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다스리는 간 홍신건강의학신서 12
김동우 지음 / 홍신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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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강서적들이 많이 나온다. 건강에 대한 지식이 소수 지식인층에 집중되던 시대는 지났고 일반인들도 인터넷이나 건강서적을 통해 준 전문인급의 건강지식을 알고있는 경우가 많다. 시중의 건강서적은 크게 두 부류다. 아예 전문인을 대상으로 한 어렵고 딱딱한 교과서 같은 책. 그리고 아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박겉햝기 같은 책

이 책은 한의사가 쓴 책이다.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 때문인지 왠지 간 질환은 의사가 더 잘 어울릴거 같다는 편견도 있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낯설어하는 한의학적 용어를 남발하지 않으면서 흔한 간 질환 및 간 생리에 대한 왠만한 서양의학적 지식들을 중요한 것만 잘 간추려서 정리해 놓았다. 빈혈, 황달, 간염, 간경변, 간종양, 간암, 대사성간질환, 담낭질환 등등. 저자가 한의사인만큼 한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치료하는지, 같은 질환에 대해 한의학적 관점과 서양의학적 관점을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 놓고 실제 간 검진을 받았을 때 나오는 구체적인 용어들 설명까지 덧붙여 놓아 실제 간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유용한 의학/한의학 두 방면 모두의 지식을 잘 정리해 놓았다.

책의 또 한가지 장점은 중간중간 tip처럼 한의원에서 자주 쓰이는 약재 - 시호, 용담초 등 간 질환에 많이 쓰이는 약재부터 국화, 소엽 등 일상생활에서 차 처럼 이용할 수 있는 가벼운 약재와 우황,사향,서각, 녹용같이 비싸면서 일반인들에게 정확한 쓰임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약재, 옻이나 헛개나무처럼 거의 식품(!)처럼 접할 수 있는 약재까지 포괄적으로  - 에 대해 중요한 특징을 쉽게 설명해 놓았다는 것이다. 간 질환을 가진 환자나 그 주변인들에게 상당히 도움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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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즐거움 - 6시간 수면에 감춰진 놀라운 힘
사토 도미오 지음, 홍성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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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8시간을 '자야한다는' 것. 인생의 1/3을 자면서 보낸다는 사실. 인간은 양 극단으로 치우쳐 사고하는 습관이 있는지 동일한 사실을 두고도 항상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자는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인생을 "풍요롭게"하려는 사람과, 그 자는 시간을 정말 푹 자려는 사람.

이 책은 왜 인간이 인생의 1/3을 자야만 하는가에서 시작한다. 고도로 진화해 온 인간이 어째서 쓸데없이 자는 시간이 많을까.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쾌하다. 잠이야 말로 깨어있는 시간을 최적화하기위한 준비단계니까. 경험적으로 잠을 못잔 날이면 다음날 하루종일 피곤하고 머리가 멍하며 피부도 거칠어진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한다는 의식의 공백상태를 (사실 꿈 꾸는 동안 뇌는 활동하고 있지만!)못견뎌하는지 늘 여분의 시간이 필요할 땐 어김없이 수면시간을 줄인다. 그러나 이 책의 주장처럼 수면이 하루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날의 시작이라면?

잠의 중요함은 이미 많이 알려진것들이 많다. 자는동안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기 때문에 중요한 시험 전에는 푹 자야한다든지, 자는동안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은 일찍 자야한다든지, 피부가 좋아지려면 잠을 많이 자야 한다든지. 그러나 점점 야행성이 되어가는 사회리듬상 오후 10시부터 자는건 상당히 어렵다. 이 책의 장점은 "좋은건 알지만 사정상 어쩔수 없다"는 핑계로 무시받는 잠에 대한 태도를 바꿔준다는데 있다. 질 높은 수면을 위한 자신만의 입면의식을 세운다든지 푹 자기위해 아침 태양빛을 충분히 받고 활동을 많이 한다든지 (활동을 많이해서 잠을 푹 자는게 아니라 잠을 푹 자기위해 열심히 활동한다는 발상의 전환!) 잠을 하루의 시작으로 여긴다든지. 저자의 '입버릇 이론'을 근거로 의도적으로 기분좋은 생각과 말로써 잠들면 자율신경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주장은 유치하면서도 신비한 마법같은 말이다. 이미 마음과 몸의 긴밀한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는데 실제로 안좋은 일이 있더라도 긍정적 입버릇으로 생체리듬을 긍정적으로 이끌어갈수 있다니!

덧붙이자면 표지를 장식하는 평화롭게 잠든 곰을 비롯하여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사진 - 쾌적한 침실, 아늑한 휴양지, 화창한 햇살 등 - 들은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당장 오늘부터 쾌적한 잠의 즐거움으로 빠져들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한다.

"행복은 당신의 베갯밑에서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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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심리학 - 뇌생물학자가 말하는 스트레스의 참얼굴
게랄트 휘터 지음, 장현숙 옮김, 하지현 감수 / 궁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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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

그래야 삶이 축제가 되지

네게 하루하루가 사건처럼 벌어지게 하렴

꽃송이 날려 오는 바람을 마주하며 쉼 없이 그냥 걸어가는 아이처럼 "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스트레스를 행복해하는 사람 역시 없다. 흔히 현대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위협받는다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 말한다. 과연 그럴까?

