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서재
나에게 안녕하냐고는 되묻지 마렴.
난 대답할 자신이 없으니, 아니아니, 안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안녕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서글퍼서, 허쁘서...
그리곤 내가 즐겨찾기 한다고(이리 많이?) 찜해 둔 목록을 훑어보고, 내가 이전에 썼다며 알림을 보내오는 북플을 스크롤하다, 그만 두고,
이웃즐겨찾기님들 중 몇명의 서재를 슬쩍 들여다 보고, 댓글 몇개 남기기도 하고,
이건, 이전이나 이후나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삶이잖아.
그래서 나는, 절망스럽고, 그래서 나는 슬프고.
사람들은 참 열심히 사는구나.
나의 종들은 그렇게 사회적이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종족의 본성이라고 하니..그런가 보다..싶지만.
나의 사회성은 어디서 난건지..나도사람들을 만나고,같이 밥먹고, 얘기하다,낄낄거리고, 웃고, 헤어지기를 반복해.
이 나의 사회성이 감당하기 벅차네, 오늘 나를 서글프게 하네.
<얼굴은 어떻게 인간을 진화시켰는가>를 다 읽었다.전철을 오가며 가끔, 잠자기 전에 잠시, 휴일날 멀거니 천정을 바라보다 문득..그렇게 읽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책
다윈의 성선택 이론이 주류가 아니라 진화론에서도 거의 변방 취급을 당했다고?
내가 아는 성선택 이론이 사실은, 윌러스가 다윈 사후 독점한 독단적인 성선택 이론에 불과하다니.읽어가면서 놀라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다음 전개가 너무나 궁금하다.
그러나 급하게 읽진 않을 작정이다. 이전처럼..천천히.아마도 오래오래....
그래서 서글프다.
나는 이토록 변함없다.
그리곤, 관성이야말로 무서운 거다라고 혼잣말을 한다. 수첩에도 써본다.삶의 의미 나부랑이는 없는지도, 오로지 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