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경제위기>를 리뷰해주세요.
끝나지 않은 경제위기 - 김광수 경제평론 01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김광수경제연구소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대학원 시절 논문작성법에 관한 서적을 많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신입생 때부터 작문에 관한 수업을 강제하는 미국의 커리큘럼과 달리 글쓰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한국의 대학교육에선 글쓰기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은 대학원에서나, 그것도 교육과정과 별도로 혼자서 필요에 따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논문은 항상 어떤 반대입장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글을 읽게 만들려면 자신의 글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논문을 읽는 사람은 동료들이다. 그 동료들은 남의 글을 지독히도 안 읽는다. 너무 읽을 것이 많아 종이짝에 깔려죽기 일보직전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쓰는 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읽지 않는다.

자신의 글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이글엔 새로운 것이 있습니다 하고 차별화의 마케팅을 하여야 한다.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 기존 학설이나 연구에서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있다고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족한 것을 드러내는 것은 공격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격은 예의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연구가 모두 쓰레기라고 말하는 것은 가장 저열한 방식이고 실제 쓰레기인 경우도 거의 없다. 그렇기에 공격은 기존의 학설 또는 연구를 객관적으로 요약하고 그 요약의 논리 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먼저 상대의 강점을 말하고 약점은 그 다음 말하는 것이다. 비판하려면 먼저 칭찬하라는 생활의 지혜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지혜를 따르지 않는다.

이책은 오로지 현정부에 대한 비방 밖에 없다. 현정부는 무능하기 때문에 경제현실을 볼 능력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정책은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냥 임기 끝날때까지 손놓고 있는 것이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정도로 사실 이책의 내용은 모두 요약된다. 여러가지 경제현실에 대한 분석이 나열된다. 예를 들어 년초까지 왜 그렇게 환율이 요동쳤는가에 대한 분석은 깔끔하고 명료하기 까지 하다. 지금까지 본 어떤 분석보다 탁월하다. 그러나 그뿐이다. 이책의 목적은 경제현실에 대한 분석과 정책대안을 내놓기 위한 책이 아니다. 오로지 현정부에 대한 욕을 배설하는 것 이외에는 어떤 목적도 없다.

대안없는 비판만큼 듣는 사람이 피곤한 것도 없다. 대안 없는 비판의 목적은 둘중 하나이다. 변명하기 위한 것 또는 자신은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허영심을 증명하기 위한 것 둘 중 하나이다. 이책의 저자의 목적은 오로지 후자이다.

제대로된 비판이라면 논문쓸 때 비판을 하는 절차대로 상대가 왜 그런 정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는지 객관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세상에 바보는 없다. 더군다나 자신의 논문에서 비판해야 할만큼 이미 업적을 쌓은 사람들이 바보일리가 없다. 그것은 정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물론 정치논리가 우선되어 경제논리가 뭉게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바보라 그런 정책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유없는 무덤이 없듯이 어떤 정책이든 그런 정책이 나오기까지의 이유가 있다.

비판은 먼저 왜 그런 정책이 나왔는가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의 입장을 세워 보여주기 전에 자신은 이렇게 객관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여줄 자신의 논리도 객관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글쓰기의 전술이다.

그러나 이책의 저자는 오로지 나는 잘났고 남들은 모두 바보라는 유아적 글쓰기를 하고 잇다. 설득력이 없다. 그가 정부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들도 우습다.

정부의 녹색정책에 대한 비판을 보자. 저자의 말대로 정부정책이 우스울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전기자동차 기술이나 대체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라는 제안을 보면 헛웃음 밖에 안나온다.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증시에서 녹색주가 떠오르는 혜성인 것을 보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지방정부들이 녹색기술을 미래의 희망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을 보면 중앙정부가 모를리가 없다. 그리고 기업들은 더 잘안다. 매제가 현대자동차에 다니기 때문에 그점은 안다. 그러나 저자는 일본의 예를 들면서 한국의 엽전들은 이걸 모른다고 공격해댄댜. 기업관계자나 정부, 지자체 관계자에게 전화만 해봤어도 아니 신문만 봐도 알것을 저자는 모르는 것같다.

한마디로 이책은 시간낭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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