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 있다는 것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 에디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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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 조르주 페렉의 ‘잠자는 남자‘를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박아둔 바슐라르의 <공간의 시학>도 꺼내들게 한다. 난해한 척하지 않아서 좋다. 철학에 문외한이지만, 어쩐지 적절하다고 느껴지는 단어의 쓰임. 번역의 훌륭함은 뭐니뭐니해도 적확한 단어에 있다. 번역서로 읽히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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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스트리트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2
V.S. 나이폴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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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설은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든가. 그럼, 소설 속 모든 인물은 ‘미겔 스트리트‘에서 왔을지도. 인물을 엮어 걸어가는 서사. 인물 명으로 이어지는 챕터들. 앞뒤 챕터에서 빠져나와 기웃대는 조연들의 섞임도 기가 막히다. 웃기지 않는 척하니 주의요망. 잘 보면, 미치게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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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과 생각
정용준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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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은 낯설고 깊은 말을 모질게도 짧게 할 줄 아는 사람. 저런 심도 있는 말을 어떻게 저리 잘라먹어 버릴까, 하다가도 잘려나간 글자들을 보고 있으면 뒤늦게, 어차피 필요없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사람. 페이지의 여백이 많지만, 할 말을 여백에 담을 줄 아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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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브라이언 애터버리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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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만이 스토리를 흥미롭게 하는가. 딱 이 문장 하나 때문에 구매할 결심이 섰다. 르귄과 단편집을 편집했다잖나. 내가 판타지에 무지해서 르귄의 판타지 외엔 잘 안 읽는 것인지도. 혹시 모른다. 이거 읽고 판타지 쓰겠다고 덤빌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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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모두 멀리 있다 - 장석남의 적막 예찬
장석남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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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에세이, 잡문집은 샀다가 맥빠지는 경우가 꽤 있다. 엇비슷한 상념. 개별적인 가족, 풍경, 일상의 다름이 달려오다 종국엔 피치 못하게 겹치는 꼭지점들. 그 속에서 저만의 다름을 끝까지 간직하는 작가들이 있다. 장석남 시인이 그 중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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