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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멍키 - 혼돈의 시대, 어떻게 기회를 낚아챌 것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동업이란 섹스없는 결혼'
결혼 생활과 마찬가지인데 장점은 하나도 없고 단점만 있다는 뜻으로 스타트업 동업자간의 관계에 대해 폴 그레이엄이 남긴 말이자, 동업자와의 관계에 관한 가장 인상 깊은 말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스타트업 동업자끼리 맺는 관계다.
나는 스타트업에 있지도 , 동업도 아닌 , 20년된 회사의 종업원이지만 이 문장에서 '동업'에 대한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버클리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국제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골드만 삭스에서 고도의 수학과 통계를 이용해서 투자법칙을 찾아내는 퀀트전략가로 일했다.
2008년 세계금융사태때 월가의 비정함에 회의를 느끼고 실리콘밸리에 있는 '애드캐미'에서 광고 최적화 프로그램 연구원으로 이직한다.
그 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인 Y 컴비네이터(YC)에 지원해서 합격한다. 그렇게 YC의 지원을 받고 만든 회사가 '애드그로크'라는 회사다.
애드그로크의 주장은 단순했다. '현재는(2010년) 구글의 애드워즈는 엄청난 돈의 흐름을 관장한다. 장대한 돈의 강이 전 세계에서 구글로 흘러드는 동안 아무도 수문을 설치하거나 손을 대지 않는다. 애드그로크는 돈의 강줄기 중 일부에 손을 대고자 한다'
회사를 키운 후 그는 애드그로크를 트위터에 매각한다. 그리고 정작 페이스북의 신생 광고팀에 합류해 사용자 데이터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페이스북 익스체인지'FBX 광고 플랫폼 개발에 앞장섰지만 내부 전쟁의 여파로 회사에서 밀렸다. 지금은 트위터에서 고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 책 '카오스멍키'는 저자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가 골드만삭스, 애드캐미, YC, 애드그로크 ,페이스북을 지나온 인생역정이며 역정을 통한 깨달음을 서사한 책이다.
카오스 멍키란 넷플릭스에서 만들어 오픈소스로 배포한 소프트웨어인데, 온갖 서버 문제에 대한 제품이나 웹사이트의 회복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책 제목인 '카오스 멍키'는 좀 더 상징적인 표현으로 IT계 창업주를 뜻한다. 가상공간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카오스 몽키이듯이 현실의 택시,호텔,데이트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우버,에어비앤비,틴더를 '카오스 멍키'라고 저자는 가리킨다.
내가 느낀 이 책이 가진 외형적 특징은 노골적,직접적, 거친 표현이다. 실명으로 거론된 등장인물들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에는 읽는 내가 민망할 정도다.
그의 동업자들를 비롯해서 지인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인물들인 폴 그레이엄, 마크 저커버그, 셰릴 샌드버그 등이 그들의 명찰을 가슴에 달고 나오는 것이다. 그점이 책은 더욱 실제성을 보장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사실성을 경험했다.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저커버그와 셰릴의 언행은 솔직히 충격적이었고 나의 편견을 깨게 해주었다. (물론 저커버그가 이중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해는 자제바람.)
이 책의 에피소드를 보고 직장생활 16년차이면서도 나는 여전히 순진하구나 라는 자책이 들었다. 1조원 상당을 기부, 책더미에 쌓인 그의 사무실 책상, 같은 옷의 패션, 자유분방함은 언론을 통해 상상한 저커버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모든 이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멀리서 본 산의 모습과 정상에 올라가 본 산의 모습이 현저한 이유는 대상간에 생긴 '거리'에 기인한 상상력이다.
이 책 곳곳에서 등장하는 적절한 비유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풍부한 독서력과 재치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적나라하게 표현들은 - 누군가에는 눈살이 지푸려 질 염려도 들지만 - 나에게는 읽는 내내 유쾌한 경험을 선사했다.
'두 번에 걸친 언어적 난타가 끝날 즈음, 우리는 한 번만 더 비판의 소리를 들으면 동반자살이라도 할 참이었다'
'스타트업의 여정을 나아가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똥을 맛보았지만(똥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야말로 창업의 본질이다) 이번 똥구덩이는 특히 깊디깊었다.'
나에게 있어 책은 두 종류로 나뉜다.
나만 읽고 싶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다.
저자의 생생하면서 깊은 통찰이 담긴 경험담이 담긴 이 책은 나만 읽고 싶다.
카오스멍키, 스타트업세계의 날 것을 생생하게 보고 싶다면!
‘두 번에 걸친 언어적 난타가 끝날 즈음, 우리는 한 번만 더 비판의 소리를 들으면 동반자살이라도 할 참이었다‘
‘스타트업의 여정을 나아가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똥을 맛보았지만(똥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야말로 창업의 본질이다) 이번 똥구덩이는 특히 깊디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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