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천만번 괜찮아 - 박미라 감정치유 에세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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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미라씨에 대해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겨레 상담코너 '형경과 미라에게'를 김형경씨와 같이 하고있다는 것 정도. 책을 집어든 이유는 순전히 '천개의 공감'을 읽고 느꼈던 따뜻한 공감 때문.

김형경씨의 책과 이 책은 큰 줄기면에서는 거의 유사하다. 인간관계에 좌절하는 상담글과, 자신을 사랑하라는 따뜻한 충고. 상담자의 상담글을 세세히 읽고 그 감정에 충분히 공감한 후에 건네는 말들. 현재 마음을 흔드는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희생하지 말고 스스로를 위해 살라는 말이 답변들의 주 요체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진지한 상담글들을 보면, 어느새 상담자가 선정하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은연중 자신을 드러내는 닉네임까지. 특히 여자의 경우 불안이나 분노를 제 3자에게 드러내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뿌옇게 드리워 있던 감정들을 특정단어로 표현하며 경계를 지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털어놓기'는 대단한 사회적 행위이자 적절한 치유행위가 될 수 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낯설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 자기자신과 대화하기, 일기쓰기 등 - 지나간 날들에 새로운 의미를 줄 수 있는 치유행위다.

지금 당장 나를 휘어감고 있는 문제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상담글에서 불현듯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내 마음과 비슷한 변화를 겪는 글을 보며 내심 혼자만 이런게 아니라는 위안을 얻기도 한다. 사람은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을 보며 스스로의 슬픔을 위로한다는 말이 있다. 남의 불행에서 위안을 얻는것은 잔인해 보일수도 있지만 모두가 나름의 아픔을 가지며, 그러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어떤 동질감이나 위로를 얻는 것이리라. 혹은 상대방의 아픔이 나에게 온전히 전해오지 않듯, 우주보다 아픈 나의 아픔도 다른사람에겐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자신의 슬픔을 객관화 하는 것인지도. 더 나아가 슬픔마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슬픔을 겪어내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오늘밤엔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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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 여자와 남자의 99% 차이를 만드는 1%의 비밀
루안 브리젠딘 지음, 임옥희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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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알고있다(라고 생각한다). 여자와 남자의 행동이나 사고패턴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많은 책으로 나와있고 소통불가능해 보이는 양성장벽을 어떻게 통과해야할지 친절히 설명해주는 책들도 많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인류의 존속을 위해 남녀의 결합은 필연적인데 대체 이런 차이가 생긴단 말인가?

많은 남자들은 여자를 알 수 없다고 불평한다. - 프로이트마저, 여자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토로할 정도였으니 - 여자 역시 남자들이 자신을 몰라준다며 슬퍼한다. 양성간의 차이를 설명한 책들은 대부분 '증상'나열에 그친다. 약간의 생물학적 지식을 추가하자면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 구조가 다르다는 정도. 이 책의 강점은 수정 후부터 완경기까지 여자의 뇌에 끊임없이 변하는 여자의 뇌를 단계별로 상세히 설명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책들이 감성적 측면을 부각시켜 슬퍼하는 여자를 달래주는 정도였다면 이 책은 남자들까지 고개를 끄덕끄덕할만큼 합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 일반인이라면 생소할 호르몬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각 챕터마다 호르몬들의 부연설명을 덧붙이고 중요호르몬들의 효과를 시적으로 근사하게 묘사한 것도 쉽게 읽히는 이유다. ('여자의 영혼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애플트리태일즈-' 역시 여성의 뇌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 '직관'적 요소를 많이 강조해서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약간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대부분이 과학적 용어를 기반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여성인만큼 책 자체도 다분히 여성적 색채를 띤다. 우선 다홍빛 표지가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곳곳에 삽입된 핑크색 삽화 - 섬세한 스케치 형식으로 그려져있다. 소제목들과 테두리도 핑크색 - 는 소녀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로맨틱한 핑크색컨셉과 - 번역가의 센스겠지만 - '소녀뇌' '엄마뇌', '아빠뇌', '완경기'라는 단어 역시 객관적 문장들에 온기를 불어넣는듯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게다가 마지막 챕터는 생물학적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준비가 된 '완경기' 여성들에게 - 저자 자신이 완경기 후반이다 -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긍정적 뇌 변화가 일어남을 축하하며 성숙한 여인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격려한다!

최근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 특히 '우울증'과 관련해서 - '감정뇌'의 역할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이 책도 여자의 감정뇌에 주목한다. 여자 뇌는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쉽게 알아차리고 동화되기까지 하기에 감정적 유대에 강하고 거꾸로 무심한 남성에 상처받기 쉽다는 것. 힘든일이 있을때 혼자서 처리하는 경향이 있는 남성들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도 남성은 육체적인데 반해 여성은 언어적 - 제3자에게 이야기함으로서 풀어내는! - 이라는 것. 남자여자 갈등의 대부분이 미묘한 감정변화에서 비롯되는 것들인데, 양쪽이 이런 차이를 - 단지 성격문제가 아니라 뇌의 구조가 그렇다는 것 - 이해한다면 소통의 길이 더욱 넓어지지 않을지. ('감정뇌'를 이용한 치료법이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는게 아쉬운데, 문학세계사의 '치유'에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치료법 - 운동, 빛, 오메가3 등 - 이 잘 소개되어 있다.)