"뇌생물학자가 말하는 스트레스의 참얼굴" - 책 소개를 보고 뇌생물학자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여러가지 신경전달물질이며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생화학 반응식들이 재미없게 나열될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일반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  마치 이야기 들려주듯 - 적절한 비유와 묘사로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접속 과정들을 친근한 구어체로 설명해 준다. 챕터 앞에 짧은 시구까지 덧붙이면서 ㅡ

스트레스 자체는 좋은것도 나쁜것도 아니다. 그러나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흔히 말하듯 위기가 기회가 되기도 하고 추락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의 요지는 익숙한 상황이 틀어지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야 뇌가 새로운 신경접속을 형성하고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컴퓨터조차 하지 못하는 - 기존의 접속을 해체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경로를 찾아 형성한다!) 사고가 유연해지는, 곧 뇌가 발달한다는 것. 옮긴이의 말처럼 스트레스야 말로 "피할 수 없기 때문에"가 아니라 "우리를 살아있도록 하니까" 삶의 필수전제조건이 되야한다는 것!

김선우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상처속에 함몰되지만 않는다면 상처받음은 살아있음의 생기발랄한 증거이기도 하잖아요"

여느 인문학책에서 볼 수 있는 구절 - 인간은 어쩔수 없이 상처를 통해 성장한다, 혹은 소외된 사람은 중심부에선 알 수 없는 인식론적 특권을 가진다- 이 주는 감성적 깨달음과 이성적 이해가 같이 다가오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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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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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에 자신을 뒤흔들어놓은 한두개의 큰 상처를 안고 산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다른사람에게 인생을 바꿀 큰 상처 한두개를 주었다고 자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자신이 상처주었다는 그 사실에 되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과연 마음은 '상처받기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마음상함이란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김선우 시인의 말처럼, "그 속에 함몰되지만 않는다면 상처는 살아있음의 생기발랄한 표현"이기도 하다. 즉, 생생하고 역동적인 대인관계일수록 서로가 마음상할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진정으로 "생기발랄"한 관계라면 상처가 치유되어 보송보송한 새 살이 돋아나는 것 역시 빠르다.

상처를 받는것은 일어난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해석이다. 저자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가해자'가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의해 깊은 상처를 받는 '피해자'들을 통해 '피해자'는 특정 사건에서 운명지워진것이 아니라 스스로 '피해자'이기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슬며시 보여준다. 자신의 영혼이 전혀 다치지 않고 오히려 충만해질 수 있는데도 마치 프로그램된 것 처럼 기어이 암흑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말다니! 끝없이 물고 물리는 악순환은 대개 어린시절의 큰 경험에서 기인하는데 끝없이 상처받으면서도 또 그길을 선택하는 건 정말 가혹한 형벌이다. 그러나 적절한 도움과 의지가 있다면 그 형벌이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천국의 계단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

다른책들에 비해 이 책의 장점은 스스로 피해자라고 느끼는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천천히 치유의 길로 안내해준다는 점이다. 단점이라면 비슷한 내용이 중언부언으로 반복되고, 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다 보니 치유 과정으로서의 큰 프레임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책 처음에 있는 정신과 전문의의 추천서처럼 이미 상담받고 있는 내담자들이 상담치료와 병행하며 읽을만한 책이다. 혹은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 볼 의지 - 어느정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 - 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만으로도 상당한 마음치유를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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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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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융 심리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다. 이상적인 자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인격 흔히들 성인은 절대선으로 똘똘뭉친, 절대악과 대비되는 양극단 언저리라고 묘사되지만 저자는 당당히 반론을 편다. 진짜 성인은 어둠을 감추지 않고 고스란히 떠안은, 절대선과 절대악의 경계에 선 존재라고

요즈음 열등감에 대한 책들이 많다. 남과의 비교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때문일까. 열등감의 극복하는 방법은 마더 테레사나 슈바이처처럼 헌신과 봉사로 자기 인생을 채우는 방법도 있는데, 바꿔 말하면 위대한 성인은 사실은 내면을 채운 열등감과의 싸움을 세상에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사람이 된다.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좀 더 보편적인 방법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부족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림자를 받아들인다는 말은 아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라는 말일 듯 싶다.

융은 말한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찾아라. 바로 그곳에서 성장이 일어난다"

인류 역사는 감추고 싶은 자신의 그림자를 끊임없이 남에게 투사해 온 과정이다. 백인이 흑인에게, 남성이 여성에게, 나치가 유대인에게...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우월감은 반드시 뿌리깊은 열등의식을 내포하고 있기에 투사는 언제나 비극적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자" 개념에 대해 적절한 사례를 들어, 비교적 얇은 책 내용만으로 그 개념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단점은 정작 그 그림자를 어‰F게 통합시켜야 하는지, 자기 치유를 위한 예시나 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쉽게말해 치유를 위한 실천서라기 보다는 융 심리학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서랄까. 마지막 3장의 만돌라 개념은 일반인들에게 약간은 동떨어진 신비의 무엇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는 것도 아쉽다.

지금 내면을 흔들고 있는 갈등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한 사람이라면, 이 책과 더불어 자기 치유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 다른 "실천서"들을 병행해서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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