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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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글쓰기는 당혹스럽다.어디까지 자전이며 어디까지 작-그야말로 지을 작-인지.
그러나 이 책은 일기다.스러져가는 노인여성 아니 어머니..아니 미래의 나에 대한 병상일기다.
나는 어머니...엄마..라는 말앞에서..할 말을 잃는다.

아직은 그 주제에 대해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어쩌면 내가 죽을 때까지도..ㅜ

그저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은 어떤지,기웃거리면서,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엇그제 아는 분의 노모께서 운명하셨다.
나도 모르게 그분과 내 나이를 셈하면서, 나보다 8살이 많으니 적어도 8년은 더 어머니를 보셨구나..하면서 그분을 부러워하는 나를 느꼈다.
내가 이렇다.
누군가의 슬픔보다 나를 견주며 셈을 해보는 나라니.

‘‘미쳐돌아다닌다해도 살아있기를 바랐다‘‘는 아니 에르노의 진심,이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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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짐 열린책들 세계문학 266
조셉 콘래드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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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열대야는 인내를 시험하는 것 같다. 인간의 혹은 이 한반도에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인내심..같은 거 말이다.
동생은 버티고 버티더니 끝내 지난 주 수요일 에어컨을 주문했다. 한국이 기후악당이라며 자기라도 에어컨을 사지 않고 선풍기로 버티겠노라고 선언했는데, 결국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보여주듯, 열대야에 삶이라고 할 수 없는 나날들을 아흐레나 보내고서야, 두손두발 다 들듯, 백기투항했다.별로 더위를 안타는 녀석인데도, 이번 여름의 혹독한 더위에는 어쩔 수 없었단다.
그러나 문득 우리는 조용해진다.
우리처럼 마음 먹으면 살 수 있고, 전기요금을 걱정하긴 하지만, 내 생명이 먼져야 하면서 켤 수 있는 조건이 안되는 사람들은, 이 더위에 어떻게 살아낼까? 피할 수 없는 태양의 열기, 한밤중까지 남아있는 그 뜨거운 낮의 흔적들을 털어낼 수 없는 사람들, 이 분명히 우리 이웃에 존재할 것인데...
이제 더위와 추위는 생존의 문제인 것 같다. 에너지빈곤층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같다.모든 인간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으니까...그가 가난하든 부자인든. 적어도 너무 더워서 혹은 너무 추워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런게 아닐지.

로드 짐을 마침내 다 읽었다.
더우니까 외려 더 집중이 잘된다고 해야 하나..일종의 오기같은 심리로 그래...한번 어디 겨뤄보자는 심정으로 책상에 앉아 책을 읽어 내려갔다.
지난 번 읽은 데가, 짐이 선원자격 박탈이라는 선원으로서 최악의 판결을 받고 난 직후였고,
이제 그 이후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느냐가 주된 줄거리이다. 짐은 파트나호라는 난파선에서, 개인적 고뇌, 양심의 가책, 선원으로서의 의무 이런 여러가지 심리적 갈등을 겪었다고 해도 어차피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간 선원이라는 불명예는 자신을, 그리고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관건은 이 사건을 알고 있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달아나는 것이었다.
어쩌면 자신으로부터도.
그래서 찾아간 곳이 말레이반도의 어느 섬. 오지 중의 오지. 그 섬을 방문한 백인은 짐이 두번째라고 하니...어쩌면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나서 제대로 숨어든 것이 맞겠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곳에서 원주민들의 불신과 경계를 극복하고, 마침내 신임을 얻어 여차여차 해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잘 먹고 잘 살았다면?,로드짐이란 소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 자신의 불명예를 알고 있거나 언급할 수 있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었던 짐이라고만 해두자.

처음 이야기의 시작부터 섬으로 가기까지는 꽤나 지루하기도 하고, 무슨 천일의 야화도 아닌데 말로라는 선장이 이야기를 혼자서 계속 이어가는 것이 지루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야기는 흡입력을 가지면서, 점점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급기야 끝까지 놓지 못하게 만든다.
짐이,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이웃과 친구를 얻고, 신임을 받고.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이룬 뒤에, 어떻게 파멸하는지. 왜 그렇게 파멸해야 했는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착가의 말이다.이 작품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런 저런 말이 많았다고 하면서, 어떻게 한 사람이 저렇게 긴 이야기를 혼자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비평이 있었다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은 그런 비평이 수긍이 안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명예, 인간에게 명예란 무엇인가...그리고 그것을 잃었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보편적 물음인가.
...명예라..명예.(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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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의 열대야는,

 솔직히 견디기 어렵다. 에어컨바람을 쐬며 잠드는 것도 곤혹이다. 아직까지는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다. 두렵다.에어컨을 켜야 하는 시점을 맞게 되는 것이, 두렵다. 이 무더운 더위에는 속도감 있는 추리소설, 탐정소설이 제격인 듯하다. 그래서 말타의 매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품절이라네. 흠...그렇다면? 눈에 띄는 소설이 없다. 다만, 로드짐...이 책 읽으려고 책상 위에 빼 둔 것은 오래 전인데, 그간 잊고 있었다. 솔직히 좀 지루했다.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다. 조셉 콘라드...의 생김새 만큼이나 완고한 그 무엇에 따라 소설이 전개되는 느낌. (뭔 말이래?)