여성들에게는 가소성이 높은 자신의 뇌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일깨워주고, 남성들에겐 사랑하는 여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주변의 여성/남성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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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pix 2007-07-17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네요. 평도 좋은 것 같고요. 남자로도 끌리는 책입니다. 나중에 연인이 생기면 봐야겠어요.^^

Jade 2007-07-17 16:04   좋아요 0 | URL
남자여자 차이 소개한 책 중에 상당히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잘 풀어놓은 편이예요 ^^ 남자분들 읽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버자이너 문화사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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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본은 원제와 번역본제목이 다른 경우가 많다. 우리 실정에 맞게, 혹은 주의를 끌 수 있는 제목으로 탈바꿈 하기 때문에. 보통 제목과 간단한 브리핑을 보고 책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읽고 나선 많은 경우에 책 내용에는 원제가 더 부합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original of the world' - 세상의 근원이라는, 플로베르의 그림처럼 무언가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 인데, 이 책만은 '문화사'라는 새 이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여태까지의 여성생식기에 관한 - 대부분 여성이 쓰고, 그곳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 다른 책들에 비해 건조하고 학구적이다. 문체나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랄까. 여성 성기에 대해 비합리적 경멸과 학대가 자행됬던 시기를 중심으로 - 지금은 얼토당토않게 보이는 것들도 그 당시엔 진실이었다! - 그곳에 관한 시선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여러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도 여성생식기에 관해 공공연하게 논하는 건 약간은 민망하다. 생식에 관한 부분이라면 아무렇지 않으면서도 성적 욕구와 관련된 부분 - 특히 클리토리스 - 에 관해서라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게 된다. 그러니 예전엔 오죽했을까. 자궁이나 클리토리스가 히스테리의 근원이라며 무분별하게 절세술을 시행하던 때는 그곳이 '은밀한 부분' 정도가 아니라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질 정도였으니까. '문화사'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주로 사회적으로 여성생식기가 어떤 의미를 지녓었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클리토리스보다 질 오르가슴이 더 우월하고 정상적이라고 믿었던 프로이트 이론, 클리토리스 절제, 처녀성, 여성성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 등등. 이 책을 읽다보면 워낙 끔찍한 이야기가 많다보니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은 - 특히 생식기는 - 핍박만 받아온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현대로 오면서 점차 '세상의 근원'이라는 신성한 대상으로 - 이점은 고대와도 통하지만 이 책에는 고대 이야기는 많지않다. - 평가받고 있고, 억압받던 시대에도 여성의 질을 찬양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여성의학쪽에 관심있는 독자로서, 무언가 '버자이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해주길 예상했던 내 기대에는 아쉽게도 못미치는 책이다. 이전에 읽은 책 영향인지 약간은 로맨틱하고 신비로운 무언가를 기대했으니까. 자신의 일부분에 대해 좀 더 우호적이고 - 건조한 객관적 시각 말고! - 사랑스런 서술을 기대하는, 감수성 예민한 여성 독자라면 캐서린 블랙레지의 "V story"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책보다 약간 양이 많은데 음부가 신성하게 여겨졌던 구석기시대부터 수많은 오해를 받았던 시대에까지 여성 성기에 대한 시대적 평가도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 자궁속의 태아도 오르가슴을 느낀다거나, 질이 '블라인드 사이트' 능력이 있다거나, 코와 질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코에도 클리토리스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 - 들을 접하며 신비로운 몸에 대해 자긍심을 일깨워준다. 또 여성의 오르가슴에 새로운 의미 - 생식기 내부의 난자와 정자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조절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화적 산물이라는 - 를 부여하며, 오르가슴의 기능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 '버자이너 문화사'의 저자는 '탕아'라며 일축했지만,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빌헬름 라이히는 '오르가슴의 기능'이란 저서를 통해 더욱 자세히 밝혔다. -

'교양과 문화로 읽는 여성 성기의 모든 것' 이란 부제처럼, 일반 교양서적 같은 문체로 각 문화에 여성 성기가 어떤식으로 찍혀왔는지 찬찬히 그 단면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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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15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가 이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다고 하던데 저도 봐야겠어요.

Jade 2007-07-16 01:51   좋아요 0 | URL
^^ 혜경님이 감수성 풍부한 여성분이시니까 "V story" 추천드릴게요 ^^

무히끄 2007-08-0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스토리가 더 나아 보이네요

Jade 2007-08-07 18:02   좋아요 0 | URL
네 개인적으로 전 그 책이 더 나았어요 ^^
 
요즘 무슨 고민 있으세요?
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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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천개의 공감'이란 단어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는 상담자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게 우선이다. 불합리해 보이는 생각과 행동들은 다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말해주는 '공감'이 이 책이 갖는 '치유'적 힘이다. 

