 말한다.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변수는 자본과 노동 이외에 TFP(총요소생산성)가 있다. TFP는 투입되는 자본과 노동이 산출량으로 바뀌는 효율성을 결정한다. TFP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수준이다. 그리고 그 기술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그 경제의 혁신성이다. 해리 덴트는 그 혁신성 역시 노동인구의 양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의 흐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주요 선진국들은 대략 일본, 러시아, 유럽, 동유럽, 중국 및 동아시아, 뉴질랜드, 호주, 북미의 순서로 노령화가 진행될 것이’며 그에 따라 경제의 활력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젊은 인구가 대다수인 ‘신흥개발지역은 아마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인도 및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순서로 성장, 경기 사이클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해리 덴트)

물론 인구만 많다고 자동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구통계만 가지고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저개발국가의 경제에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저개발국가에는 노동자가 나이를 먹더라도 생산성이 향상되도록 도와주는 충분한 법적, 정치적, 재정적, 기술적 사회간접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은 인구 뿐 아니라 자본과 기술의 함수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나 그런 상황이 변하고 잇다는 것이 이책의 논지이다. 정보기술의 확산 덕분이다. 아프리카를 예로 들어보자. 아프리카라면 가난과 질병, 전쟁이 떠오른다. 우리에게 아프리카에서 좋은 것이란 동물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작년에 나온 ‘아프리카 파워’란 책은 그런 아프리카가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아프리카는 경제성장에 적대적이다. 전기나 전화와 같은 기초적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고 은행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에서 무슨 경제인가? 그러나 상황이 바꿔놓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전화가 없는 것도 인터넷이 안되는 것도 은행이 없는 것도 핸드폰으로 해결된다. 어쨌든 사람이 살면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첨단기술은 아프리카가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아프리카에는 산업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잇지 않습니다. 제조업으로도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를 컴퓨터 앞에 앉혀 놓고 어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라 한다면 나는 미국에서 나와 똑 같은 일을 하는 어느 누구와도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경쟁해 이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사람의 말이다.

인도의 인포시스 같은 회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정보기술은 인프라가 없더라도 사람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트웤을 통하면 그들이 가지지 못한 자원과 기회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웤은 단순한 정보망이 아니라 배우고 참여하고 협업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와 맟닿아 있는 연결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그런 가능성을 보이는가? 저자는 그런 가능성을 가진 나라들을 영월드란 이름으로 부르며 인도, 나이지리아,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남아공, 필리핀, 베트남을 언급한다.

“영월드에 속하는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인 젊은 세대의 영향력 증대, 첨단기술의 빠른 확산과 폭넓은 활용, 자국에 뿌리를 둔 신생기업드르이 급속한 증가등은 그들이 주어진 길을 숙명으로 여기고 순응하기보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려는 강한 의지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10년 내지 15년 후에는 영월드의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낸 글로벌 물결이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이책의 요지이다.

구체적으로 이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 가는 저자가 중국은 영월드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를 보면 좀더 분명해진다.

첫째 중국은 더 이상 젊지 않다. 2016년이면 중국의 노동인구는 정점을 지나며 일본과 한국의 인구패턴을 닮게 된다. 이후 중국을 기다리는 것은 일본과 유럽 그리고 한국이 갈 쇠퇴의 길이다.

둘째 중국의 권위주의가 문제다. 중국의 인터넷과 이동통신 보급률은 높다. 그러나 그 하드웨어를 흐르는 정보가 문제다. 그 흐름을 왜곡하는 중국정부 때문에 과연 중국에서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며 마찬가지 이유로 기업가정신 역시 숨통이 막혀 있다고 저자는 본다.

그러면 영월드는 무엇이 다른가? 첫째 그들은 젊은 인구가 대다수이다. 젊은 세대는 활동적이며 혁신적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렇다 할 것이 없는 영월드의 낙후성은 오히려 그 세대의 창조성이 만개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을 방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넷세대의 열망은 문화적이든 정치적이든 아니면 상업적이든 간에 관계없이 전부 기존 제도에 대한 도전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잇는 노년층이 좌지우지하는 사회구조에서 활기 넘치고 열정적인 세대가 점점 부상하고 있다. 현재 주도권을 가진 기존 새대들과” 이 새로운 세대는 타협을 해야 하며 그 타협에 그들의 에너지가 소비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세대격차는 영월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적으로 이전 세대를 압도하고 교육수준과 생활수준이 더 높은 그들은 사회의 주도권을 바로 쥐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도권을 쥔 그 세대는 그들의 라아프스타일대로 돌아가는 세계경제에 바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잇으며 그들이 주도권을 쥔 사회는 세계경제에 바로 뛰어들 준비가 된 상태일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그 좋은 예로 이란의 트위터 혁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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