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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눈부신 탄생 - 새로운 나로 재부팅하라
김필수 지음 / 살림Biz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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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이 안 맞는 이말은 애플사가 파워 매킨토시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썼던 카피이고 이후 유행어가 되었다. IBM PC가 아니라 맥을 써야되는 이유를 말하기 위해 동원된 이 카피는 사실 거의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 적용되는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이다 라는 유심론적으로 들리는 불교의 말과 별 다를 것이 없는 접근법이다. 불교의 이말은 자기계발서들의 논리로 다시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나를 바꾸면 된다. 그리고 이책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저자의 전직인 학원강사 경험을 보자.

저자가 신출내기 학원강사였을 때 그의 수강생은 고작 11명이었다. 처음이니 나아지겠지 배우는 셈치자 했지만 사람 마음이 간사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생활이 안된다. 참고 견뎌보려 해도 학생이 늘지를 않는다. 강의실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옆 강의실에 눈길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비참해진다.

선배와 술을 먹는 자리에서 그런 심정을 말했다. 그랫더니 선배는 '너는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다. 자신감을 가져라.' 고 한다. 뚱딴지다. 그랬더니 "너를 인정하고 강의를 들으러 오는 11명의 학생들은 너를 최고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 그들을 위해서라도 자부심을 가져라." 그후 그는 자신의 강의노트를 다시 만들었고 열의를 가지고 강의를 했다. 그후 그의 강의에는 수백명이 모이게 되었고 학원들마다 그를 모셔가려 난리가 났다.

이책의 제목인 리셋, 즉 나를 다시 시작한다는 말의 목적어는 내 마음이다. 세상사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그런 전제에서 이책은 다른 많은 자기계발서들에서 반복되는 주제어들이 나열된다. 몰입, 긍정적 사고, 감사, 행복, 비전, 웃음 등등

이책에서 반복되는 그 주제들이 이책에서 새삼스럽게 재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들을 읽다보면 몇권인가쯤에서 '그만 많이 묵읐다'는 친구의 말이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거기서 거기고 실제 하기는 힘든 공자님 말씀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책도 별 다를 것은 없다. 물론 자기계발서라는 장르의 책으로서는 잘 쓰인 편이다. 정석대로 저자 자신의 경험들도 나오고 다른 책에 많이 나오는 단골 메뉴들도 반복된다. 그리고 상당히 설득력 있게 조리있는 문장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책 역시 다른 자기계발서들의 한계를 그대로 공유한다.

자기계발서의 한계는 시작을 하는데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책의 제목처럼 자신을 리셋해서 뭔가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까지이다. 이책의 말처럼 불안한 마음을 달래 불안은 근거가 없고 나도 할수 잇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 이상이 아닌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그러나 책을 덮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그 자신감은 눈녹듯이 사라진다. 내가 뭘~~~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현실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현실의 무게를 이기는 것은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현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말로 때워지지 않는다. 현실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고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물론 그런 자신감의 근거를 만들려면 시작을 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준비를 시작햇다면 불교의 말처럼 강을 건넜으면 배는 태워버려야 한다. 아직 당신이 강을 건너기 전이라면 이책은 괜찮은 책이다. 그러나 강을 건너고 있다면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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