왜 정신분석의가 아닌 작가에게 상담을 할까. 상처받은 사람들이 원하는 건 난해한 이론으로 무장한 '분석'이 아니라 '공감'과 '인정'이다. 물론 김형경 작가가 개인적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또 많은 공부를 했기에 중간중간 정신분석적 용어들 - 주로 프로이트 이론 - 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상담에 대한 답변은 대개 따뜻하고 정감있는 문장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분명 정신분석학에 대해 아웃사이더지만 주변부는 - 중심에서는 가질 수 없는 - 도발적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어 때로는 더 창의적이다. 가끔은 아웃사이더들이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집어내듯이. 순수하게 정신분석적 측면에선 이 책이 형편없을 수도 있지만 실제 고통받는 사람들에겐 작가의 감수성으로 빚어낸 공감의 말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강압적이지 않게 넌지시 제시하는 치유의 길 역시.

작가는, 정신분석은 '사랑 앞에서 좌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남녀의 사랑이든, 부모의 사랑이든, 친구와의 사랑이든 인간이 맺는 관계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마음을 전해가는 '사랑'과정이다. 그러나 모든 사랑은 자신을 위한 행동이기에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바탕이다.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들과 답변을 아우를 수 있는 한가지는 "자기자신을 믿어주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얼룩덜룩하고 울퉁불퉁한 불완전한 내면까지도 그대로 인정해주는것. 과도한 나르시시즘이 아닌 건강한 자기애를 가져야 비로소 다른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 상대방의 결점까지도.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답변에 동의할 수 없는 사례들도 많지만 나는 김작가의 글을 - 그녀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들을 - 사랑한다. 지나치게 프로이트 이론에 끼워맞추려 한다며 그녀의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차피 정신분석 이론 공부하려고 작가의 치유에세이를 읽는것은 아니니까. 동의할 수 없는 답변들마저도 두세번 읽다보면 삶에대한 작가의 애정이 묻어나와 스스로에게 무심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늘 상처받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내 감정에 귀기울이고 인정해주는 자신과의 공감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내 인생의 작은 전기들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다."                                      (알랭 드 보통,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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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영혼은 뇌에서 길들여진다 - 여자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지혜로운 뇌
모나 리자 슐츠 지음, 유혜경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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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표지에 그려진 모나리자를 보고 왜 이 그림이 있을까 의아했다. 저자 이름이 모나리자슐츠여서 그런가. 아니면 모나리자 얼굴에 가득한 미소인지 슬픔인지 모를 그윽함을 '여자의 영혼'과 관련지으려 그러나. 어쨌건 "인간의 영혼"도 아닌 "여자의 영혼"이 뇌에서 길들여 진다는 - 어찌보면 당연하고 어찌보면 터무니없는 - 제목에 이끌려 책에 빠져들었다.

크리스티안 노스럽 박사의 제자이기도 한 저자는 스승처럼 여성의 직관능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여성의 직관이라고? 그럼 남자는 직관이 없나? 흔히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예감"이 좋다고들 한다. 이 책은 그 신비한 능력이 남자와는 다른 여성 고유의 뇌에서 비롯된다고 하며, 점점 남성화되는 사회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여성의 뇌를 발달시키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직관치료사이다. 직관이란 말은 심하게 말하면 점쟁이 비슷한 분위기를 지어내 과학적 엄밀함과 냉철함으로 무장되어야 할 의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듯한 단어지만 슐츠 박사는 인정받는 정신과 의사로서 직관을 치료에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녀가 말하는 직관이란 멀리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신기"로서 보다는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적절히 판단하는 능력쪽에 가깝다. (물론 책에 나온 사례중에는 직관을 따라 행동하다보니 큰 행운이 뒤따르는 경우도 있지만!)저자는 직관이란 타로카드나 심령술같은 주술적인 세계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뇌와 몸의 자연스런 산물이라며 뇌와 몸을 가지고 밤에 잠을 자는 사람이라면 직관적인 사람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독자들을 직관의 세계로 안내한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선 이미 많은 책들이 자세히 말해주고 있다. - 여성은 좌뇌/우뇌 연결이 긴밀하고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고 등등 - 그러나 현대에는 소위 여성적/남성적이라는 특성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기 보다 생활환경이나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저자는 이것을 확장시켜 환자가 '전통적 여성의 뇌', '비전통적 여성의 뇌', '전통적 남성의 뇌', '비전통적 남성의 뇌' 중에서 어떤 스타일인지 판단하여 한쪽으로 치우쳐 진 사고패턴을 바꿈으로서 치료의 길로 접어들고자 한다. 어느쪽 뇌를 가졌느냐에 따라 호르몬수치, 감정표현, 통증역치 등 신체의 모든 반응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완전히 떨어뜨려 설명하는 이분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많은 부분이 허황되게 보일것이다. 그러나 마음과 몸의 긴밀한 상관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 더 나아가 내면의 자기치유력을 믿는 사람이라면 - 저자의 말에 많은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 저자가 정신과의사이다 보니 감정적인 면이 어떻게 신체증상으로 표출되는지, 특히 우울증이나 신경과민 등 정신적 요소에 기반한 질병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책이 코드에 맞는 독자라면 읽고 난 후 숨죽여왔던 자신의 직관능력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신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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