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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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또한 여성에 대한 악의의 결과가 아니라 무관심의 결과다."

이 책 '현남오빠'에게는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누군가가 페미니즘에 관한 단편을 기획했고 7명의 저자들이 그에 맞는 글을 집필했다.
7편의 단편 중 '82년생 김지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핫이슈화 시킨 조남주 작가의 단편 소설 제목이 '현남오빠에게'이다. 

'현남오빠에게'는 이름은 나오지 않는 여주인공이 현남오빠에게 받은 청혼을 거절하며 이별을 통보하는 편지다. 원래는 자주 만나던 커피숍에 얼굴을 보고 헤어짐을 이야기하려 했지만 편지로 대체한다. 
(사실 얼굴 마주보고 이별을 말하고 듣는다는 건 상상만 해도 힘든 일이긴 하다.)

여주인공은 30여년이 채 안되는 인생에서 현남오빠와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연애했다. 
살아온 인생의 3분의 1이상을 사귀면서 지나쳤던 , 지나쳐야만 했던 일련의 사건들의 감정을 편지에서 서술한다. 

연애의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에서 여주인공은 지금의 관계가 깨어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잇새에 끼인 아주 작은 음식물로 인한 찝찝함, 답답함,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관계를 지속해왔던 것이다.

결국 현남오빠의 무성의한 청혼 - 너도 이제 결혼해야지? - 에 각성한다. 
그간 애써 외면해왔던 현남오빠의 행동과 말에서 자신이 동등한 인격체로서 대접받은 것이 아닌 한갓 악세사리 취급을 받았던 것을 말이다. 

10년의 세월동안 힘들게 쌓아온 관계이지만 살아갈 세월은 몇 배나 더 많은 시간이다. 
용기를 내어서 새 출발을 하는 여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낸다.

10년동안 여자친구를 악세사리 취급한 남자라니. 현남오빠는 '말류'에 해당하는 몹쓸 사람임에 틀림없다.  읽던 중 너무나도 감정이입이 잘되어 마치 내가 여주인공이나 여주인공 친구가 되어 한껏 현남오빠를 저주하고 여주인공을 위로하던 나를 발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현남오빠의 '강현남'씨는 전형적인 한국남자라는 점이다. 
그의 언행에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거부감을 못 느꼈다는 점이다. 아뿔싸.... 나도 결국 남자란 말인가. 같은 사건에 대해서 남녀의 입장차이가 이렇게 다르다는 점이 충격적이며 마음이 아프다. 

페미니즘, 요즘 핫한 주제이면서 언급함에 있어 리스크가 있는 주제다. 
왜 페미니즘이 생겼을까를 생각해본다. 

"노예무역이 아프리카인에 대한 증오의 결과가 아니듯 성차별 또한 여성에 대한 악의의 결과가 아니다. 이 또한 무관심의 결과다."

상대에 대한 관심의 부재, 공감하지 않음이 낳은 사상이 아닐까. 
공감의 시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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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7-12-05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강압적인 시선에는 실제 한 존재에 대한 진지한 고찰로 인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다수에의한, 다수로의 사고방식의 습득에 의해 아무런 제고 없이 이루어졌다는 게 더 큰 문제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