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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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는 삶의 진실에 대하여'

이 책은 요양 보호사로 일하는 엄마. 요양소의 직원들과 환자.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는 딸과 딸의 동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 삶들에서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삶의 질곡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딸에 대해서'라는 제목을 보고 예상컨대 아들이 아닌 딸이 가지는 특성을 알고 싶어서 고른 책이건만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딸이라는 글자를 아들이라고 고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 책은 자식이 평범하게 살길 바라는 부모의 보편적인 마음을 다루며 나아가 인생의 덧없음을 자각하게 한다. 

'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있는 동안엔 끝나지 않는 이런 막막함을 견뎌 내야 한다. 나는 이런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 버렸다.'

언젠가 나에게 닥칠지도 모를 미래다. 아니라고.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좀 더 특별한 노후를 보낼 것이라 애써 자위하지만 장담할 수가 없다는게 함정이다. 

한창 일할 시기에 자신과 무관한 타인들을 도와주고 공동체에 헌신해서 사회로부터 존경받던 사람이 만년에는 치매에 걸려 쓰다 버린 장난감 취급을 받다가 버려지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사는 사회가 지금 그런 곳이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눈을 질끈 감게 된다. 방법은 없는건가? 세상살이가 다 이런 건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살아갈 남은 인생의 방향과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즐거운 일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찾아보련다

#딸에대하여 #인생 #삶 #세상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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