열대야에 지치고 땀으로 젖은 몸에서 열기가 가시지 않은 밤, 잠들기 전에 조금씩 더위를 참 듯, 그렇게 인내하며 읽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제법 재미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제밤에 읽은 대목은 이렇다.

선원 짐이 이제 막 재판에서 선고를 받는 장면이었다. 물론 그 앞에 짐과 대화를 통해 그 문제의 밤에 도대체 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이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를 듣는다. 그리고 그 문제의 밤에 일어난 사건이 선원들에게 어떤 식으로 회자되는지도 듣는다.

짐에게 우호적이면서도 동정(이게 내가 파악한 갑정의 형태인데, 아닐 수도 있다)심을 갖고 있는 그조차도 인간의 말초적인 호기심에 못이겨 재판의 결과를 보러 간다. 판사는, 짐에게, 선원인! 짐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을 내린데, 선원자격 박탈!

선원이지만 선원의 자격이 사라진 짐을 기다리는 건, 협잡꾼 같은 노회한 선장이다. 한몫잡이 섬생활의 일꾼 감독자리에 짐을 고용(착취하려는 의도)하게 다리를 놔 달라는 그에게 화자인 선장이 버럭 화를 내긴 하지만.

전락한 짐을 기다리고 있는 남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열대야로 불리는 여름밤, 조금씩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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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는 미적분 수업 - 풀지 못한 미적분은 무용하고 이해하지 못한 미적분은 공허하다
데이비드 애치슨 지음, 김의석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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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읽어 냈다.
조금 띄엄띄엄 읽어서 내가 잘 이해했나 하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출근 시간 전철 안에서 읽기에 손색이 없는 비교적 쉬운 내용이었다.
물론 미적분이라는 난해하고도 오묘한 영역을 제대로 이해할 만한 깜냥이 안되는 "문송'한 나이지만, 그래도 학창시절 수학 분야 중 제일 좋아하는 영역이 미적분이었다는 사실에 그나마 위안을 얻으련다.
살아가면서 미적분이 왜 필요할까? 하는 의문을 하는 이를 보았다.
물론 별로 필요없다.
의식적으로 미적분을 염두에 두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적분이 꽤나 우리의 삶에 밀착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다.
행성의 운동 법칙, 유체역학, 양자역학, 카오스이론에서부터 ..날씨예측, 주가변동, 인구추이, 전염병전파속도,..비행기 속도,..기타의 옥타브 변경에 이르기까지..쩝...사실 그 내면의 원리를 따지고 들면 미적분은 정말이지 우리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아니 어쩌면 세계가 미적분으로 해석되는 거라고 해야 하나.

여튼, 애치슨은 자신의 강의를 책으로 옮겨놓은 모양이다. 비교적 쉬운 언어로 , 계산을 할 필요없이 그냥 주욱 따라가며 읽고 이해하면 그만이다.
변화하는 사물을 분석하는 수학적 방법이라니.
세계를 이루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해석이라니..
이 얼마나 멋진 아이디어인가!
이런 미적분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외면받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입시위주로 주어진 시간 내에 어떻게든 많은 내용을 배워야 하고 시험을 쳐야 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 되어 버린 학교에서라면, 원리고 뭐고 냅다 암기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을 알려주지 않게 되고, 결국 미적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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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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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화책은, 비닐로 봉해져 있어서, 내용을 보고 살 수 없다. 표지의 그림체가 어떠냐에 따라 살까말까가 거의 결정된다. 물론 중요한 건 작가의 전작이다. 그러나 전작을 읽은 적이 없다면? 그야말로 거의 90%는 표지의 그림체.
말인즉 표지의 그림체가 동글동글하니 내 타입이고, 내용도 좀비물이나 악귀 뭐 이런 거나 무시무시한 범죄가 아닌 듯하여, 주문했다.
세권인지라 단숨에 읽어버렸다. 근데 흑백이다. 표지는 색채감이 풍부한데, 흑백.
어마어마한 세계관은 아니고, 소소하고 일상적이다. 그러나 발상은, 이제 낯익은 웜홀이나 뭐 평행우주의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아니다. 어느날 잘 아는 아파트단지가 완전 사라지고 전혀 다른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걸 보고, 이 작품을 구상한 것 같은 후기가 있다.여튼...이런 저런 에피소드는 우리의 일상사에서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겪거나 한 일들.
일본이나 여기나 사람사는 건 비슷. 아니 저너머 또다른 세계도 비슷한데, 그건 우리의 바람일까? 사실일까?
줄거리 따라가느라 그림을 제대로 못봤다. 다시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까..말까...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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