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열대야는,

 솔직히 견디기 어렵다. 에어컨바람을 쐬며 잠드는 것도 곤혹이다. 아직까지는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다. 두렵다.에어컨을 켜야 하는 시점을 맞게 되는 것이, 두렵다. 이 무더운 더위에는 속도감 있는 추리소설, 탐정소설이 제격인 듯하다. 그래서 말타의 매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품절이라네. 흠...그렇다면? 눈에 띄는 소설이 없다. 다만, 로드짐...이 책 읽으려고 책상 위에 빼 둔 것은 오래 전인데, 그간 잊고 있었다. 솔직히 좀 지루했다. 확 끌어당기는 맛은 없다. 조셉 콘라드...의 생김새 만큼이나 완고한 그 무엇에 따라 소설이 전개되는 느낌. (뭔 말이래?)

열대야에 지치고 땀으로 젖은 몸에서 열기가 가시지 않은 밤, 잠들기 전에 조금씩 더위를 참 듯, 그렇게 인내하며 읽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제법 재미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제밤에 읽은 대목은 이렇다.

선원 짐이 이제 막 재판에서 선고를 받는 장면이었다. 물론 그 앞에 짐과 대화를 통해 그 문제의 밤에 도대체 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이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를 듣는다. 그리고 그 문제의 밤에 일어난 사건이 선원들에게 어떤 식으로 회자되는지도 듣는다.

짐에게 우호적이면서도 동정(이게 내가 파악한 갑정의 형태인데, 아닐 수도 있다)심을 갖고 있는 그조차도 인간의 말초적인 호기심에 못이겨 재판의 결과를 보러 간다. 판사는, 짐에게, 선원인! 짐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을 내린데, 선원자격 박탈!

선원이지만 선원의 자격이 사라진 짐을 기다리는 건, 협잡꾼 같은 노회한 선장이다. 한몫잡이 섬생활의 일꾼 감독자리에 짐을 고용(착취하려는 의도)하게 다리를 놔 달라는 그에게 화자인 선장이 버럭 화를 내긴 하지만.

전락한 짐을 기다리고 있는 남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열대야로 불리는 여름밤, 조금씩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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